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탄핵, 헌법재판관 8명 하나하나 토론하고 확정”
재판관 구성엔 “연구관·교수·지역법관 넣어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문이 작성될 때 처음 확정된 문장은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수행 덕분이다”인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23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당 문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문장은 처음 확정됐다”고 밝혔다.
문 전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윤석열)은 애당초 비상계엄을 오래 끌고 갈 생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파면은 안 된다 이렇게 주장했다. 그런데 우리들이 볼 때는 시민들이 저항하지 않았더라면 군경이 적극적으로 임무수행을 했더라면 비상계엄 해제가 쉽지 않았을 거다고 봤다. 그런 뜻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표현에 대해서는 재판관 사이에 어떠한 이견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결정을 할 당시 문 전 권한대행은 22분 동안 선고 요지를 읽어 내려갔다. 그 가운데 “한편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해제 요구 결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었으므로, 이는 피청구인의 법 위반에 대한 중대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는 대목이 특히 시민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 앞으로 달려가 맨몸으로 군용차 등을 막은 시민들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파면 결정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를 “가장 마음에 든 문장”이라고 꼽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임재성 변호사 역시 이 문장을 가장 인상 깊은 문장으로 꼽았다.
문 전 권한대행은 ‘그 문장을 어느 재판관이 썼냐’는 질문에 “아마 주심(정형식 재판관)이 썼던 거 아닌가 (싶다)”며 “왜냐면 처음에 확정된다는 건 주심이 썼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처음에 확정된 문구들이 몇 개 있다. 그중의 하나가 이걸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문 전 권한대행은 탄핵 결정문이 전체적으로 쉽게 쓰여있다는 평가에 대해서 “탄핵 결정문엔 재판관 8명의 영혼과 땀이 서려 있다”며 “당연히 주심 재판관이 제일 많이 썼고, 논거에 대해서도 충분히 다 토론했지만 문구 하나하나에 대해서 (8명이) 토론하고 확정 지었다”고 말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이후 시민들이 헌법을 필사하는 등 헌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대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동본 불혼을 금지, 폐지한 게 헌법재판소다. 헌법은 이미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런데 그걸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탄핵 결정으로 헌법재판소가 우리 일상에 깊숙이 와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문 전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구성과 관련해 “(지금처럼) 판사 출신으로 헌법재판소를 다 채우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집단 사고의 함정에 빠질 수 있고 다양한 검토가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 연구관이나 헌법 전공 교수들을 넣어도 된다”며 “판사를 넣더라도 ‘지역 법관’도 좀 넣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 3명을 지명하는 권한을 폐지해야 된다”며 “그런 입법례가 (다른 나라에) 제가 알기로는 없다”고도 했다. < 송경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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