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집회 참여자 목표만큼 동원 못한 교인들에게 머리박기와 엎드려뻗쳐 시켜

 
전광훈 티브이(TV) 영상 갈무리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극우 집회 참여자를 목표만큼 동원하지 못한 교인들에게 머리박기와 엎드려뻗쳐를 시키는 ‘기행’을 벌였다.

 

25일 전 목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전광훈 티브이(TV)’를 보면, 그는 지난 22일 사랑제일교회에서 각 지역 광역위원장들을 앞에 나오게 한 뒤 “(집회 참여자를) 100% 다 데려온 사람은 들어가고, 나머지는 좌우로 정렬. 대가리를 박는다, 실시!”라고 말했다. 전 목사의 시지에 따라 앞에 나온 교인 10여명은 ‘엎드려뻗쳐’를 하며 두 손을 뒷짐을 졌다.

 

전 목사는 “언제까지 (내가 당신들을) 꼬라박도록 하냐? 밤새도록. 왜? 니들 때문에 나라가 망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토요일에 (지난 3·1절 때 집회의) 배로 (사람들을) 모아서 대회를 하려고 한다. 이렇게 안 하면 국가를 지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전남 광역위원장’이라는 한 교인에게 “‘북한 가서 살고 싶어?’라는 말로 (사람들을) 동원하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이날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전 목사는 “김문수 대표는 나하고 문재인하고 싸우려고 운동을 4년 같이 했기 때문에 나하고 전화도 안 하고 교감을 안 해도 내 생각을 너무 잘 안다”며 “그래서 (김 후보가) 관훈클럽 토론에 가서도 (기자들이) 전광훈에 대해 질문하니까 전광훈은 자유 우파를 지키는 시민 운동가인데 그게 무슨 문제가 있냐고 막 따졌다”고 말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8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전 목사 관련 질문을 받자 “정치적 관계는 없고 조직적으로 제가 그 당 소속이 아니고 요즘엔 교회에 나간 적도 없다”면서도 기독교 세력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김 후보는 “교회가 제대로 깨어서 기도하고 광장에 나와서 헌신하는 게 없었다면 우리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가 이 수준까지 올라올 수 있었을까”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부정선거’ 관련 영화를 보러 간 데 대해선 “왜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하고 간 줄 아냐? 달래려고 간 거다. 김문수를 지원하려고 간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령에 대해 “대통령이 안 돼 본 사람은 대통령의 심정을 모른다”라며 “왜 비상계엄령을 했냐. 어차피 북한으로 나라가 넘어간다. 어차피 중국으로 나라가 넘어간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반국가세력을 일시에 제거하려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했다)”라며 “어차피 나라는 망했구나. 중국의 해킹 부대, 북한의 해킹 부대 때문에. 선거를 조작하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투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목사는 “다음은 내가 대통령으로 나와 끝까지 가려고 한다”, “이번 대선에서 실패하면 여러분부터 내가 북한으로 추방시켜버릴 거다”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교인들을 향해 “이번이 마지막 집회니까 생명을 걸라”고 다그쳤다.         < 한겨레 송경화 기자 >

 

김문수 ‘전광훈 구속에 눈물’ 과거 부정하며 “이재명 거짓말”

민주, 허위사실 유포 혐의 고발 예고
“극우와 관계 묻자 거짓말로 몰아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한국방송(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토론회 시작에 앞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4일 더불어민주당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전날 2차 대선 후보 티브이(TV) 토론에서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김 후보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과 공명선거법률지원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김 후보의 전날 토론회 발언은) 공직선거법(제250조제2항)이 금지하는 ‘낙선 목적’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한다”며 “김 후보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2차 토론에서 김 후보가 “전광훈 목사가 감옥을 갔을 때 눈물을 흘린, 그런 관계를 여전히 청산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는 이재명 후보 지적에 대해 “허위 사실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며 부인한 것이 허위 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김 후보는 전날 토론에서 이 후보에게 “무슨 눈물을 흘리는지…. 말이 안 되는 거짓말을 여기서 또 하면 그것도 허위사실 유포죄”라며 “허위사실 유포죄로 또 걸리면 아주 누범, 재범”이라고 했다. 

 

신속대응단과 공명선거법률지원단은 김 후보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 후보가 운영한 (유튜브 방송) ‘김문수 티브이(TV)’의 2019년 영상을 보면 김 후보가 ‘우리 목사님 잡혀가면 절대로 안 되고’라고 말하며 울먹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옆에 있던 전 목사가 ‘울지 마. 괜찮아’라고 위로할 정도였다”고 했다. 이들은 또한 “증거는 또 있다”며 “2020년 사랑제일교회 예배 영상에 따르면 김 후보는 구속된 전 목사와 관련해 ‘전광훈 목사님이 계셨더라면 우리들은 이렇게 아프지 않았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이들은 “단순히 울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며 “극우와의 관계 청산을 못 했다는 지적에 대해 적반하장 식으로 허위사실 유포죄를 거론하며 상대방을 거짓말로 몰아간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 고한솔 기자  >

 

김문수, 전광훈 구속에 눈물콧물 “우리 목사님”…1분20초 영상

2020년 3월 “문재인 잡아넣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지난 2020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지지’를 호소하며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구속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눈물을 흘린 영상이 공개됐다. 

 

4일 극우추적단 카운터스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1분20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김 후보는 사랑제일교회 현장 예배에 참석해 “전광훈 목사가 계셨더라면 우리는 아프지 않았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감정이 복받친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던 김 후보는 “지금 이 자리에 오셔야 될 분은 제가 아니라 우리 전광훈 목사님이다. 우리는 목사님을 기다리고 있다”며 “목사님께서 갇혀 계신다. 또 우리가 면회도 되지 않지만 목사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는다”고 말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전국 순회 집회와 각종 좌담에서 “내년 총선에서 자유 우파세력이 200석 이상 차지해야 한다”, “황교안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며 사전선거운동을 하다가 구속된 전 목사의 석방을 요구한 것이다. 카운터스가 밝힌 김 후보의 예배 참석 시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2020년 3월이다.

 

김 후보는 “저는 그 자리(감옥)에 문재인과 저 주사파들을 모두 체포해서 그곳으로 잡아넣고, 목사님을 빨리 석방시키는 그날까지 우리들은 더 뜨겁게 기도하고 우리는 더 간절하게 하나님께 기도하도록 하겠다”며 “여러분과 함께 늘 있겠다”고도 했다. 이러한 김 후보의 설교에 신자들도 열렬히 호응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019년 12월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2019 자유 대한민국 전국 연합 성탄축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연합
 

김 후보는 2020년 전 목사와 함께 자유통일당을 함께 창당하는 등 인연이 깊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접어든 2020년 3~4월 세 차례에 걸쳐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이 내려진 사랑제일교회의 현장 예배에 참석한 혐의(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돼 지난달 24일 25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지난달 24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전광훈 목사, 자유통일당과의 관계가 여전히 궁금하다’는 질문을 받고 “자유통일당, 전 목사 이런 것들을 저하고 직접적인 연결을 짓고 싶어 하지만 사실상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 전 목사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서도 “대선 출마 하는지 안 하는지 만나본 적도 없고, 전혀 그 부분에 소통도 없다”며 “전 목사가 출마한다면 제 표를 갉아먹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1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도 ‘지금 전광훈씨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뵌 적도 없고 열심히 그냥 애국을 한다고 전광훈 목사가 하고 있지만 저는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