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북한 오물 풍선 30번째…전단 살포는 처음
무인기로 김정은 비난 전단 살포하자 대응한 듯
"한국 생존 방도는 조선 건들지 않는 것" 내용도
합참 "국군통수권자 비방 조잡한 전단 중단해야"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전단을 살포했다. 그동안 북한은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응해 5월부터 오물 풍선을 날려왔지만, 윤 대통령 부부를 직접 비난하는 전단을 넣어 뿌리기는 처음이다.
오물 풍선 30번째…윤 부부 비난은 처음
폴란드 대통령 공식 환영식 도중 떨어져
2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새벽 대남 쓰레기 풍선 약 20개를 띄웠고 용산 대통령실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10여 개의 낙하물을 확인했다. 대남 쓰레기 풍선에는 위치정보시스템(GPS) 장치가 달려 있어 특정 지점에 낙하물을 투하할 수 있다.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 띄워 보내기는 올해 들어 이번이 30번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새벽 시간대에 북한 쓰레기 풍선이 공중에서 터져 용산 청사 일대에 산개된 낙하 쓰레기를 식별했다"며 "안전 점검 결과 물체의 위험성 및 오염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수거하였으며, 합참과의 공조하에 지속 모니터링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단은 대통령경호처가 제대로 수거하지 못한 탓에 이날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11년 만에 국빈방한한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 공식 환영식이 진행되는 동안 바람에 날려 떨어졌다. 이에 당황한 듯 대통령실 직원이 급히 다가가 수거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에는 지난 7월 24일에도 북한 쓰레기 풍선이 떨어진 적이 있다.
무인기 활용 김정은 비난 전단 대응인 듯
합참 "국군통수권자 비방한 조잡한 전단"
이번 대남 풍선에 윤 대통령 부부 비난 전단을 넣었다는 건 윤 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계속 보낼 수도 있다는 걸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북한 외무성의 중대 성명 주장을 고려한다면, 북한의 이번 조치는 우리 군이 평양 상공에 무인기를 세 차례(10월 3·9·10일)로 침투시켜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원색 비난하는 전단을 살포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지만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당시 북한 외무성은 "재발되면 즉각 자위권을 발동하겠다"고 경고했고 이튿날인 12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담화에서 "우리 수도 상공에서 대한민국 무인기가 다시 한번 발견되는 순간 끔찍한 참변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후 우리 군이 추가로 무인기 침투를 시키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은 윤 대통령 부부 비난 전단 살포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이 대남 쓰레기 풍선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전단을 수도권에 살포한 것과 관련해 "북한은 이런 조잡한 수준의 전단을 보내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합참은 입장자료를 통해 "그동안 북한은 저급한 쓰레기 풍선을 보내더니 오늘은 국군통수권자를 비방하는 조잡한 수준의 전단까지 보냈다"고 비난했다. 이어 "북한은 이런 조잡한 수준의 전단을 보내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라고 말했다.
전쟁 시 한국의 피해 추산 전단도 발견
북 "생존 방도는 조선 건드리지 않는 것"
그러나 김정은 비난 대북 전단을 먼저 살포한 것도 이쪽 탈북민 단체들이고 이를 방관한 것이 윤 정부인데다가, 무인기를 보내 김정은 비난 전단을 살포했을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서 합참의 비난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서로 끊임없는 자극과 책임 공방에 정력을 쏟을 게 아니라 차제에 남과 북 모두 볼썽사나운 대북 전단-대남 오물 풍선 살포 경쟁을 중단하는 계기로 삼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이날 수거된 대남 전단에는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원색적 비난 내용뿐 아니라 만일 전쟁이 발발할 때 한국이 어떤 피해를 볼지를 써놓고 "한국의 유일한 생존 방도는 조선(북한)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란 내용도 있었다.
한편 윤 대통령과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러북 군사 밀착과 관련해 공동 대응 기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진행한 공동 언론 발표에서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 러시아와의 불법 군사협력을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다"며 "대한민국은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로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민들레 이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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