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비상사태’ 무효 결의안 가결로 압력…공화당서 6명 이탈
고물가에 피해 입은 유권자 의식한 영향…트럼프 “대가 치를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미국 집권 공화당이 다수당인 연방 하원에서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관세 부과 조치를 취소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통과됐다. 블룸버그는 공화당 의원 6명이 찬성표를 던진 이번 표결에 대해 “관세 정책에 대해 제기된 가장 강력한 반격”이라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정부에 대해 관세 정책의 경로 수정을 요구하는 정치적 압력이 거세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미 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위해 선포한 국가 비상사태를 무효로 하는 공동 결의안을 찬성 219표, 반대 211표로 가결했다. 공화당에서는 토머스 매시(켄터키), 돈 베이컨(네브래스카), 케빈 카일리(캘리포니아), 제프 허드(콜로라도), 댄 뉴하우스(워싱턴), 브라이언 피츠패트릭(펜실베이니아) 의원 등 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재러드 골든 의원(메인)은 민주당 의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행사했다.
해당 결의안이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결의 채택이 실제 관세 철회로 이어질 확률은 낮다. 그러나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나왔다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하원 장악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상원에서 지난해 4월과 10월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중단하는 내용의 유사한 결의안이 각각 통과된 이후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이들 결의안의 부의 자체를 막아왔으나 이날 표결은 저지하지 못했다. 이날 통과된 결의안은 지난해 상원에서 처리한 결의안과는 별건이다.
외신들은 이탈표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이 대통령보다는 고물가와 관세 비용 증가로 피해를 본 유권자들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전략에 대한 공화당 내부의 불편함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허드 의원은 “헌법을 살펴보고 지역구에 최선의 이익이 무엇일지 고려해 투표했다”며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옳은 일이었고 결정을 고수할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뉴하우스 의원은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지렛대로 활용해 더 많은 무역협정을 확보하려는 접근법을 이해하지만, 캐나다에 부과한 관세가 워싱턴 주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은 이날 표결 결과에 관해 “무의미한 행위”라며 “투표 결과에 실망했지만 대통령에게 거부권이 있고, 상·하원에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데 필요한 표(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가 없기 때문에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캐나다뿐만 아니라 멕시코, 중국, 브라질 등에 대한 관세에 이의를 제기하는 다른 결의안들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그레그 믹스 의원(뉴욕)은 멕시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를 취소하는 내용의 결의안 표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액시오스에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원의 표결 전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원이나 상원에서 관세에 반대표를 던지는 공화당원은 선거철, 예비선거에서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의원들을 위협했다. 그러면서 “관세는 우리에게 경제와 국가 안보를 제공했으며, 어떤 공화당 의원도 이 특권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 배시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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