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기쁨과 소망] 위선자들
박원철 목사(늘사랑교회 담임)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라이트 미들급 결승에서 올림픽 복싱 역사상 최악의 오심으로 남았던 편파 판정이 일어났다. 한국 대표 박시헌과 미국 대표 로이드 존스 주니어의 결승전에서 존스가 유효 펀치 수에서 86대32로 앞서는 등 경기 내용은 압도적으로 우세했지만 결과는 박시헌의 3대2 판정승이었다. 당시 결과가 발표되자 존스는 말할 것도 없고 박시헌 선수조차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경기 후에 엄청난 폭풍이 몰려 왔고, 결국 뇌물을 받고 편파 판정을 하였던 3명의 심판은 모두 징계를 받았다. 박시헌 또한 국내외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한 채 결국 은퇴했다. 박시헌은 은퇴 후에도 계속해서 죄책감에 시달리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고 한다. 반면 존스는 프로로 전향한 후 34년을 더 활동하며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등 복싱계의 전설적인 인물로 남았다. 그런데 지난 9월 3일, 박시헌 선수가 존스 선수를 직접 찾아가 "내가 금메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 당신에게 돌려주고 싶다. 금메달은 당신의 것이다"라고 말하며 불의하게 얻었던 금메달을36년 만에 돌려 주었다. 거짓과 불의를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차고 넘치는 이 시대에 박시헌 선수의 정직한 고백과 용기있는 참회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과 찬사를 불러 일으켰다.
구약의 율법은 거짓 증언을 아주 심각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출20:16; 신19:16-18). 그런데 열성적인 정통 율법주의 유대인들은 스데반 집사를 율법의 규례를 범한 신성모독죄로 고소하여 즉결 처형을 하기 위해 거짓 증언자들을 매수하여 산헤드린 공회 앞에서 거짓 증언을 하게 하였다 (행6:11, 13). 그 결과 스데반 집사는 돌에 맞아 처형당하므로 기독교 역사상 최초의 순교자가 되었다. 그런데 율법에 목숨거는 정통 유대인들이 모세의 율법을 보호하기 위해 율법에서 심각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는 위증을 조작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거짓 증언은 악인들이 하는 짓이며 (시27:11) 모세의 율법이 중범죄로 규정하는 죄인데 정통 율법주의 유대인들은 율법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들이 열성적으로 추종하는 율법이 중범죄로 규정한 죄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한마디로 말해 ‘위선’이다.
말과 행동이 틀린 것을 ‘위선’이라고 하고, 입으로는 선한 일을 말하면서 실제 행동은 악하게 하는 사람을 위선자(hypocrite)라고 한다. 그러므로 입으로는 정의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불의을 행하는 자는 위선자이다. 입으로는 개혁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기득권을 지키려고 거짓과 부정을 행하는 자는 위선자이다. 입으로는 약자를 위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강자를 위해 사는 사람은 위선자이다. 이렇게 겉과 속이 틀린 사람, 말과 행동이 틀린 사람을 위선자라고 부른다. 그래서 예수님은 겉으로는 거룩한 척, 백성들과 하나님을 섬기는 척 하면서 속으로는 자신의 부귀와 탐욕만을 추구하는 (눅16:14) 바리새인들을 “위선자들”이라고 부르며 책망하셨다. 최근에 한국에서 발생한 어느 개혁 정당에서의 성범죄 은폐 축소 사건을 바라보면서 소위 말하는 지도자들이 얼마나 위선적일 수 있는가 하는 사실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성경은 “선생이 되려고 하지 말라. 선생된 자가 더 큰 심판을 받을 것이다”(약3:1)라고 경고한다. 그래서 때로는 목사라는 직분이 너무 두렵고 그 무게가 한없이 무겁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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