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은커녕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어려워"

명태균 국감에 나와서 "오 시장 총 7번 만났다"
반대급부 제시했냐는 질문에 "아파트 사주기로"
"김영선 오 시장 사모해서 서울시장 도와달라고"
김영선도 "오 시장과 명태균 같이 만난 적 있어"

민주당 "특검은 오세훈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
"대질신문에서 밝힐 거면 국민 앞에서도 밝혀야"

오세훈 "명태균 사건은 수사로 진실이 밝혀질 것"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아래는 오세훈 서울시장. 2025.10.23. 연합
 

명태균 씨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불법 여론조작을 요청하고 자신에게 아파트도 사준다고 했다고 직격한 가운데, 여당이 오 시장을 향해 "웬만한 변호사를 사도 커버가 불가능하다"며 "오세훈은 끝났다"고 했다. 오 시장은 "수사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명 씨와의 관계가 떠오르며 수세에 몰린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국감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행안위 국감에서 오 시장과 명태균 증인의 만남이었다"며 "명태균 증인은 당당했고, 오 시장은 11월 8일 특검의 오세훈-명태균 대질 신문을 이유로 대부분 질문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제가 봐도 참 딱하고 옹졸했다. 오 시장은 참 곤혹스러웠겠다. 오 시장은 아마도 (어제가) 인생 최대의 위기이자 치욕스러운 날이었을 것"이라면서, 전날 국감 하이라이트 영상을 회의장에서 재생했다.

 

"올드미스가 오세훈에게 보낸 문자에 연예편지"

 

앞서 명 씨는 전날인 23일 서울시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오 시장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명 씨에게 오 시장과 어떤 연관 관계가 있냐고 추궁하자, 명 씨는 "김영선 전 의원이 오 시장을 소개시켜주려고 하길래 내가 '얼굴이 배반형이라서 난 안 만나겠다'고 도망갔다"며 "그런데 2020년 12월 9일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을 (함께) 만났는데 김 전 의원이 계속 오 시장을 만날 것을 독려했다"고 말했다.

 

명 씨는 오 시장과의 만남에 대해 "총 7번 있었다"고 했고, 오 시장은 명 씨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며 스토킹에 가까운 행위였다고 했다. 또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명 씨에게 "오 시장이 증인에게 '큰일을 해야 해서 서울에 있어야 하는데 숙소가 있느냐'고 물어서 증인이 '없다'고 하니 멘토가 돼달라고 하면서 반대급부를 제시했냐"고 묻자, 명 씨는 "아파트를 사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5.10.23. 연합
 

명 씨는 오 시장과 김 전 의원 관계에 대해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추궁하자, "김 전 의원은 결혼을 안 했다. 올드미스"라며 "나는 오 시장하고 (김 전 의원이 문자를) 주고받은 걸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한병도 의원의 질의엔 "김영선이 이분(오 시장)한테 계속 문자를 보내요"라며 "연애편지가 나와요 거기!"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명 씨와 관련된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으면서 "김건희 특검에서 대질신문 신청을 받아들여줬다"면서 "사실 대질신문에서 제가 밝히고 싶은 게 많다. 여기서 미리 밑천을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사실관계에 대해서 물어보더라도 답변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양해바란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정청래 "서울시장은커녕 사회생활도 어렵겠다"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감 영상을 본 뒤, "(오 시장은) 다음 서울시장은커녕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보장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잘 이겨내시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오 시장은) 명태균의 폭로에는 재판 수사 대비 운운하면서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특검은 이러한 오세훈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김민주 선임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 시장과 명 씨는 시종일관 서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진실공방을 펼쳤다"며 "명 씨는 오 시장을 7차례 만났다고 주장하며 만남의 장소, 시간, 동석자까지 특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집, 청국장, 장어 등 다양한 메뉴 장소와 심지어 전화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이겨야 한다는 눈물 섞인 오 시장과의 통화내용까지 구체적이었다"며 "'명태균게이트'에 연루된 김 전 의원 관련 연애편지 공방은 민망해 거론치 않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24. 연합
 

김 부대변인은 "반면 오 시장은 명 씨가 거짓말쟁이라고는 했지만, 명 씨 발언에는 반박을 하지 못한 채 특검에 나가 대질신문 때 이야기하겠다는 발언만 되풀이했다"며 "최소한 몇 번 만났는지, 전화통화 사실여부 정도는 밝혀도 전혀 문제없을 텐데 모든 답변을 거부했다"고 했다. 그는 "특검 대질신문에서 이야기할 내용을 국민 앞에 못 밝힐 이유가 무엇이냐"며 "당당한 명 씨와 반박하지 못하는 오 시장 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국민들께서 금방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미 서울시민 상당수가 '명태균 게이트'로 오 시장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며 "오 시장의 곤혹스러운 입장은 이해하지만 스스로가 떳떳하다면 명 씨와 7번의 만남과 전화통화 내용의 진실을 밝혀달라. 선거와 무관하게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 대표를 향해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국민께 던진 부동산 폭탄이나 회수해달라"고 하면서 국감에서 화두가 된 문제를 회피했다. 그는 "집값은 불타는데, 한가로이 행안위 '저질 정치 국감' 영상을 돌려보며 오세훈 죽이기에 몰두할 여유가 있냐"며 국민들은 지금 부동산 폭탄의 파편 속에서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사기 범죄 피의자 명태균 사건은 수사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