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 ‘1980년대 이후 최대의 민주주의 위기’로 (계엄 사태를) 보도했다”
12·3 내란사태 핵심 주동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쪽이 비상계엄 관련 외신 보도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데 대해 외신기자가 “사실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가디언과 뉴욕타임스 등 유력지에 기고하고 있는 라파엘 라시드 기자는 30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외신 보도 관련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앞서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외신은 작금의 사태에 대해 ‘민주주의 작동’이라고 보도하고 있다”며 “계엄을 선포하고 계엄 해제 요구를 통해 계엄 해제된 지금의 상황 전체를 지칭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앞으로 달려 나와 맨몸으로 계엄군을 막아섰던 시민들, 비상계엄에 동원된 군인들의 소극적 항명, 국회의 신속한 비상계엄 해제 결의 덕분에 민주주의를 지킨 데 대한 외신들의 긍정적인 평가에 비상계엄 선포도 포함된 것이라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라시드 기자는 “사실과 다르다. 어이가 없다”며 “그 발언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 제가 모든 외신들을 대표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보도한 외신 기자와 외신 보도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라시드 기자는 ‘민주주의가 작동했다’는 외신들의 평가는 “비상계엄 자체가 이 나라 시민들과 국회가 이런 일을 막아낸 결과를 두고 한 말”이라며 “이런 사실을 왜곡하면 정말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라시드 기자는 26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한글로 적은 글을 올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이 계엄령을 ‘민주주의 작동’ 사례로 외신이 보도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주요 외신들은 ‘1980년대 이후 최대의 민주주의 위기’로 (계엄 사태를) 보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12·3 내란사태 직후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국가적 위기를 초래했다는 취지의 비판적 보도를 내보냈다. 영국 가디언은 “(한국엔) 초창기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있었다. 이후 1980년대에 들어서며 민주적 국가로 간주됐지만, 국가 전체에 충격파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계엄령이 선포됐던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개했다. 그 뒤 40년이 지나 윤 대통령이 야당과 북한을 연계해 “반국가” 활동을 벌인다며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설명하며 “윤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조치는 많은 한국인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1980년대 후반 민주주의로 이행하기 전 한국의 군부 통치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고 했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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