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과 7일 홍해서 그리스 민간 상선 2척 공격 침몰시켜.. 18명 사망 실종

 

 
 
예멘 후티 반군이 라이베리아 국기를 단 벌크선 매직시스호를 공격하고 있다. 8일 후티 반군이 공개한 영상 갈무리. AFP 연합
 

예멘 후티 반군 지도자가 이스라엘과 관련한 무역을 하거나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이 홍해 등을 이용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계속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후티 반군 지도자 압둘 말리크 알 후티가 10일(현지시각) 홍해나 아덴만, 아라비아해를 통해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적을 싣고 운송하는 선박의 항해금지령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 5월 미국과 ‘민간 상선 공격 중단’ 약속을 하고 휴전했으나, 6일과 7일(현지시각) 홍해에서만 그리스 국적의 민간 상선인 매직시스호와 애터니티 시(C)호를 연이어 공격해 침몰시키며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최소 4명이 사망하고 14명의 승무원이 실종 상태다. 주예멘 미국 대사관은 일부가 후티 반군에게 인질로 잡혀있다고 확인했다.

 

후티 반군은 이슬람 시아파의 소수파로 예멘을 통치해왔으나 1962년 예멘 공화국이 들어서면서 중앙 정부에 저항하는 반군이 되어 내전을 주도해왔다.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후티 반군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등과 연대하며 예멘 수도 사나를 중심으로 한 반군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의 가자 전쟁에 연대하는 차원에서 홍해를 오가는 민간 상선 100척 이상을 공격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인 올해 3월 이후 미국은 후티 반군의 민간 상선 대상 공습을 이유로 사나의 항구, 발전소 등을 공격했다. 이후 후티 반군은 공습 중단을 약속하고 미국도 휴전을 수용했다. 그러나 가자 전쟁 휴전 협상이 공전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 위협을 이유로 12일간의 교전하는 등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정해지자 공격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에이비시(abc)뉴스는 민간 상선 두 척에 대한 최근 공격에 대해 새로운 수준의 공격이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왔던 후티 반군의 공격 능력이 약화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텔레그래프 등에 공개된 후티 반군 스스로 공개한 상선 공격 당시의 영상을 보면, 소총과 로켓 추진 수류탄을 발사한 뒤 대함 미사일과 폭발물을 탑재한 공중과 해상 드론을 사용해 선박을 공격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방공 시스템이 없는 상선을 상대로 헬리콥터를 이용한 공격 경험이 있는 후티 반군의 공격력이 두려운 수준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스 그룬드버그 유엔 예멘특사가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영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뉴욕/신화 연합
 

한스 그룬드버그 유엔 예멘특사는 10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후티 반군의 공습으로 상선이 침몰된 것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민간인 생명과 국제 항해, 해역의 안전을 위협하는 공격을 자제하라”며 “국제 해상법 위반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 2722호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또 침몰한 선박에서 배출되는 기름 오염 등의 위험도 경고했다. < 최우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