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집회에서 "계엄 해제했으니 계엄령 아냐"
국힘 "무리하게 체포 영장을 내서 국민과 싸운다"
"적법하지 않은 법 집행에 강한 의사 표시할 것"

홍준표도 가세  "이재명 탄핵소추권 남용은 왜 침묵?"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이 지지자들과 경찰로 북적이고 있다. 2025.1.3. 연합
 

윤석열 대통령 체포가 무산되자 극우 단체들은 '승리했다'고 외치며 '이제 이재명을 체포해야 한다' '공수처의 체포 영장은 불법'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국민의힘도 이들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3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윤석열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 목사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공수처의 체포영장에 대해 비난하며 체포를 막았던 대통령경호처와 육군 수방사 55경비단에 대해 '잘 하고 있다'는 칭찬까지 했다.

전 목사는 대통령경호처와 수방사를 향해 "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하면 가차없이 (행동해야 한다)"며 "대통령은 (체포영장에 대해) 법대로 할 것이다. 탄핵은 무효"라고 외쳤다.

전 목사는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계엄에 성공하려면 새벽에 해야 한다"며 "아침에 탱크가 집마다 있는 게 계엄이다. 밤 10시 30분에 계엄령을 선포한 것과 계엄령 해제를 받아들였으니, 계엄령이 아니다"고 황당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나라) 국회의원 중 절반이 가짜 국회의원"이라며 "그나마 (국회의원들이) 대통령 정책에 보조를 맞추면 되는데 전부 탄핵했다. 국정을 마비시킬 정도로 탄핵했기 때문에 대통령의 오른손이 잘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도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것을) '셀프 사면'하면 된다"며 "바이든 대통령도 자기 아들의 죄 때문에 '셀프 사면'을 했다. 미국이 그러니 우리도 그렇게 하면 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3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윤석열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2025.01.03. 유튜브 신의한수 갈무리
 

전 목사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윤 대통령의 탄핵에 동의한 국민의힘 의원들도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은 탄핵을 일주일에 한 번씩 했다"며 "이재명도 방해가 됐지만, 한동훈 때문에 탄핵이 결의된 것이다. 국민의힘이 탄핵 법안을 국회에 올렸을 때 참석을 안 했던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거는 이재명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이 (이재명이라는) 미꾸라지 한 명 때문에 힘들다. 조국은 감옥에 갔고, 한동훈은 아웃됐다. 이재명만 처리하면 대한민국은 자유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밝히며 이재명을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역시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것에 대한 반발했다. 권선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수처는 왜 일을 이렇게 하는가"라며 "무리하게 영장을 집행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국민과 싸우려 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철규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불법·월권"이라고 지적한 헌법학자의 글을 공유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오전부터 한남동 관저를 찾아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항의했다. 국민의힘은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대법원을 항의 방문했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영장 발부 판사) 탄핵까지는 신중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적법하지 않은 법 집행에 대해서는 강한 의사 표시는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 전까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 2024.12.17 연합
 

홍준표 대구시장은 같은 맥락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대통령의 비상 계엄권 남용에는 전 국민이 들고 일어서는데 이재명의 탄핵소추권 남용에는 왜들 침묵하고 있느냐"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의)대통령 탄핵소추 이외에 28건의 탄핵소추 남용에 이유가 있었느냐"고 적었다. 

그는 "비상 계엄권 남용으로 나라가 혼란해졌다면 탄핵소추권 남용으로 나라는 무정부상태로 가고 있지 않으냐"고도 했다.

홍 시장은 "적대적 공생관계로 나라를 이끈 지 2년 6개월이 되었는데 한쪽은 처벌되어야 한다고 난리고 한쪽은 권력을 잡겠다고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다"며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또 다른 글에서는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것과 관련 "애초부터 판사의 직권남용이 가미된 무효인 영장이었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군중심리를 이용한 무리한 수사를 하지 마시고 박근혜 탄핵 때처럼 탄핵 절차를 다 마친 후 수사 절차에 들어가시기를 바란다"며 "그게 헌법재판소법 제51조의 취지다. 판사의 집단광기에 휩싸이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초선인 김상욱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공수처의 영장 집행은 파괴된 민주주의, 헌정 질서 회복의 중요한 단계"라며 당내 주류 의원들과는 다소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