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자유통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맡아 리박스쿨 연구원들과 함께 총선에 출마,

다른 하나는 김 후보가 리박스쿨 대표인 손효숙 대표 주관 행사에 여러차례 참석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내란잔당 선거공작 저지단 정성호(가운데)·박선원(오른쪽) 단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댓글 공작’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댓글 공작’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연루설을 제기하는 근거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김 후보가 2020년 총선 당시 기독자유통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리박스쿨 연구원들과 함께 총선에 출마한 점, 다른 하나는 김 후보가 리박스쿨 대표인 손효숙 대표 주관 행사에 여러차례 참석한 사실이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이 1일 공개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 리박스쿨은 2020년 활동을 보고하면서 21대 총선에 출마한 4명의 국회의원 후보를 소개한다. 후보에는 김문수 당시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기독자유통일당 소속으로 종로에 출마한 양아무개씨, 안양에 출마한 이아무개씨가 등장한다. 민주당 신속대응단은 “리박스쿨 연구원인 양씨와 이씨가 김 후보와 전광훈 목사가 만든 정당의 총선 후보로 출마했고, 김 후보 옆에서 사퇴 기자회견까지 했다”며 김 후보와 리박스쿨의 밀접한 관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박스쿨과 김문수 후보가 기독자유통일당을 고리로 연결돼 있었다는 뜻이다.

 

실제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김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보수 우파의 승리를 위해 지역구 후보 3인이 사퇴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그 기자회견에 양씨와 이씨가 김 후보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기사의 사진에 담겨 있다.

 

김 후보와 리박스쿨의 관련성을 보여준다며 민주당이 제시한 근거는 더 있다. 2017년 손 대표가 세운 프리덤칼리지장학회는 1년 뒤 ‘2020 총선 필승! 선거입문 정치교실 1기 수강생 모집’ 공고를 냈는데, 강사 명단에 김 후보의 이름이 있다. 2020년 리박스쿨 등 극우단체들이 주관한 ‘자유필승선거학교 교육생 모집’ 공고문에는 김 후보가 운영하는 김문수티브이가 협력사로 등장한다.

 

리박스쿨과 국민의힘의 연루설은 손 대표가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공동기획한 행사에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참석한 사실에서 비롯됐다. 이 의혹을 처음 다룬 뉴스타파의 지난 30일 보도를 보면 5월2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권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교사의 정치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공약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는데, 이 자리엔 리박스쿨 ‘자손군’(댓글로 나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 소속 댓글팀원 5명도 참석해 권 원내대표 등과 사진을 찍었다.

 

리박스쿨은 지난해 1월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견학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도 신청 절차를 공개하지 않아 폐쇄적이란 비판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리박스쿨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견학이 허용된 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연루설을 부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조 의원이나 권 원내대표는 행사에 참여한 단체가 어떤 일을 하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참여했던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관련 의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만 했다.

 

‘댓글 공작’ 의혹이 제기된 뒤 리박스쿨 유튜브 채널에 올라왔던 영상들은 모두 내려간 상태다. 리박스쿨이 모집한 댓글팀이 김 후보를 지지하고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 작업을 했다는 의혹이 뉴스타파 보도와 민주당 기자회견 이후 확산되자 영상들을 삭제 또는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 류석우 김가윤 심우삼 기자 >

 

“이재명·이준석을 까야 돼”…리박스쿨 ‘자손군’ 100여명, 조직적 댓글 공작

 
뉴스타파 유튜브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이 1일 ‘댓글 내란 사건’으로 규정한 극우단체 ‘리박스쿨’의 6·3 대선 관련 댓글 공작은 이재명(더불어민주당)·이준석(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를 비방하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띄우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의 지난 30일 보도를 보면, ‘이승만·박정희 지지’ 역사 교육을 하는 리박스쿨은 서울 종로의 한 건물에서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댓글팀을 운영하면서 조직적·체계적으로 댓글 공작을 벌였다. 아침 6시~밤 11시 시간대별로 정해진 ‘청년 리더’(조장)가 네이버 기사 링크, 자신이 작성한 댓글과 아이디를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공유하면 참가자들이 이 댓글에 몰려가 공감을 눌러 ‘베스트 댓글’을 만드는 식이다. 단체 대화방 참여자는 100여명으로, 댓글 작성 수나 공감 수를 초과해 활동이 제한되면 리박스쿨이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어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고 한다.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는 보도된 영상에서 “우리는 이준석하고 이재명을 다 까야 된다. 김문수는 ‘준비된 대통령’, ‘파파미’(‘파도 파도 미담만 나온다’의 준말)라고 하면 된다. ‘정직 청렴하고 유능한 김문수 후보 어깨 위에 윤어게인의 별이 내려앉았다’ 이렇게 쓰는 것”이라고 참가자들에게 안내했다.

 

한겨레가 이날 확보한 리박스쿨 사무실 사진을 보면, 사무실 앞에는 ‘댓글이 여론이다’라는 설명과 함께 ‘댓글 봉사 ‘자손군’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이 사진은 2022년 11월5일 찍힌 것으로, 리박스쿨은 최소한 2022년부터 자손군을 모집·운영해 조직적인 댓글 공작을 한 것으로 보인다.  < 손현수  박찬희 기자 >

 

김문수, 7년 전 리박스쿨 대표 ‘정치전사 교육’ 강사 명단에

국힘 “아무 관련 없다” 해명 무색
리박스쿨, 유튜브 동영상 다 삭제

 
 
뉴스타파 유튜브 갈무리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위한 ‘대선 댓글 공작’ 의혹을 받는 극우 성향 역사교육 단체 ‘리박스쿨’이 유튜브 계정 동영상을 모두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과거 행적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일 리박스쿨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 그간 업로드됐던 영상들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리박스쿨이 모집한 댓글팀이 김 후보를 지지하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이준석(개혁신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 작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관심이 쏠리자 영상들을 삭제 또는 비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스쿨’의 약자인데 계정에서 내려간 영상 대부분도 이들을 추어올리는 내용의 강연들이다.

 

리박스쿨의 댓글 공작 의혹은 5월30일 뉴스타파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리박스쿨이 모집하는 ‘댓글단’에 지원해 잠입 취재한 결과, ‘댓글로 나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자손군)이라는 이름의 댓글팀을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자손군은 김 후보에 대해선 선플을 달며 띄우고,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비방했다.

 

뉴스타파 보도 영상을 보면,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는 “우리는 이준석하고 이재명을 다 까야 된다. 김문수는 ‘준비된 대통령’, ‘파파미’(파도파도 미담만 나온다의 준말)라고 하면 된다. ‘정직 청렴하고 유능한 김문수 후보 어깨 위에 윤어게인의 별이 내려앉았다’ 이렇게 쓰는 것”이라고 참가자들에게 안내했다. 실제로 네이버 기사에 비슷한 형태의 댓글들이 작성됐다.

 

댓글 공작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새벽 6시부터 자정까지 네이버 등 포털에 나온 뉴스에 ‘조장’이라 불리는 책임자가 댓글을 달면 조원들이 몰려가 ‘베스트 댓글’로 만드는 방식으로 김 후보를 띄웠다. 네이버 아이디와 비방용 댓글 샘플도 리박스쿨 쪽에서 제공했다. 네이버 아이디는 24시간 동안 댓글 20개, 공감은 50회로 제한되기 때문에 리박스쿨에서 여러 아이디를 만들어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한편, 김 후보는 손 대표 쪽이 주관하는 여러 행사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손 대표가 2017년 세운 프리덤칼리지장학회가 이듬해인 2018년 게재한 ‘2020 총선 필승! 선거입문 정치교실 1기 수강생 모집’ 공고를 보면, 강사 명단에 김 후보의 이름이 있다. 강연 주제는 ‘정치인의 길’이었다. 김 후보는 같은 해 프리덤칼리지장학회가 주최하는 또 다른 강연에도 참여했다. 2020년 리박스쿨 등 극우단체들이 주관한 ‘자유필승선거학교 교육생 모집’ 공고문에도, 김 후보가 운영하는 김문수티브이(TV)가 협력사로 등장한다.

 

 

민주당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신현영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김문수 후보는 리박스쿨과 무슨 관계인지 국민 앞에 이실직고하라”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도 5월31일 경기 평택시 배다리 생태공원 유세 현장에서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댓글 조작하고 가짜뉴스 쓰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선거 결과를 망치려고 하는 이런 행위를 하느냐”며 “반란행위 하느냐. 마지막 잔뿌리까지 찾아내어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 글에서 “내란으로 탄핵된 정당에서 뻔뻔하게 후보를 낸 것도 모자라, 부끄러운 줄 모르고 댓글 여론 조작까지 서슴지 않는 세력이라면, 더 이상 이 땅에 발붙여선 안 되는 것 아니냐”며 “국민의 선택이 아니라 철저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는 ‘리박스쿨’이나 ‘자손군’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