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뒤 12일간의 전쟁 공식적으로 종식”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에 제의해 동의받아
이란 미사일 보복공격, 사전에 미국에 알려
21일의 B-2 벙커버스터 공격도 사전통지 가능성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한 ‘특별작전’? 감행 이유
이란 인근 미군기지들 보복공격 노출
이란 핵시설과 우라늄 농축 완전 제거 불가능
고유가와 인플레 금리인상 채권투매로 경제 치명타
중국견제 전략에 구멍, 우크라이나전에도 더 불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한 휴전(Complete and Total CEASEFIRE)”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형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매체(SNS. 트루스)에 “모두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이스라엘과 이란은 완전한 휴전(약 6시간 뒤 이스라엘과 이란이 각자 진행 중이던 최종 임무를 끝낸 뒤)을 12시간 동안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그 시점에서 전쟁은 종식된 것으로 간주될 것”이라는 내용을 투고했다.
“24시간 뒤 12일간의 전쟁 공식적으로 종식”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절차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란이 휴전을 시작하고, 12시간 뒤 이스라엘이 휴전을 시작하며, 24시간 뒤에는 12일간의 전쟁이 공식적으로 종식”될 것이라고 썼다. 그는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가정 아래,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휴전 기간에 서로 평화롭고 존중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이란 두 나라가 “12일 전쟁이라고 불려야 할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체력, 용기, 그리고 지성을 가진 것을 축하하고 싶다”고 썼다.
그는 또 “이 전쟁은 수년간 지속되어 중동 전체를 파괴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절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이란을, 중동을, 미국을, 그리고 세계를 축복하소서!”라고 글을 끝맺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에 제의해 동의받아
<가디언>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올린 휴전합의가 어떻게 성사됐는지, 특히 카타르가 막후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몇 가지 추가정보가 있다”면서 “카타르 총리는 테헤란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휴전 제안에 대한 이란의 동의를 확보했다”고 이 일에 관해 브리핑을 받은 한 관계자의 말을 <로이터 통신>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국왕에게 이스라엘이 휴전에 동의했으며, 이란도 동의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카타르의 도움을 요청했다”는 내용을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휴전 합의는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휴전을 제안해서 동의를 받아낸 뒤, 카타르 국왕에게 그 사실을 알리면서 이란도 거기에 동의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고, 카타르가 이란으로부터 동의를 받아내 이를 다시 트럼프 대통령 쪽에 알리는 식으로 진행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이란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몇 시간 뒤 “지금까지는”(as of now) 아직 아무런 합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도 이날 새벽 4시 무렵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국민에 대한 불법적인 침략"을 중단한다면 이란은 무기를 내려놓을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이란이 23일 오후 7시 30분께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미군 기지를 향해 발사한 중단거리 미사일 보복공격을, 이란 쪽이 공격 전에 미국과 카타르 쪽에 통지한 것으로 알려져,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의 이란 핵농축시설에 미국의 21일 대규모 공격도 미국이 이를 사전에 이란 쪽에 통지한 게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액시오스>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매체들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카타르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거나, 미국이 이란의 공격에 대해 “충분한 사전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식으로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사전 통보를 했다”며 “이란이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지만, 모든 당사자가 빠져나갈 수 있는 출구를 마련하는 방식이어야 했다”고 3명의 이란 관리들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들은 이번 이란의 보복공격이 2020년에 사용했던 전략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란은 자국 카셈 솔레이마니 장군이 이라크 압둘 마흐디 총리를 만나기 위해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으로 이동하던 중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뒤 이라크 내의 미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발사하기 전에 공격 사실을 미리 통보해 확전을 피했다.
체면치레 수준의 소극적 보복공격 “기습공격 시대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이번 보복공격 뒤 “이란은 미사일 14발을 발사했는데 13발은 격추됐고 한 발은 위협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날아갔다”면서 “미국인은 다치지 않았고 피해도 거의 없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밝혔다. 이는 이란의 보복공격이 국내용 체면 살리기 수준의 최소한의 공격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와 관련해 이란군 대변인은 TV 연설에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카타르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면서 “우리는 적들에게 경고한다. 기습 공격의 시대는 끝났다”고 발표했으며,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 정부는 이번 보복 공격을 ‘승리의 선포(annunciation of victory) 작전’으로 이름 붙였다”고 보도한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21일의 B-2 벙커버스터 공격도 사전통지 가능성
미국과 이란이 이런 식으로 사전 협의 내지 교감을 했다면, 21일의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까지 동원한 미군의 대규모 이란 공격도 사전에 이란 쪽에 통지됐고, 이란이 포르도 등의 핵시설과 농축 우라늄들을 사전에 미리 대피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피해가 예상보다 적었다는 지적들과 관련한 추측들이 설득력을 갖게 된다.
이는 미국이나 이란이 확전은 물론 더는 전쟁 지속 자체를 원치 않고 있다는 분석들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란이 전쟁 지속을 바라지 않는 이유
이란은 그 동안 첩보요원 침투와 ‘핀 포인트’ 표적타격 등을 통한 이스라엘의 치밀하고 지속적인 공격으로 혁명수비대뿐만 아니라 주변 협력세력인 이른바 ‘저항의 축’들도 붕괴상태에 직면해 군사적 대항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미국 등의 오랜 제제 등의 영향으로 핍박해진 상태로, 강고한 신정체제의 장기 집권에 지친 대중들의 반체제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는 관측들이 있다. 체제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는 장기전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다.
미국이 전쟁 지속을 바라지 않는 이유 몇 가지
미국은 지난 1월 취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이 더는 전쟁에 참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취하겠다고 선언한 공약 이행 부담이 있다.
더 중요하게는 미국 역시 중동에서의 장기전을 감당할 체력이 없다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란 인근의 미군 기지들, 보복공격에 노출
우선 중동에서 전선이 확대될 경우 카타르, 바레인 등 이란과 지근거리에 있는 최대규모의 미 공군기지, 해군 제5함대사령부 등이 이란과 남아 있는 ‘저항의 축’들의 공격에 노출된다. 후티 반군까지 포함한 저항의 축들과 이란이 이들 기지를 공격할 경우 미군은 대응할 수밖에 없고 전쟁은 장기화하고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커진다.
완전 제거가 불가능한 핵시설과 우라늄 농축
둘째로,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 토마호크 등 최신 전력을 동원한 공격에도 이란의 핵시설과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고농축 우라늄 400kg(핵폭탄 9발 제조 분량) 등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거나, 제거됐다 하더라도 이란이 앞으로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거나 핵시설을 확장할 경우 대책이 없다. 공격과 파괴만으로는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고유가와 인플레 금리인상 채권투매로 겅제 치명타
또 중동에서의 전쟁 지속은 미국에게 경제적 타격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란 공격 직후 원유가격이 10%나 뛰었고, 장기전으로 갈 경우 1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장기금리가 올라가 미국 국채 투매 리스크가 커진다. 인플레와 금리상승은 수십조 달러의 채무를 안고 있는 미국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견제 전략에 구멍, 우크라이나전에도 더 불리
게다가 중동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의 대중국 전략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최근 중동과 유럽 쪽의 미군전력을 축소하고 아시아태평양 쪽 전력을 늘려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Pivot to Asia)을 써 왔는데, 중동전이 확전으로 가면 대중국 전략에 집중할 수 없게 되고, 석유가격이 올라가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와주는 꼴이 돼 우크라이나에서도 미국과 유럽은 더욱 고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한 ‘특별작전’
트럼프의 이번 이란 공격은 이런 문제들을 충분히 고려한 끝에 감행된, 서로의 체면을 살려 주면서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한 ‘특별작전’이었고, 이란의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 신정체제도 바라는 바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 한승동 기자 >
안팎 궁지에 몰린 이란의 적극적 외교, '출구' 찾았다
'작은 불'로 '큰 불' 끈 트럼프 특유의 접근과 맞물려
이스라엘과 10일 전쟁 뒤 국내 민심 급속하게 악화
헤즈볼라 등 대리 무장세력 궤멸로 …고립무원 겹쳐
이스라엘-이란, 한 나라 소멸 안 되는 한 반복될 운명
위기 감소 노력이 유일한 해법, 갈등 불씨 계속 남아
"호르무즈 해협 봉쇄?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시도했지만 미국 해군의 개입으로 물거품이 됐다. 봉쇄는커녕 기뢰를 설치한 정도였지만 즉각 제거됐다. 이란은 이후에도 위협은 했지만, 단 한 번도 봉쇄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못 한 거다. 드론과 미사일은 잘 만들지만, 오랜 제재 탓에 해·공군력이 심각하게 낙후돼 있기 때문이다."

어김없이 튀어나온 '호르무즈 봉쇄'
이란 사정에 정통한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의 분석이다. 장 센터장은 23일 시민언론 민들레에 이같이 전하며 "그래도 해협 봉쇄를 시도한다면 '보여주기식 시위'에 그칠 것 같다. 실제 해협을 봉쇄할 수단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고 짚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이란 전쟁 발발 뒤 글로벌 차원에서 가장 큰 우려다. 이란의 핵개발과 핵확산, 중동 불안 상황의 장기화 등도 걱정거리다. 그러나 세계 유조선 4척 중 1척과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당장 각국의 나라 살림에 타격을 입힐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비롯해 모두가 자국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에 먼저 눈길을 돌렸다. 호르무즈를 통해 운송되는 원유만 하루 2000만 배럴에 달한다. 이란이 쓸 방도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드론과 단거리 미사일은 물론 대포만 쏘아도 선박운행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2023년 10.7 가자 전쟁 뒤 예멘 후티 반군의 소규모 군사작전만으로 홍해 운항이 타격을 입었다.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작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승계한 '거부 전략'은 모두 핵심 수단이 미사일이다. 소규모 해병 또는 육군 병력으로 가능하다. 주로 단거리 미사일을 활용해 특정 해역에 선박 출입을 거부하는 작전이다. 그러나 이는 중동 주둔 미군의 즉각적인 반격에 직면함으로써 이란이 절대 회피해야 할 미국 및 서방과의 '확전'이 된다.
각국 언론은 중동이 시끄러워질라치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는다. 이번엔 22일 이란 국회가 해협 봉쇄를 결의,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이란의 비장의 카드이되, 쉽게 내놓기 어려운 카드이다.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협 봉쇄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이란최고국가안보협의회(SNSC)가 나서지 않음으로써 '정치적 메시지'에 그쳤다.

'절제된 반응'의 속뜻
지난 21일 미국의 자국 핵시설을 공습한 뒤에도 이란은 '절제된 반응'으로 일관했다. 트럼프가 22일 X 계정 게시글로 '정권교체'를 떠벌인 뒤에도 '시오니즘 불량국가(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는 "정권교체라는 말을 사용하는 건 정치적으로 옳지 않지만, 만약 현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하지 못한다면 정권교체가 있지 않겠나??? MIGA!!!"라고 적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다음날 X 계정에 "시오니스트 적이 심각한 실수와 범죄를 저질렀다. 응징당해야 하며 지금 응징 당하고 있다"고 썼다. 트럼프가 지난 17일 자신의 암살 가능성을 공개한 뒤 "우리는 시온주의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면서 적을 네타냐후 정권으로 제한, 동문서답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2020년 1월 카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폭살 때만 해도 트럼프의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라크 미군기지 2곳에 미사일 보복공격을 했다. 트럼프는 보복하지 않음으로써 '약속 대련'으로 끝났다. 그런데 이란은 왜 절제된 반응에 머물렀을까? 이란 안팎의 사정이 모두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앙시앙레짐(구체제)을 무너뜨린 혁명정부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앙시앙레짐이 된다. 곳곳에서 시민의 불복종 운동이 확산되고 권력은 통제력을 잃는다. 강력한 공권력에 대규모 시위는 잦아들더라도 저항은 더 넓게 퍼져 일상이 된다. 이란 이슬람 정부가 최근 몇 년 동안 걸어온 길이다. 히잡 강제착용법에 저항한 전국적인 시위는 2022~2023년 정점을 찍은 뒤 줄었지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오랜 제재 탓에 악화된 생활난이 불을 붙였다.

비등점 근접한 이란 민심
여기에 이스라엘의 공습을 사전 탐지는 물론 공습사이렌조차 울리지 않은 정부의 무능은 내부 불만에 기름을 끼얹었다. 주민 대피 안내도 없었다. 지난 16일 인터넷이 6시간 만에 연결돼 들어가 보니 아이로니컬하게 트럼프가 테헤란 시민 즉각 대피를 경고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교통 체증이 심한 테헤란은 거대한 주차장이 됐다. 집권세력의 부패에 대한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 22일 최고국가안보협의회 성명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에 이어 국민적 단합을 호소한 까닭이다. 장 센터장은 "5년 전 솔레이마니 피살 때만 해도 반미여론이 높았지만, 지금은 민심이 너무 안 좋다. 혁명수비대 수뇌부 20명이 이스라엘 공격으로 죽은 것보다 주민 피해에 더 관심을 둔다"고 말했다.
외부적으로도 고립무원 상태다.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이 지원한 팔레스타인(하마스), 시리아-레바논(헤즈볼라), 이라크, 예멘 등지의 대리 무장세력은 궤멸된 상태다. 가자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조직적인 공격 때문이다. 러시아와 중국도 외교적으론 이란을 두둔하지만, 직접적인 지원을 망설였다. 반면에 이스라엘은 미국은 물론 서방의 실질적인 지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 주요 7개국(G7)은 지난 16일 캐나다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 자위권 인정 △이란은 지역 불안정 및 테러의 주요 원천 △이란 핵개발에 대한 분명한 반대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냈다.
결국 안팎으로 몰린 이란 정부가 손에 쥔 카드는 많지 않았다. 마수드 페제스키안 대통령의 온건개혁파 정부는 화전 양면의 대응을 해 왔다. 이스라엘에 군사적 보복을 하는 한편,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온 것. 압바스 아락치 외교장관의 양자, 다자 외교가 숨가쁘게 진행됐다. 지난 20일 제네바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외교장관 및 카자 카라스 유럽연합(EU) 외교대표 등과 회동한 뒤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날아가 이슬람국가연합(OIC) 외교장관 회의에 참가했다.

온건개혁파 정부의 화전양면
"이란 국민 머리 위로 폭탄이 떨어지는 상황에 핵협상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선언, 미국의 이스라엘 설득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와도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보도됐다. 카타르와 튀르키예를 통한 중재 외교도 가동됐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이 유엔헌장 51조(자위권) 위반이라면서 국제적인 우호 여론 조성에서 힘쓰고 있다. 23일엔 크렘린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예방, 하메네이의 친서를 전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사정도 녹록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트럼프는 연일 허풍을 떨었지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민중의 반발을 사고 있다. "더 이상 쓸데 없이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라는 트럼프의 다짐도 자칫 무색해질 위기에 처했다. J.D. 밴스 부통령이 일회성 정밀타격(surgical strike)이었다고 강조한 까닭이다.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재고도 줄어들지만,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무기한 가동하는 게 불가능하다. 여전히 최고의 방패임을 자랑하지만 이란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던 작년 4월 13일, 람 아미나흐 이스라엘 예비역 준장은 와이넷 인터뷰에서 밝힌 아이언돔 방공체계 운영비는 하룻밤에 40억 셰켈(1조 4694억 원)을 상회한다.
트럼프가 23일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면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의 핵개발 저지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진짜 목적이었다면 이번 공격으로 개발을 지연시켰다는 데 만족하고 일단락 짓는 게 유일한 출구였다. 여기의 거친 입과 이란 직접 공격이라는 '작은 불'로 '큰 불'을 끄려는 트럼프의 의도가 적중했다.
어차피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은 어느 한 나라가 지도에서 삭제되지 않는 한, 항구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란은 계속 핵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고,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할 수도 있다. 문제는 갈수록 불길이 커진다는 점. 중동 불안의 여진은 디폴트, 내장돼 있다. < 김진호 기자 >

이란, 휴전 수용 시사…“이스라엘 공격 중단하면, 대응 안 해”
AP “새벽 4시 이후 양국 공습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뒤 이란도 이를 사실상 수용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스라엘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이스라엘 언론은 미국이 중재국 카타르보다 앞서 이스라엘에 휴전 의사를 물었고 이스라엘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24일 새벽 4시(현지시각)까지 이스라엘이 불법 공격을 중단한다면 (이란도) 대응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후 “이스라엘을 응징하기 위한 우리의 강력한 군사작전은 새벽 4시까지 계속됐다. 모든 이란 국민과 함께, 사랑하는 조국을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수호할 준비를 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적의 공격에 대응한 군에 찬사를 보낸다”며 사실상 마지막 교전을 마쳤다는 발언을 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새벽 4시 이후 양국의 교전은 멈췄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로이터 통신은 워싱턴 백악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를 해 휴전 의사를 확인한 뒤 카타르에 양국의 휴전 협정 중재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추가 공격이 없는 한 휴전에 동의했고, 이란도 이 협정을 준수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먼저 휴전을 시작하고, 12시간 뒤 이스라엘이 뒤따른 뒤 다시 12시간 뒤 전쟁이 종료된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를 통해 23일 미국시각 오후 6시(이란 현지 시각 새벽 2시)께 밝혔다. < 최우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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