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칼럼- 한마당] 트럼피즘과 한국의 극우보수
무솔리니와 히틀러의 파시즘 망령이 지구촌 곳곳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경제난과 사회혼란을 배경으로 전체주의적 민족주의와 일당 독재에 광기로 치달았던 100년 전 이탈리아와 독일의 몰락한 극우 사조가 좀비처럼 꿈틀댄다.
트럼프 등장 이후 미국이 극히 불안하다. ICE의 야만적인 버지니아 300여명 체포사태에서 충격을 받은 한인동포들은 물론 미국의 이민사회는 합법·불법을 막론하고 잠 못이루는 날들을 보낸다. ‘트럼프 파시즘’이라 지칭될 정도로 보수주의와는 영 딴판인 극단과 극우화의 길을 급속히 내닫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Make America Great Again’, 이른바 MAGA라는 구호 뒤에는 실질적으로 백인의 우월성 회복을 추구하며 소수인종과 이민자들을 멸시하는 반감을 담고 있다. 이민자의 나라에서 이민자와 소수인종을 차별하고 박대하는 모순을 거리낌없이 외치는 것이다. 그 뿐인가. 트럼프의 극우적 정책과 이념현상은 민주주의와 법치를 경시하여 선거불복은 물론 정치적 반대 진영에는 심한 적개심을 표출함으로써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왕이나 독재자처럼 개인숭배에 열을 올리고 폭력적이며 위협적인 언동으로 지지자들의 극단행동을 부추긴다. 밖으로는 자국이기(自國利己)에 매몰된 보호무역과 고립주의, 전통적 동맹을 무시하는 막가파식 갑질 행태도 보이고 있다.
결국 미국사회의 극우화를 날로 강화시켜 ‘파시즘’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민주주의와 자유·인권의 ‘전도사’, 나아가 수호자를 자임하고 인정받아왔던 기존관념을 송두리째 뒤엎는 일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처에 영향을 주어 극우파들의 준동을 부채질하기에 이르렀다.
이웃 미국의 불길한 트럼피즘(Trumpism) 좌충우돌을 날마다 접하고 있는 캐나다는 어떤가. 안락(安樂)하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캐나다는 미국에서 백인우월과 인종차별, 기독교 근본주의 등을 내건 폭력적 비밀결사체 KKK(Ku Klux Klan)단이 흘러들어 한때 위세를 부렸고, 반공단체 ‘Edmund Burke Society'와 인종차별 및 반유대주의 단체 ’Western Guard', 그리고 신나치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Skinhead’ 등 극우적 단체와 운동이 번졌던 이력이 있다. 포용적인 다문화 사회에다 비교적 리버럴(Liberalism)한 정치풍조에 밀려 크게 번창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캐나다 역시 백인 중심의 사회이고 식민주의의 잔흔이 남아있어 물밑의 극우적 움직임과 대안우파(Alt-Right)의 활동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남성 우월주의 극우단체 ‘Proud Boys’를 비롯해, 반이민-반세계화를 표방한 ‘People’s Party (PPC)’, 여성혐오 단체 ‘Incels’, 반 페미니즘 남성권익운동 ‘Manosphere’ 등 극우적 포퓰리즘 세력이 온라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기에 트럼프의 ‘부채질’이 불씨를 돋우는 상황이니, 어느 시기에 위협적으로 발화하는 것은 아닌지, 마치 옆집 개가 광견병에 걸려 발버둥치는 것을 지켜보는 것처럼, 유색 이민자들로선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윤석열과 김건희를 트럼프가 구해준다!”고 외쳐대는 ‘윤 어게인’을 필두로 ‘혐중’시위까지, 12.3 내란사태 이후 준동하는 한국의 극우적 운동세력은, 기존 친일-친미 사대 매국세력에 덧입혀진 ‘트럼프의 부채질’ 효과가 강하게 먹혀든 케이스로 보인다.
대통령직을 비즈니스로 여기며 일가 범죄와 그 부패비리를 덮기에 몰두했던 최악의 권력부부 ‘윤건희’를 맹목 지지하면서 탄핵과 수사와 처벌을 반대하고, 불법선거를 주장하며, 국회를 침탈한 불법 계엄령을 ‘뭐가 문제냐, 야당독재 탓이다’라고 강변하는 반 민주적, 반 의회적 행태가 특징이다. 트럼프의 그것과 너무 닮아있다. 거기에 친미와 친일, 식민과 독재 미화, 나아가 혐중과 반북, 소수자 차별, 노사와 빈부·지역·세대·남녀간 갈등과 대립 부추기기 등 ‘한국적 파시즘’의 징후가 뚜렷하다.
암살당한 찰리 커크를 포함해 트럼프가 칭찬했다는 고든 창, 그리고 모스 탄과 애니 챈(김명혜), 트럼프의 아들 도널드트럼프 주니어 까지 한국을 찾고 자금을 대며 극우화에 공을 들인 성과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시민혈세로 그들을 초청하려 했다. 서울시장 오세훈 뿐 아니라, 국민힘당 자체가 그런 파시즘적 증후군을 보이는 것이 문제다. 여전히 윤건희를 옹호하고, 내란을 선동하며 근거없는 혐중몰이와 ‘국회파행’에 소속의원과 당력을 쏟아붓고 있어 “해산이 마땅한 내란정당”이라는 독설을 자초하는 모양새다.
아무리 ‘트럼피즘’에 영향을 받았다 해도, 성조기에 트럼프 초상화를 흔들어대며 이스라엘기까지 들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한국의 극우세력과 종교인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단체이고 운동일까. 미국과 유럽의 극우세력은 적어도 ‘자국 이기주의’에는 절대 양보가 없다. 그런데 한국의 소위 보수우파와 극우들은 나라가 망하든 말든 국익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대결과 배타(排他)와 적대(敵對)에, 반민주적 권위주의를 신봉하고, 무조건적인 친미와 친일을 주장하니, 그저 사대매국 반동 좀비들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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