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입맛' 맞춰 아슬아슬 줄타기 발언
계엄 잘못이라던 한동훈 "구속 취소 당연"
철저조사 하라던 오세훈 "민주당이 내란세력"
홍준표 "공수처장, 검찰총장 사퇴하라" 목청
야권은 똘똘 뭉쳐…김경수 단식농성 시작
비상행동 "선고기일 미뤄지면 안 돼"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윤석열 라인'이 합심해서 윤 대통령을 구속시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법원을 비판하기에 나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등이다. 시민사회 단체와 정치권은 빠른 '윤석열 파면'이 답이라고 똘똘 뭉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2·3 비상계엄 당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을 위해 국회에 남았고, 결과는 총 재석 의원 수 190명 중 찬성 190인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 190인 중 국민의힘 의원은 18명으로 모두 한동훈계 의원들이었으며, 한 전 대표는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 일로 인해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는 '배신자'로 낙인찍혔고 당대표 자리도 내려놓았으며 정치적 활동을 모두 중단했다. 한 전 대표가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은 2개월 반 뒤, 지난달 26일 '한동훈의 선택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발간하면서부터다.
한 전 대표는 책에서 12·3 비상계엄을 두고 윤 대통령이 '민주당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말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을 동의하지 않지만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 자체는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가 결정나자마자 태도가 싹 바뀌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 석방 이후 자신의 SNS에 "그동안 심신이 많이 지치셨을 것 같다"며 "건강을 잘 챙기면서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하실 수 있길 바란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하며, 대통령이라고 해서 더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법원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구속취소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울러, 혼란을 초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이 잘못됐다고 하면서 구속은 잘못됐다는 것은 모순이다. 저서를 출판하고 사실상 대선 행보에 돌입한 한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도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하고 대선 행보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오 시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명분 없는 비상계엄 선포는 민주주의의 본령을 거스른 행위로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철저한 조사이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 파괴 행위에 가담한 자들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지만, 윤 대통령이 석방되자 바로 윤 대통령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오 시장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윤석열 대통령 석방 결정을 환영한다"며 "법원의 적법한 판단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석방하면 검찰총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협박 본능을 못 버리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이 나오면 판사를, 원하는 수사를 하지 않으면 검찰총장을 탄핵하겠다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 질서마저 제 입맛대로 쥐락펴락하려는 민주당이야말로 진정 내란 세력 아니냐. 정치적 압박으로 법치주의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오 시장은 윤 대통령의 석방에 맞춰서 윤 대통령이 듣고 싶은 말을 골라서 한 것이다.
홍 시장은 12·3 비상계엄을 두고 '한밤중의 해프닝' '턱도 없는 내란죄 프레임' '내란죄는 거짓 선동'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데, 윤 대통령이 석방된 이후 공수처장, 검찰총장, 서울고검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그는 "사정기관의 長(장)이란 자들이 특정인의 끄나풀이 되어 대통령을 불법 구속하고 기소한 전대미문의 사건을 저지르고도 어찌 그 자리에 계속 눌러앉아 뭉개고 있느냐"며 "후안무치한 짓 그만하고 내려와라. 어쩌다가 대한민국 사정 기관이 이토록 타락했나. 법조 선배로서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홍 시장은 "더 창피당하기 전에 그만 내려와라"며 "후배들 보기 부끄럽지 않느냐. 그런데 나중에 니들도 수사 대상이 될 거다. 이 사건은 철저히 배후 밝혀야 할 것이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말만 골라서 해 준 것이다.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박세현 서울고검장(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을 탄핵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 9일 박 고검장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을 무시하고 대통령을 52일 동안 불법 구금한 관계자는 반드시 고발돼 수사받아야 한다"며 "법원 결정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할 수는 있어도, 인신에 관한 법원 결정을 무시하며 구속취소 결정일을 넘겨 28시간을 지연시킨 후 석방 지휘를 한 것은 중대한 법치 도전이자 헌법 위반이다. 일부에서 박 본부장이 책임이 있다고 하는데,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에 대해서도 "반드시 고발과 탄핵으로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협박과 조작으로 점철된 내란 공작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야 하며 공수처는 즉시 해체돼야 한다"며 "공수처 즉시 해체법을 추가로 대표 발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윤 대통령이 빨리 탄핵돼야 한다는 의견이 터져 나오고 있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경복궁 옛 서십자각 인근에서 사흘째 단식농성 중이다. 비상행동 관계자는 "검찰의 항고 포기로 석방된 것을 보니 헌재의 선고기일도 미뤄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더는 안 되겠다는 마음에 대표자들이 국민에게 호소하기 위해 무기한 철야 단기 농성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비상행동 천막 옆에는 지난 9일부터 윤 대통령 파면 촉구 단식농성에 돌입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텐트도 있다.
비상행동에 속한 한국노총은 윤 대통령 파면과 심우정 검찰총장 사퇴를 촉구하며, 비상행동과 별도로 집회를 열어온 촛불행동은 전광훈 목사 등을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윤석열이 풀려나 다시 돌아오면서 그 일당이 더 폭력적으로 국민을 억압하고 활개 치는 세상은 죽음보다 더 절망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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