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선 자유당 재집권, 카니 총리 승리 선언 연설

 

 

4월28일 연방총선에서 마크 카니 총리의 자유당이 승리하며 집권 4기 연장에 성공했다.

 

앞서 보수당이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세 속에 신임 카니 총리가 역전 드라마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카니 총리는 승리 연설에서 “미국의 배신을 잊지 않겠다”며 무역전쟁에서의 승리를 다짐했다.

 

일부 원주민지역과 경합지 개표가 늦어진 가운데 자유당은 하원 전체 343개 의석 중 169개 의석을 확보, 과반에 3석이 부족한 다수당으로 소수 야당과의 연정이 불가피해졌다.

제1야당인 보수당은 총 144석을 차지했고 이어 블록퀘벡당이 22석, 신민주당(NDP)은 7석, 녹색당은 1석이 당선됐다.

 

‘정치신인’ 카니 총리는 오타와 네피언 선거구에서 63.8%의 압도적 득표로 당선돼 하원의원 입성과 총리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보수당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대표는 온타리오 칼튼 선거구에서 자유당 브루스 팬조이 후보에게 충격패 해 보수당 대표직은 물론 정치생명이 불투명해졌다. BC주 버나비 출신인 NDP 재그밋 싱 대표도 득표율 18.2%로 3위에 그쳐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한인이 많이 사는 토론토 윌로우데일 선거구의 경우 자유당 알리 에사시 의원이 보수당 제임스 린 후보에게 4천여표 차이로 승리, 4선 고지에 올랐다.

 

이번 총선의 자유당 승리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압박과 '51번째 주가 되라'는 주권 위협 속에 반 트럼프와 반미, 애국심결집에 힘입어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지지율 상승으로 정치적 대반전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캐나다 선거관리위원회는 4월18일부터 나흘간의 사전투표에 약 730만명이 참여해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1년 총선 때보다 25%나 증가한 것으로, ‘트럼프 위기’가 투표율 제고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카니 총리는 승리 연설에서 "미국과의 구연(舊緣), 꾸준히 통합을 확대하는 것에 기초한 관계는 끝났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배신이 안긴 충격에서 벗어났지만, 그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 "우리는 이 무역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단결을 강조했다.

 

그러나 집권여당의 과반 미달로 카니 총리는 유례 없는 외교·경제적 불확실성 속에 관세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산적한 국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게 됐다. NYT는 카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할 수 없는 태도에 맞서 무역과 안보 등 난제들을 논의해야 하는 한편 캐나다의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능력도 증명해야 한다면서 '험로'를 예상했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독일에 이어 두번째로 실시된 주요국 선거로, 대미 관계 파열에 대한 캐나다의 대처를 엿본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시선을 끌었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트럼프 대응 공조를 염두한 듯 환영 메시지를 보냈다.

 

NYT는 "캐나다의 선택은 트럼프에 대한, 그리고 그가 동맹국과 무역 파트너를 대하는 방식에 대한 일종의 반대 투표로도 해석된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