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발언 “1년 뒤면 달라진다” 조롱에 주민들 “유권자, 동물 취급” 공분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중진 의원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미친 발언이다. 자기가 5선 의원이고, 한번은 국민의힘에서 탈당 뒤 무소속으로 나와서 붙었던 경험이 있어서 자신이 있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국회의원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자기 뽑아준 주민들은 무시하는 것이죠.”

9일 오전 10시40분께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지역구(인천 동·미추홀구을)인 학익동의 한 도로에서 만난 임학수(64)씨는 이렇게 말했다.

앞서 ‘내란 피의자 윤석열’ 탄핵 반대에 앞장 선 윤 의원은 지난 8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했다. 끝까지 갔다.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다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 그다음에 무소속 가도 다 찍어줬다”고 말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이날 주민들은 하나같이 윤 의원 발언에 분개했다. 주민 이현아(41)씨도 “발언을 보고 놀랐다. 유권자를 동물 취급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며 “지금은 박근혜 탄핵 국면과 다르다”고 했다.

9일 인하대역 인근에 걸린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현수막과 탄핵에 반대한 윤 의원을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지역위원장의 현수막. 이승욱 기자
 

다음 선거에서는 윤 의원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는 주민도 있었다. 김마리아(32)씨는 “지역구 주민으로 너무 어이없고 부끄럽다. 적어도 나는 끝까지 (해당 발언을)기억해서 윤상현은 찍지 않겠다”고 했다. 70대 최아무개씨는 “(내란사태를 일으킨)대통령을 보호해주는 당과 그 의원은 미래가 없다.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인지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동·미추홀구을 지역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권자의 선택을 단순히 감정적이고 일시적인 것으로 폄하하는 정치적 오만함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2008년 총선 때 인천 남구을 지역구에서 당선된 뒤 해당 지역구(2020년 선거구 변경으로 동·미추홀구을로 바뀜)에서 내리 당선된 5선 의원이다. 그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 탄핵에 반대했고, 2020년 동·미추홀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 한겨레 이승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