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광훈 이틀 연속 압수수색
신혜식·손상대 등 유튜버로도 수사 확대

 

 
 
전광훈 목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이 열린 지난 2월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경찰이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 배후 의혹을 받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해 이틀 연속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전 목사를 정점으로 하부에 ‘최측근’, ‘행동대원’ 격인 유튜버들이 지시·명령 관계를 형성해 폭동을 조직적으로 선동한 것으로 보고, 12·3 내란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를 표방했던 주요 유튜버 전반으로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는 6일 사랑제일교회 쪽이 접견실 용도로 활용한다는 서울 성북구 사무실의 금고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 금고는 전날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됐지만, 비밀번호를 몰라 열 수 없었고, 경찰은 영장을 다시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사랑제일교회 쪽은 “해당 금고는 새 금고로 사용한 적이 없다. 아무 물품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 목사의 서부지법 폭동 개입 의혹으로 시작된 경찰 수사는 내란 사태 이후 윤 전 대통령 지지를 앞세우며 세를 키운 주요 유튜버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전날 압수수색을 받은 피의자 면면을 보더라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와 손상대 손상대티브이(TV) 대표, 배인규 남성연대 대표, 김수열 일파만파 대표 등 전 목사를 포함해 모두 7명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이들이 전 목사를 중심으로 명령 체계를 구축해 조직적으로 서부지법 폭동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 구속심사 당일 전 목사의 지시에 따라 집회를 준비하고,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와 시점에 맞춰 지지자들의 폭력 행동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전 목사가) 신혜식 등 최측근에게 지시하는 명령이 결국 (서부지법에 난입한 특임전도사) 이아무개, 윤아무개 등 ‘행동대원’ 격 사람들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지시·명령 하달 계통을 구축한 뒤, 법원을 상대로 한 폭력을 수반한 위력 행사를 하도록 미리 지시·명령했다”고 적었다.

 

실제 지난 1월18일 전 목사는 광화문에서, 신 대표 등은 서부지법 앞에서 각자 집회를 주도했는데, 신 대표는 무대에 올라 “전광훈 목사님이 오늘 국민저항권을 발동한다”, “오늘 이렇게 준비한 것도 어젯밤부터 비밀리에 준비한 것”이라고 하며 사전 공모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같은 날 전 목사는 광화문 집회에서 “국민저항권이 완성됐다”며 집회 참여자들을 서부지법 쪽으로 유도했다. 서부지법에 난입한 이들 상당수는 경찰 조사 등에서 ‘국민저항권이라는 말을 듣고 법원 난입을 정당한 권리 행사로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전 목사가 신 대표를 통해 “우파 스피커 역할을 하는 중간 유튜버들”을 금전적으로 관리한 정황도 포착했다. 서부지법 난입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이아무개씨의 은행 계좌 입금 내역에서, 지난해 12월11일 신 대표가 이씨에게 200만원을 입금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경찰은 이 돈의 출처를 전 목사 쪽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월부터 이들의 통신 내역을 광범위하게 분석해 전 목사와 신 대표 등이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실제 신혜식 대표의 통화 내역 1~25위에는 전 목사와 함께 수사 선상에 오른 측근 유튜버들이 다수 올라 있다. 신 대표는 이날 한겨레에 “영장 내용은 전부 다 추정이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정인선  장종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