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이후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 뉴스 공유 금지시킨 메타
그 빈자리를 채우는 가짜뉴스, 총선 앞두고 문제…“4명 중 1명 노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캐나다 공영방송(CBC) 유명 뉴스 앵커와 만나는 영상과 녹취록이 공개됐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 국민들이 새 정부가 만든 프로그램에 등록을 하면 돈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해당 링크는 사용자들을 암호화폐 사기 사이트로 안내한다.
캐나다 공영방송 로고를 사용하는 또다른 페이스북 페이지는 카니 총리의 딥페이크 영상을 포함한 프랑스어로 된 광고를 1~4시간 사이 5~6천건 노출하기도 했다. 올해 1월 이후 게시물 참여 횟수가 900만건이 넘고, 동영상 조회수도 6천만회에 이르는 ‘캐나다 프라우드’라는 보수 우익 페이스북 페이지는 카니 총리가 “성매매업자들과 어울렸다”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유료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이달 28일 캐나다 연방 선거(총선)를 앞두고 캐나다에서도 가짜 뉴스가 문제가 되고 있다. 메타 소유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뉴스 공유가 금지돼 있는 캐나다에서는 뉴스를 사칭하는 가짜 뉴스와 광고가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캐나다 대학들의 연구 협력기관인 ‘캐나다 미디어 생태계 관측소’(MEO)는 최근 캐나다 국민 4명 중 1명이 총리 선거를 앞두고 소셜 미디어에서 가짜 정치 콘텐츠에 노출되었다고 발표했다. 이 기관은 공신력있는 뉴스를 사칭하는 페이스북 광고가 늘었고, 암호화폐를 포함한 사기성 투자계획을 홍보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 캐나다 국민 5명 중 1명만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언론사 콘텐츠와 뉴스가 차단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가짜 뉴스 사이트와 페이지에 더 취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를 진행한 엠이오(MEO)의 앵거스 브리지먼 전무이사는 가디언에 “총선이 한창인 지금 가짜 뉴스가 회자되다니,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그냥 괜찮다고 생각하다니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2023년 8월부터 메타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같은 중개업체가 뉴스 등 언론사의 콘텐츠를 공유할 때 보상을 제공하도록 온라인 뉴스법을 시행했다. 그러자 메타는 곧 자사 플랫폼에 언론사 콘텐츠의 공유를 차단하기 시작했다. 당시 메타의 주장은 “온라인 뉴스법이 언론사의 뉴스 등 콘텐츠가 자사 플랫폼을 이용할 때 얻는 가치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파스칼 생 옹주 캐나다 문화유산부 장관은 메타의 결정을 가리켜 “무책임하다”며 “언론사에 공정한 몫을 지불하기보다는 오히려 사용자들이 양질의 지역 뉴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려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메타의 대변인은 가짜 뉴스 확산 문제와 관련해 가디언에 “사람이나 브랜드를 사칭하거나 속이는 광고를 게재하는 것은 회사 정책에 어긋난다”고 말하며 이용자들에게 사기성 콘텐츠를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뉴욕타임스에는 “법을 준수하기 위해 언론사 콘텐츠 제공을 중단해야했다”며 법이 개정된다면 정책을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언론사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메타는 한 해 약 6200만 캐나다달러(약 640억원)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메타 등 플랫폼 기업들의 대응이 가짜 뉴스와 광고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기에는 일관성이 없고 불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광고들은 대부분 정치적 성향을 밝히지 않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실행 중인 광고를 검색할 수 있는 ‘광고 라이브러리’에 표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추세의 범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 한겨레 최우리 기자 >
'● CANAD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캐나다 총선 D-5... 사전투표자 역대 최대 “트럼프 효과” (1) | 2025.04.24 |
---|---|
캐나다 중앙은행, 기준금리 2.75%로 동결 (0) | 2025.04.18 |
캐나다, 트럼프의 '합병·관세' 위협 속 4월 28일 조기 총선 (0) | 2025.03.24 |
캐나다, 중국이 자국민 4명 사형집행에 “ 강력 규탄” (0) | 2025.03.21 |
캐나다 신임 카니총리 14일 취임…"우리 존중하면 트럼프 만날 것" (0) | 2025.03.13 |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국행 전기요금에 25% 할증 (0) | 2025.03.11 |
캐나다 국민들 “캐나디아노 주세요” (0) | 2025.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