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3자 추천’ 방식 수용하되 야당이 비토권 행사할 수 있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은 3일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되 야당에 ‘비토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3자 추천 특검법 발의를 미루자 ‘민주당판’ 법안을 발의해 다른 야당들과 함께 추진하겠다며 압박에 나선 것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일 국회에서 ‘민주당판’ 제3자 추천 특검법 발의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애초 오늘 법안을 발의하려고 했으나 손을 더 보고 내일(3일) 아침에 하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9일 의원 워크숍에서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직접 발의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이날 원내대표단 쪽에서 논의해 결론을 내리기로 한 바 있다.

민주당판 제3자 추천 특검법은 한동훈 대표의 ‘제3자 추천’ 방식을 수용하되, 추천된 특검 후보에 대해 야당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비교섭단체를 포함한 야당이 이 가운데 2명을 추천하고 이 가운데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다. 대신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 4명 모두가 부적격하다고 판단될 경우 야당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대표는 야당에 특검 후보 추천권을 부여하고 있는 기존 민주당의 특검법안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대법원장 등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한 바 있는데, 당내 의견 수렴 등을 이유로 법안 발의를 미루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야권이 함께 제3자 특검법을 발의하는 방식으로, 한 대표와 국민의힘에 수용을 압박하려고 준비를 해왔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 7가지 제3자 특검법안을 고민해왔다고 한다. 대법원장의 추천권까지만 규정한 한 대표 안의 경우, 민주당뿐 아니라 야권에서도 반대가 많아 사실상 추진이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회의장에게 비토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으나, 자칫 국회의장의 중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대법원장의 추천권을 부여하되 야당이 특검 후보 추천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은 법안을 내놓게 된 것이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대법원장이) 영 아닌 사람들을 추천했을 경우에 대한 마지막 조치로 비토권을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기민도 엄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