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한다던 홍 시장이 누구보다 즐거워하는 것 같아 씁쓸"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3일 오전 대구 서구 서대구역에서 열린 ‘대경선 광역철도 개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 온 홍준표 대구시장이 조기 대선 출마를 시사하자, 국민의힘 친한동훈계 의원들이 “탄핵에 반대한다더니 누구보다 즐거워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정훈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홍 시장을 겨냥해 “탄핵 찬성파를 징계하라더니 이제는 탄핵 인용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벌써 마음이 들떠있는 이 분. 진심은 없고 노욕만 가득한 이런 분 탓에 우리가 후져 보이는 건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적었다. 이어 박 의원은 “심지어 대구시정에는 마음이 떴다고 스스로 선언하고 있으니 정말 노답이다. 지금 우리 당이 할 일은 처절하게 반성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계엄 옹호정당’이란 오명을 벗을 수 있다. 더 이상 노욕이 우리 당을 잠식하게 두고 보지 않겠다”고 했다.

친한계인 우재준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대구시민과 당원들은 실의에 빠져 있다. 그런데 탄핵에 반대하신다던 홍 시장님은 누구보다 즐거워하시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대구시장, 4년의 임기는 대구 시민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너무 가벼이 여기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앞서 홍 시장은 이 페이스북을 통해 “어차피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으로 ‘대구 혁신 100플러스1’(홍 시장이 강조하는 대구시정 성과)을 압축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 한겨레 서영지 기자 >

 

홍준표 ‘대선 도전’ 시사…“대구시장 졸업 더 빨라질 수도”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8일 대구 군위군 군위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군위군민체육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시장 졸업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사실상 대선 도전 뜻을 시사했다.

홍 시장은 23일 오전 페이스북에 “태어나서 23번째 이사한 게 대구다.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연말이 뒤숭숭하다”며 이렇게 적었다.

홍 시장은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으로 ‘대구 혁신 100플러스1’(홍 시장이 강조하는 대구시정 성과)을 압축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수라판이 조속히 안정되고 정리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아웃사이더만이 한국사회 기득권의 틀을 깨고 진정한 선진대국시대를 만들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적는 등, 최근 조기대선 출마를 암시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 신민정 기자 >

 

홍준표 “탄핵안 가결되면, 배신자들 제명 처리해야” 주장

 

 
윤석열 대통령(앞줄 오른쪽)이 지난 2023년 11월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으로 상황을 매듭짓자고 말했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위헌 행위를 저지르고도 자숙하지 않고 “도대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느냐”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윤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홍준표 시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젠 나라 혼란을 더 초래하지 말고, 국민의 명령으로 이젠 그만 들어가라고 하고, 여야가 타협하여 질서 있는 퇴진으로 마무리 짓자”고 말했다. 그는 전날 대구권 광역철도(대경선) 개통식이 열린 서대구역 광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금 배신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윤 대통령이) 탄핵이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배신자’는 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일부 의원들을 가리킨다.

홍 시장은 이날 “(윤 대통령 취임 후) 지난 2년 반 동안 국정 운영은 검사 정치였고 거칠었다. 그래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지 못하고 급기야 비상계엄 사태까지 이르렀다”며 “그런데 우리가 잘못 선출했으니 이제는 그만 물러가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내란죄라는 중죄를 덮어씌워 감옥으로 보내야 하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내란 행위를 자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저는 국방장관(김용현)에게 계엄령 발령 담화 방송으로 국민께 알린 이후에 병력을 이동시키라고 지시했다”며 “군 관계자들은 모두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이후 병력 이동 지시를 따른 것이니만큼, 이들에게는 전혀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언제 또 배신 할지 모르는 철부지 반군 레밍들과 함께 정치를 계속할 수 있겠느냐?”며 “한동훈과 레밍들의 배신으로 내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지도부 총사퇴시키고 배신자들은 비례대표 빼고 모두 제명 처리 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의 발언은 현재 여론과 거리가 멀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2명으로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5.8%)를 진행한 결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75%로, 반대한다는 응답(21%)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전통적인 지지층인 대구·경북에서도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2%로 반대(33%)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1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한국갤럽이 국민일보 의뢰로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1%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국회의 권한 제한을 위한 반국가적 내란 행위”라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다.  < 한겨레 오세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