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일 국방장관 회담 맞춰 나하 기지서 급유

독도 비행훈련 이유로 거부한 지 2개월여 만에
급유지원 거부로 중단된 한일 군사교류 재개

‘다카이치 발언’으로 경색된 중일관계도 영향
상호군수지원협정까지 역사·영토문제가 시험대

 

오는 30일 일본 요코스카에서 만날 예정인 한일 국방장관. 사진은 지난해 11월 1일 쿠알라룸푸르에서 만난 안규백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  아사히신문1월 21일.
 

지난해 11월 성사 직전에 무산됐던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에 대한 일본 자위대 기지의 연료 급유지원이 오는 28일 처음으로 실시된다고 일본언론들이 보도했다.

 

자위대, 한일 국방장관 회담 직전 급유지원

 

일본경제신문은 21일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이 오는 30일께 안규백 국방장관과 일본 가나카와 현 요코스카 시에서 만나 회담할 예정이며, 그 직전인 28일 오키나와 현 나하에 있는 자위대 기지에서 한국공군 ‘블랙이글스’에 대한 연료 급유지원을 실시한다고 일본 항공자위대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블랙이글스는 2월 8-12일에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전시회(WDS 2026)에 참가해 에어쇼를 펼칠 예정이며, 이를 위해 나하 기지에 중간 기착해 일본 자위대로부터 연료를 공급받는다.

 

블랙이글스       나무위키

 

급유지원 거부로 중단됐던 한일 군사교류 재개

 

이로써 지난해 11월 블랙이글스에 대한 일본 자위대의 급유 거부로 중단됐던 한일간 군사교류 · 협력이 다시 강화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블랙이글스는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에어쇼에 참가하기 위해 나하 기지에서 자위대로부터 급유를 받기로 양국이 합의했으나, 급유 대상 항공기 중 T-50B가 독도 인근에서 통상적인 비행훈련을 한 것을 일본 쪽이 문제삼아 돌연 급유를 거부하는 바람에 한일간 최초의 공군 연료 급유지원이 무산됐다. 그에따라 블랙이글스의 두바이 에어쇼 참가도 무산됐다.

 

그 때문에 확장돼 가던 한국 공군과 자위대간 교류가 전면 중단됐다. 한국은 일본의 급유 거부 조치에 반발해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합동 조난 · 수색훈련과 지난해 9월 나카티니 겐 당시 일본 방위상의 서울 방문 때 합의한 한국 군악대의 자위대 음악축제 참가도 중지했다.

 

블랙이글스에 대한 일본 자위대의 이번 급유 조치는 이처럼 중단됐던 한일간 군사교류 · 협력을 다시 재개,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되돌리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일본 나라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형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 사이에서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

 

양국간 군사교류 중단 조치 뒤인 지난해 11월 28일 고이즈미 방위상 취임 축하차 방위성을 방문했던 이혁 주일 한국대사와 고이즈미 방위상도 한일, 한미일 방위협력이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양국 국방장관 회담 조기 개최와 한일 군대간의 인적 교류와 공동훈련 등을 추진하자는 상호 입장을 확인했다.(닛케이 2025년 11월 28일)

 

대만 관련 ‘다카이치 발언’으로 경색된 중일관계도 영향

 

일본이 한국공군 블랙이글스 급유에 대한 태도를 2개월여 만에 바꾼 데에는 자위대의 급유 거부 결정 직후인 지난해 11월 7일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 관련 국회 발언이 부른 중일간의 대립에 따른 갈등과 긴장 고조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0월 21일 출범한 다카이치 정권의 기반세력인 집권 자민당 안팎의 우익세력은 자신들이 일본 고유영토라고 주장해 온 독도(일본명 시마네 현 ‘다케시마’) 인근에서 실시한 한국 공군의 통상적인 비행훈련을 문제삼아 블랙이글스에 대한 자위대의 급유를 강하게 반대했고, 그렇게 해서 나온 급유 거부 결정은 지난해 10월 30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다카이치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기 직전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로 그 뒤인 11월 7일 다카이치 총리의 국회 발언으로 중일관계가 경색되고 중국의 대일 제재조치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일본에겐 외교안보 면에서 한일관계를 개선,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오는 30일 일본에서 열리는 안규백-고이즈미 신지로 한일 국방장관 회담은 지난해 9월 서울에 온 나카타니 겐 당시 일본 방위상의 방한 때 양국이 확인한 국방장관 상호방문의 일환이자 한국 쪽의 장관 답방 형식을 띠고 있으나, 다카이치 정권 출범 이후 출렁이고 있는 동아시아 정세변동도 영향을 끼쳤다.

 

일본 쪽은 안규백 장관 방일 때 요코스카 시내의 해상자위대와 미군 기지를 시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 직전인 28일 공군자위대의 나하 기지에서 한국공군기에 대해 급유할 예정이다.

 

상호군수지원협정까지 역사·영토문제가 시험대

 

한일간에는 연료나 탄약 등 군수물자를 상호 융통하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을 체결하지 않았으나, 항공자위대는 자위대법 116조 규정(자위대의 임무에 지장이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료를 무상대부할 수 있다)에 따라 블랙이글스에 연료 급유를 지원한다. 이런 급유 지원 조치는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과 함께 한일 및 한미일 군사협력 확대의 근간이 될 한일간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을 위한 기반조성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한일간 과거사나 영토 문제를 양국이 어떻게 극복해 갈 것인지가 여전히 중요한 시험대로 남아 있다.                                      < 한승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