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 2024년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 12가지’ 선정

 

제이티비시(JTBC) 중계화면에 잡힌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계엄군이 든 총을 손으로 막고 있다. 제이티비시 영상 갈무리
 

영국 비비시(BBC)가 꼽은 ‘올해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 12선’에 지난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국회 본청에서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계엄군의 총을 손으로 막은 장면도 포함됐다.

비비시는 21일(현지시각) ‘올림픽 서퍼부터 도널드 트럼프까지: 2024년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 12가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비비시는 “한 한국 여성이 두려움 없이 총을 움켜잡고 있다”며 해당 장면을 소개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포착된 장면으로 그는 국회의원들이 모이는 것을 막으라는 명령을 받은 중무장한 군인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대변인의 굳건한 결단력과 나아가 그의 옷에서 반짝이는 강철 같은 빛은 19세기 영국 화가 존 길버트가 그린 잔 다르크 초상화를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대변인은 지난 5일 비비시와 인터뷰에서 “뭔가 머리로 따지거나 이성적으로 계산할 생각은 없었다”며 “순간적으로 그냥 몸을 던져서 (계엄군의 본청 출입을) 막았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그는 “총칼을 든 군인들을 보면서 정당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너무 많이 안타깝고 역사의 퇴행을 목도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다”고도 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장에서 총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단상에서 내려오며 주먹을 머리 위로 쥐어 보이고 있다. 버틀러/AP 연합
 

비비시는 이밖에 7월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중 암살 시도를 당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총알이 스친 오른쪽 귀에서 흘러내린 피가 입술까지 흐른 상태에서도 몸을 일으켜 주먹을 쥔 모습, 같은 달 29일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서핑 예선 3라운드에서 역대 올림픽 단일 파도 점수로는 최고점인 9.90점(10점 만점)을 기록한 뒤 검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보드 위에서 뛰어오르는 세리머니를 선보인 브라질의 서핑 선수 가브리엘 메디나가 공중에 보드와 나란히 떠 있는 모습 등을 꼽기도 했다.

7월29일(현지시각) 폴리네시아 타히티 테아후푸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서핑 예선 3라운드에서 브라질의 가브리엘 메디나가 공중에 몸을 띄우고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타히티/AFP 연합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했던 장면.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했다가 ‘기독교 비하’ 논란이 일었던 장면, 아사드 53년 독재 정권 붕괴로 혼란스러운 시리아에서 지난 9일 시민들이 러시아로 망명한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 하페즈 아사드 전 대통령의 동상을 넘어뜨리고 신발로 동상의 머리를 내리찍는 장면 등도 포함됐다. < 한겨레 이유진 기자 >

 

계엄군 총 잡은 안귀령 “막아야 한다, 다음은 없다 생각뿐”

 

 
 
제이티비시(jtbc) 중계화면에 잡힌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계엄군이 든 총구를 손으로 막고 있다. 제이티비시 영상 갈무리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된 직후 국회 본청에서 계엄군의 총구를 손으로 막은 행동에 대해 “그냥 ‘일단 막아야 한다, 이걸 막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라는 생각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비비시(BBC)는 5일 안 대변인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안 대변인은 “뭔가 머리로 따지거나 이성적으로 계산할 생각은 없었다”며 “순간적으로 그냥 몸을 던져서 (계엄군의 본청 출입을) 막았던 것 같다”며 “그 과정에서 (계엄군이) 제 팔을 잡고 막고 하니까 저도 밀치기도 하고 그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처음에는 계엄군을 처음 봐서 좀 무서웠다”며 “(계엄군과 대치하는 다른 시민들을 보고) 나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들은 직후 안 대변인은 “공포감이 엄습했다”고 했다. 그는 3일 밤 11시를 좀 넘긴 시각에 국회에 도착했다고 했다. 계엄 선포 1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안 대변인은 “헬기 소리가 들리기 시작해 대변인실 불을 껐다. 혹시 밖에서 불이 켜져 있는 걸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후 달려간 본청에는 이미 계엄군이 와있었고, 그는 계엄군 진입을 최대한 저지하기 위해 다른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과 함께 출입구 회전문을 안에서 잠그고 의자 같은 가구나 크고 무거운 물건을 문 앞에 쌓았다고 했다.

안 대변인과 비비시의 인터뷰는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됐다.

안 대변인은 전날 입었던 검은색 목 폴라티와 검정 재킷 차림이었다고 비비시는 보도했다. 안 대변인은 “총칼을 든 군인들을 보면서 정당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너무 많이 안타깝고 역사의 퇴행을 목도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슬프다”고 눈물을 훔쳤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 한겨레 최윤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