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위기를 한반도까지 끌고 오려는 것이냐” 정부 여당에 사과 촉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의 ‘북괴군 폭격’ 문자 파문을 두고 “전쟁 위기를 한반도까지 끌고 오려는 것이냐”며 정부·여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25일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해 대북 심리전으로 활용하자’는 문자를 보낸 게 드러났다”며 “위험천만한 일을 (벌이려 하고) 왜 이러는지 이해하기 참 어렵다. 정신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4일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한 의원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해 피해를 발생시키고 이를 대북 심리전에 활용하자고 신원식 실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 대표는 “젊은 해병대원과 이태원의 수많은 젊은이도 지키지 못한 정부가 이역만리에서 벌어지는 전쟁 위기를 한반도까지 끌고 오려는 거냐”며 “정부·여당은 가뜩이나 불안한 안보 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잠재우기는커녕 장기판에 말 옮기듯이 가벼운 말로 위기를 부추긴 데 대해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게는 신 실장을 문책하라고 촉구했고 여당엔 “한 의원 제명이라는 강력한 조처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중앙홀에서 ‘윤석열 정권의 전쟁 조장’과 ‘신 북풍몰이’를 비판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아래 유튜브 참조) < 엄지원 기자 >
한기호 “우크라와 협조해 북괴군 폭격” 문자에 안보실장 “넵”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해 피해를 발생시키고 이를 대북 심리전에 활용하자고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게 제안하는 문자메시지가 24일 공개됐다.
국방부는 두 사람간 사적인 대화라고 주장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일촉즉발 위기 상태인 한반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기호 의원은 육군사관학교 31기(1971년 입교)로 육군 중장 출신이고, 신원식 안보실장은 육군사관학교 37기(1977년 입교)로 육군 중장으로 전역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국방장관을 지냈다.
이데일리가 사진을 찍어 이날 보도한 한기호 의원의 휴대전화 화면을 보면, 한 의원은 신 실장과의 텔레그램 대화에서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보냈다. 이에 신 실장은 “넵 잘 챙기겠다. 오늘 긴급 대책회의를 했다”고 답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북한군이 러시아에 현재까지 약 3천명 파병됐고 오는 12월까지 총 파병규모가 1만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의원은 “파병이 아니라 연락관(파견)도 필요하지 않을까요”라고 했고, 신 실장은 “그렇게 될 겁니다”라고 답했다. 해당 대화는 한 의원 전화기에 날짜가 10월21일로 찍힌 것으로 미뤄, 지난 21일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국방장관은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문자에 대해 “사적인 대화다. 두 분 대화는 정부 정책방향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한반도를 전쟁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넣을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텔레그램 대화를) 북한이 자국 병사에 대한 선전포고로 문제 삼는다면, 한반도에서 상호보복, 남북전투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안보실장과 여당 국방위 위원간 문자 대화를 개인간 대화로 보기 어렵다”며 “북한, 러시아가 이를 알고 어떻게 나오겠나. 심각한 안보 위기 상황 갈 수 있고 전쟁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부 의원은 “외국에서 심리전 수행을 언급했는데 헌법 5조는 ‘국군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명시해, (이런 발상은) 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안보사령탑인 안보실장이 은밀히 심리전을 논의했다. 윤석열판 신 북풍이다”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국감을 정회하고 대화의 진상을 조사하고 제명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기호 의원은 논란이 되자 신상발언을 통해 “함부로 이야기하지마라. 텔레그램은 개인 생각을 전달한 것이지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는 한마디도 못하는 의원들이 국회의원 개인의 텔레그램 대화를 악마화하는데 제가 봐서는 가소롭다”고 맞받았다.
한 의원은 “북한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안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을 좀 하라”고도 말했다. 그는 “심리전을 전쟁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심리전을 이해 못한 무지, 무식의 소치”라거나 “군대도 갔다오지 않은 분들이, 군사용어도 모르는 분들이 심리전이라고 하니까 ‘전쟁하자’고 한다”고 말했다. 박선원·김민석 의원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으로 수형으로 군복무를 하지 않았다.
박선원 의원은 이에 대해 “제가 (문재인 정부 때 해외 및 대북정보를 담당하는) 국정원 1차장을 하며 심리전단을 지휘했는데, 심리전을 이해 못하는 무식의 소치라고 하느냐”고 항의했다. < 한겨레 권혁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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