트럼프 총격범은 20세 백인 남성
공화당 현역의원 “바이든이 명령했다”
“트럼프 재선 막기 위해서라면 폭력도 용인”
심각한 정치적 분단상태, 내전 우려까지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4일 펜실베이니아 주 버틀러의 야외 무대에서 유세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총격을 가한 20살의 백인 남성 토머스 매튜 크룩스를 암살 시도에 연루된 용의자로 지목했다.
범인은 20세 백인 남성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토머스 크룩스는 피츠버그 남쪽의 베텔 파크에 살았으며, 법원 기록에 범죄 이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아직 그의 범행 동기를 파악하지 못했다. 크룩스는 유권자 등록 기록상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있으나 2021년 1월 민주당 기부 플랫폼인 액트블루를 통해 자유주의(리버럴) 유권자 투표단체에 15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호 당국에 따르면 크룩스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던 연단에서 1백여 미터 떨어진 집회장소 바깥 건물 지붕에 올라가 ‘높은 위치’에서 총격을 가한 직후 경호원들에 사살당했으며, 그의 시신 근처에서 AR-15형 반자동 소총이 회수됐다.
심각한 미국의 정치적 분단상태
크룩스가 어떤 사람인지,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아직 제대로 밝혀진 게 없지만, 이미 그와 그의 범행 동기를 둘러싼 근거없는 추측과 주장들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가 트럼프가 교묘하게 꾸민 ‘자작극’이라는 설이 퍼지고 있으며,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는 파시즘에 반대하는 앤티파(Antifa. anti facist)의 범행설과 바이든 정권이 이번 사건에 관여했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앤티파 조직에 대해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공화당 현역의원 “바이든이 명령했다”
미마키 세이코 일본 도시샤대 대학원 교수(미국 정치외교)는 현역 의원 중에도 이런 음모론을 확산시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미국의 정치적 분단 상태가 심각하다며, 조지아 주 하원의원(공화당) 마이크 콜린즈가 사건 직후 “바이든이 명령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사실을 들었다.(<아사히신문> 7월 14일)
사태 발생의 원인이 바이든 정권에 있다는 얘기들도 퍼지고 있다. 며칠 뒤의 공화당 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거론되는 오하이오 주 상원의원 제임스 D. 밴스는 “바이든 진영이 트럼프를 독재주의적인 파시스트로 공격하면서 그의 재선을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막아야 한다고 계속 얘기해 온 것이 이번 암살 미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X(예전의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다.
‘절대적인 언론 자유론자’임을 자처하는 일론 머스크가 매수한 뒤의 X는 음모론과 증오 발언에 대한 규제가 약화되면서 그 온상이 돼 왔다. 머스크는 이번 사건 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오는 11월의 미국 대선은 지난 2020년 대선 때보다 더 심한 SNS상의 혼란과 대립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미마키 교수는 내다봤다.
내전 우려 “트럼프 재선 막기위해서라면 폭력도 용인”
한편 시카고대학의 로버트 페이프 교수가 지난 달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대통령 재선을 막기 위해서라면 폭력에 호소해도 좋다고 응답한 사람이 10%나 됐으며, 그들의 3분의 1이 총기 소유자였다고 우에키 야스히로 일본 조치대(소피아대) 특임교수가 전했다.(<니혼게이자이> 7월 14일)
우에키 교수는 미국사회의 분단이 심각해지고 있어 정치적 폭력을 용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가까운 장래에 내전에 휘말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1월 6일에는 트럼프의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그의 지지자들이 미국 국회의사당을 폭력적으로 점거하는 반민주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트럼프는 지난 3월에도 오는 11월 대선에서 자신이 “당선되지 못하면 피바다(blood bath)가 될 것”, “내가 승리하지 못하면 다른 선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사회의 정치적 분단상태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 한승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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