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대응은 미국의 아픈 곳에 보복을 하는 것”

크리스티아 프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지난 9월 17일 캐나다 오타와 연방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캐나다 차기 총리 후보인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전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에 맞대응해 보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릴랜드 전 장관은 27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한 보복 관세 품목 공개 등 맞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프릴랜드 전 장관은 “현명한 대응은 미국의 아픈 곳에 보복을 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캐나다를 위해 싸울 진지한 계획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프릴랜드 전 장관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대한 대응을 두고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충돌한 뒤 사임했다가 트뤼도 총리가 사퇴하자 캐나다 여당인 자유당 대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또 미국의 경제력을 이용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플로리다 오렌지, 위스콘신 유제품, 미시간 식기세척기가 보복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캐나다가 표적이 될 미국 제품의 세부 품목을 즉시 공개하도록 촉구했다. 캐나다는 보복 관세를 검토하고 있지만 자세한 부과 대상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프릴랜드 전 장관은 자신이 당 대표로 선출돼 총리가 된다면 취임 첫날 멕시코, 덴마크, 파나마, 유럽연합의 지도자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이들 국가와 함께 “주권과 경제에 대한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할 방안을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외 다른 국가와도 관세 전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보복 관세 부과를 놓고 충돌했다가 겨우 타협점을 찾았다. 페트로 대통령이 미국이 추방한 콜롬비아 이주자를 태운 미 군용기 입국을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따른 조치로 콜롬비아에 대한 관세를 1주일 내로 50%로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페트로 대통령도 상응하는 보복을 다짐하며 정면 충돌하는 듯 했으나, 콜롬비아 정부가 미국 내 자국 이주자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50% 관세 부과를 유예했다.  < 한겨레 김민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