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까지 확산 대통령 하야 촉구… 84개 시민단체 주말 시민행동
경희대·공주대와 제주 지역 대학 교수들이 13일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부산·울산·경남의 교수·연구자 600여명도 14일 시국선언에 나선다. 올해 들어 지난달 28일 가천대에서 처음 시작돼 한국외국어대·한양대·인천대·전남대 등으로 이어진 시국선언은 국정 난맥상을 비판하는 내용에서 ‘김건희 특검’ 요구에 이어 윤 대통령 퇴진 촉구로 수위를 높이며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희대·경희사이버대 교수·연구자 226명은 이날 시국선언문에서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관심하며, 거짓으로 진실을 가리고, 무지와 무책임으로 제멋대로 돌진하는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시국선언문은 “나는 이태원 참사 이후 첫 강의에서 출석을 부르다가, 대답 없는 이름 앞에서 어떤 표정을 지을지 알지 못했다”, “나는 안타까운 젊은 청년이 나라를 지키다가 목숨을 잃어도, 어떠한 부조리와 아집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는지 알지 못한다”는 내용 등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윤석열 정부에서 비롯된 △이태원 참사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카이스트 ‘입틀막’ 사건 등을 하나하나 열거한 뒤 이들은 “우리는 이제 폐허 속에 부끄럽게 머물지 않고, 인간다움을 삶에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공주대 교수들은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 특검과 채 상병 특검을 수용하고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민주주의 회복과 국가적 위기극복을 바라는 국립공주대학교 교수’ 49명은 시국선언문에서 “1987년 민주항쟁 이후 40년 가까이 축적된 민주주의의 시간이 멈췄다. 김건희씨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 사건, 채상병 사망 관련 의혹사건 등과 관련해 위법행위를 입증하는 증거들이 산처럼 쌓여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적극적으로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적었다.
이어 “대통령선거의 경선 과정에서부터 온갖 탈법적 행위들이 있었음이 명태균씨의 자백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공천개입이 없었다는 거짓말로 국민을 다시금 화나게 하고 있다. 이제 다수의 국민은 즉각적인 특별검사제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특검제를 수용하고 스스로 하야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지역 대학 교수 75명은 시국선언문에서 △명품가방 수수, 주가조작 의혹 조사를 위한 김건희 특검 즉각 수용 △국정 전면쇄신 등을 요구했고 “이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면 즉각 대통령직에서 하야하라”고 했다.
부·울·경의 29개 대학과 2개 연구소, 독립연구자들은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할 14일 시국선언에 뜻을 모으고 있다. 이날 낮 12시30분 기준 동참하겠다고 밝힌 교수·연구자는 624명이다. 시국선언을 준비 중인 유진상 창원대 교수(건축학)는 “보수세가 강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이처럼 많은 교수·연구자들이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 84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은 윤석열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과 선거·공천개입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오는 주말 ‘시민행동’에 나선다.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6일 오후 5시30분 광화문 앞에서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당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복남 민변 회장은 “윤 대통령은 지난주 대국민 담화에서 형식적 사과를 하는 척하며 모든 의혹이 정치권이나 언론의 부당한 공세일 뿐이라며 국민을 훈계했다. 정말 반성과 염치가 없다”면서 “반성과 염치없는 윤 정부를 함께 엄중히 꾸짖고 책임을 묻도록 하자”고 말했다.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전국대표는 “지난 한달간 대학 캠퍼스에서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투표소를 설치하는 족족 보안요원이나 교무처가 쫓아와 철거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며 “매주 열릴 윤석열 정권 퇴진 시민 대행진에 청년, 학생들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 한겨레 이지혜 송인걸 주성미 고나린 심우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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