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령관 폭로 “윤, 707 이동할 때 ‘어디쯤이냐’ 직접 전화”

특전사령관 ‘항명’ 고백…“김용현이 의원들 끌어내라 지시”

곽종근 특전사령관  “2차 계엄, 지시해도 거부하겠다”

 

“윤석열, 국정원에 한동훈 체포 지시”…안 따르자 1차장 경질

국정원 1차장 “윤 ‘잡아들여 싹 정리’ 지시…이재명·한동훈·우원식 등”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 
 

홍장원 국가정보원(국정원) 1차장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여야 당 대표 등 정치인들을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홍 차장은 6일 국회에서 신성범 정보위원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이번 기회에 잡아들여 싹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국군방첩사령부를 도와서 지원하라.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우라고 했다”고 말했다.

홍 차장은 윤 대통령과의 전화 뒤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여 사령관이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검거를 위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고 한다. 홍 차장이 밝힌 체포 명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방송인 김어준씨,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다.

 체포명단 들은 홍장원…“‘미친 X’이라고 생각, 메모도 안 했다고”

국정원 1차장, 전달받은 체포대상명단 공개

 
지난 11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가정보원 홍장원 제1차장(왼쪽)과 윤오준 제3차장이 회의 시작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 선포 뒤 홍장원 국정원 1차장에게 전화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장원 1차장이 6일 국회 정보위원장실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홍 1차장에게 전달한 체포 대상 명단도 공개됐다. 이미 공개된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외에도 민주당에선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정청래 의원이 포함됐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방송인 김어준씨, 김명수 전 대법관, 권순일 전 대법관,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 등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홍 1차장은 명단을 듣고 ‘미친 X로구나’라고 생각하고 그 다음부터 메모를 안 했다고 한다. 추가 명단이 있다는 뜻이다.

홍 1차장은 계엄 당일 오후 8시20분께 윤 대통령에게서 전화가 왔으나 받지 못했고, 8시22분에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하자 “1~2시간 후에 중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으니 전화기 잘 들고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이후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밤 10시53분께 전화한 대통령은 홍 1차장에게 “봤지?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 줄 테니 우선 방첩사를 도와 인력과 자금을 지원하라”며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라. 싹 다 정리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별다른 정보가 없던 홍 1차장이 여인형 사령관에 연락하자, 그가 “국회는 경찰을 통해 봉쇄하고 있다. 검거 지원을 요청한다”며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줬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1차 검거, 2차 검거 대상자를 순차적으로 검거할 예정이며 방첩사에 있는 구금시설에 구금조사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고, 홍 1차장은 이 내용을 듣고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정원 1차장 “비상계엄 같은 군 개입,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듯”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
 

홍장원 국가정보원(국정원) 1차장이 “비상계엄 같은 군의 개입이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홍 차장은 6일 국회에서 신성범 정보위원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이렇게 밝혔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밝힌 홍 차장은 “국군방첩사령부가 체포당사자들을 시설에 구금·조사할 예정이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장 “누구든 체포 지시 받은 적 없어”…홍장원 주장과 충돌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홍 차장의 경질을 지시했다는 보도도 부인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6일 국회에서 신성범 정보위원장과 면담 후 취재진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때 한동훈 대표 등의 체포 지시를 윤석열 대통령한테 받았다는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의 주장을 “보도 직후 본인이 오보라고 했다”며 “한동훈 대표든 누구든 체포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반박했다.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에서 벌어진 윤 대통령의 ‘주요 지시’를 두고, 국정원에서 내분이 벌어진 양상이다.

앞서 홍 차장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한테 국군방첩사령부와 협력해 한동훈 대표를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한겨레와 조선일보 등에 말했다. 그는 “국정원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도 없고 지시를 이행할 수단도 없어, 이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발언이 보도된 뒤 국정원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공지를 냈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보도 직후 제가 (홍장원) 1차장에게 그런 지시를 받았냐고 물었는데, 본인이 오보라고 이야기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땐 그렇게 말해 국정원이 입장을 낸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동훈 대표가 됐든 누가 됐든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 대통령실에 확인했을 때도 그런 지시를 안 했다고 한다”고 부인했다. 또, 홍 차장이 지시를 거부한 것을 이유로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홍 차장의 경질을 지시했다는 보도도 부인했다.

조 원장은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 때 자신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무회의 멤버는 아니지만 회의에 같이 있었다. 윤 대통령한테 정치인이 관련된 일체의 지시를 받은 적 없고, 국정원도 일체 어떤 조치를 한 게 없다”고 말했다.

 

특전사령관 폭로 “윤, 707 이동할 때 ‘어디쯤이냐’ 직접 전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고 6일 밝혔다.

곽 사령관은 이날 오전 김병주·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특전사령부에서 만나 유튜브 생중계 방송에 나와서 지난 3일 밤 상황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며 이같이 말했다. 곽 사령관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거나 전화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707(특임단)이 이동할 때 어디쯤 이동하고 있느냐고 한번 전화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정확한 통화 시점을 기억하지 못했으나 국회 도착 하기 전인 “작전 중간쯤”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이 직접 사령관 비화폰으로 전화를 걸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고 답했다.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6일 오전 경기도 이천 특수전사령부를 찾아간 김병주·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튜브 라이브방송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김병주 의원 유튜브 갈무리
 

곽 사령관은 또 김용현 장관으로부터 본회의장에 들어가 국회의사당의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명백히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것은 위법사항이고 임무를 수행하는 인원들은 당연히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항명이 될지는 알았지만 그 임무를 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방송인 김어준씨의 뉴스공장 스튜디오가 있는 서울 충정로 겸손방송국 사옥에도 군 병력을 투입한 것도 인정했다. 곽 사령관은 뉴스공장에 군을 투입한 것에 대해 “외곽시설을 확보하고, 경계해서 안에 있는 장비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경계하는 임무였다”고 했다.

곽 사령관은 출동이 늦어졌던 이유에 대해선 “임무 지시를 받았을 때 간부들이 다 퇴근해있는 상태였다”며 “비상소집하고 출동준비를 갖추고 이동하다보니 시간이 지체됐다”고 했다.   < 한겨레 이승준 기자 >

특전사령관 이어 수방사령관도 “윤 전화받아…국회 상황 물어”

 
이진우 수방사령관(가운데)이 6일 오후 수방사령부를 찾아간 김병주·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튜브 라이브방송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김병주 의원 유튜브 갈무리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출동했던 4일 밤 12시께 국회 현장 상황을 확인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전화를 직접 받았다고 밝혔다. 이진우 사령관은 이날 오후 김병주·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수방사령부에서 만나 유튜브 생중계 방송에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이진우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저에게) 전화해 `(국회) 상황이 어떠냐’고 물었다. 굉장히 복잡하다고 보고했더니 대통령은 `알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은 곽종근 특전사령관한테도 “707특임단 어디쯤이냐”고 직접 전화를 했다고 곽 사령관이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때 국회에 투입된 특전사와 수방사의 국회 상황을 확인하고 작전 상황을 직접 보고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전사령관 ‘항명’ 고백…“김용현이 의원들 끌어내라 지시”

“항명인 줄 알지만 따르지 않았다”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6일 오전 경기도 이천 특수전사령부를 찾아간 김병주·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튜브 라이브방송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김병주의원 유튜브 갈무리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부 사령관이 6일 “비상계엄 발령 뒤 김용현 국방장관으로부터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항명인 줄 알면서도 따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곽 사령관은 이런 사실을 특전사를 항의방문한 김병주·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유튜브 라이브방송에서 밝혔다. 곽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 통제와 중앙선관위 경계, 뉴스공장 경계 임무를 받았다”며 “(국회 등에 투입된 부대에는) 실탄은 지급하지 말고 주의해서 작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 한겨레 신형철 기자 >

 

특전사령관 “2차 계엄, 지시해도 거부하겠다”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6일 오전 경기도 이천 특수전사령부를 찾아간 김병주·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튜브 라이브방송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김병주의원 유튜브 갈무리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부 사령관이 6일 윤석열 대통령의 제2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에 대해 “그런 지시가 있더라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곽 사령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곽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받고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특전사 소속 군인 수백명을 투입했다.

김 의원과 함께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단기간 내에 내란 행위로 볼 수 있는 비상계엄 지시가 내려와 부대 이동과 투입 지시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곽 사령관은 “일단 그런 일은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 설사 그런 지시가 있더라도 그와 같은 지시는 제가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제2의 계엄이 나오지 않게 각별히 유념해 달라’고 하자, 곽 사령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다시 말했다.

곽 사령관은 “지금 돌이켜보면 그 지시를 거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는 군인 입장으로 수명(명령을 따르는 것)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위법성이 있다는 판단이 제한됐고, 이후에 들어가면서 실탄 미지급 등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는 문제 등 지침을 주고 시행했다”고 했다.

곽 사령관은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하며, 특히 자신의 명령으로 작전에 투입된 부대원들에게도 사과했다. 영문을 모른 채 국회 등에 투입됐던 특전사 병력들은 이후 내란 사건에 가담했다는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곽 사령관은 “우리 부하들은 분명히 제가 지시해 (국회 등에) 들어갔다. 그 부분은 분명히 제가 책임져야 할 사항”이라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곽 사령관은 전날 비상계엄 관련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리려고 했다. 이후 국방위에서 증인신청을 해주시면 좀더 구체적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전날 국방위 회의에서 야당은 곽 사령관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으나, 성일종 국방위원장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반대해 채택되지 못했다.

곽 사령관 인터뷰는 이날 경기도 이천 육군특수전사령부 내에서 이뤄졌다. 곽 사령관은 별 세 개 계급장과 특전사 부대마크가 달린 군복과 베레모를 쓰고 인터뷰에 임했다.   < 한겨레  김남일 기자 >

 

“윤석열, 국정원에 한동훈 체포 지시”…안 따르자 경질

홍장원 1차장 이행 않자 경질 지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방첩사령부와 협조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인들을 체포하라고 직접 지시를 내린 것으로 6일 확인됐다. 홍 차장이 윤 대통령의 이 지시를 이행하지 않자 경질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대통령은 그 누구에게도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홍 차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으로부터 방첩사와 협력해 한동훈 대표를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홍 차장은 이에 “국정원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도 없고 지시를 이행할 수단도 없다”고 밝혔고 “이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홍 차장은 이날 오후에 열리는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이런 내용을 직접 밝히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조태용 국정원장을 거치지 않고 홍 차장에게 직접 연락해 지시를 내린 건 조 원장이 윤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홍 차장의 지시 불이행을 ‘항명’으로 간주하고 경질 조치를 취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대통령은 그 누구에게도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국정원 역시 이런 사실이 처음 알려지자 기자들에게 “금일 언론의 국정원 1차장 관련 보도는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한 바 있다.     < 한겨레 엄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