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박스쿨 댓글조작 사건 재판에서 그 정체 드러나
계엄 옹호와 음모론 확산 활동을 벌이는 극우 정당
리박스쿨 댓글공작팀인 '6.3자유승리댓글단(자승단)'의 배후가 극우 정당인 자유민주당이었다는 사실이 재판에서 확인됐다. 자유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에게 댓글공작팀 조직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댓글 활동의 대가로 ‘장학금’까지 지급했다.
지난해 6월 뉴스타파는 리박스쿨이라는 단체에서 댓글공작팀(자승단)을 만들어 댓글 여론을 조작하고, 초등학교 교육에도 침투해 이승만-박정희 정권을 미화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 : '불법 댓글공작팀' 잠입 취재..."손가락 군대로 나라 구하자") 당시에는 리박스쿨의 댓글공작팀을 지원하는 배후까지는 밝히지 못했는데, 재판 과정에서 그 정체가 드러난 것이다.
드러난 리박스쿨 댓글팀 배후는 극우 정당 자유민주당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0부(박옥희 부장판사) 심리로 리박스쿨 댓글조작 사건 세 번째 공판이 열렸다. 리박스쿨 사건 재판 피고는 모두 16명에 이른다. 손효숙 대표와 운영진 최정미 씨 등 리박스쿨 간부들과 이석우 사무총장, 이석복 고문 등 자유민주당 간부들, 그리고 자승단에 소속돼 댓글을 작성한 사람들이다.

왼쪽부터 이석복 자유민주당 고문, 이석우 사무총장,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
자유민주당은 전국에 '윤석열이 옳았다', '이재명의 개 민주당 해체', '5.18 북한개입' 등의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며 계엄 옹호와 음모론 확산 활동을 벌이는 극우 정당이다. 초대 당대표 고영주 씨는 공안검사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이석우 사무총장은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이 정당은 지난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를 공식 지지했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리박스쿨 자승단의 출범 배경은 이렇다.
지난해 4월 28일 오후 4시, 자유민주당 사무실에서 상임고문단 회의가 열렸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석복 고문은 이날 회의에서 자신이 댓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육사구국동지회 회장을 맡고 있는 예비역 장군이다. 이 고문은 “이날 회의에서 댓글이 매우 중요한데 우리 시니어들이 전혀 댓글을 잘 못하기 때문에 댓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참여해서 활성화시키는 게 바람직하겠다”고 안건으로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후 고영주 당대표와 이석우 사무총장이 댓글 교육 (안건)을 받아들이고 (리박스쿨에) 요청을 했다”고 진술했다. 자신의 제안으로 자유민주당이 리박스쿨 측에 댓글팀을 조직했다는 것이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석우 사무총장도 자유민주당의 안건을 손효숙 대표와 의논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석우 사무총장은 상임고문단 회의를 마치고 저녁 6시 44분경 손효숙 대표에게 전화해 “이석복 장군님이 댓글을 하자고 안건을 올렸다. 손 대표님한테 전화를 먼저 드렸으니까 실행 조직을 짜줬으면 좋겠다”면서 “주요 인터넷 기사들 댓글 참여를 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짜서 바로 시작하자고 의결이 났다. 회원들이나 당원들한테 공지를 해서 교육도 시키고 조직화도 시키자”고 제안했다.

리박스쿨 자손군(자승단) 모집 공고 포스터와 활동 요령.
같은 날 저녁 7시 36분, 두 사람은 다시 통화를 나눴다. 이때 손효숙 대표는 “청년 리더 몇 명과 통화를 했고 하루 2시간 정도 한 달 정도는 가능하겠다. 리더들이 글을 올리면 시니어가 눌러주는 방식으로 하자. 그리고 저희가 그렇게 했을 경우에 50만 원 내지 60만 원을 얘기하거든요”라며 이석우 사무총장에게 댓글 작성 비용 지급을 요청했다.
그러자 이석우 사무총장은 “그건 알겠습니다. 금액은 한 50으로 생각하고 있겠습니다”며 “총 150명 정도 있어야 된다”고 답했다. 이석우 사무총장은 자유민주당과 리박스쿨의 연결고리가 되어 댓글팀을 기획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정리하면 리박스쿨의 댓글공작팀은 자유민주당 이석복 고문의 제안 → 자유민주당 이석우 사무총장이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에게 의뢰 →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의 실행을 통해 만들어진 과정이 재판에서 드러난 셈이다.
자유민주당 사무실에서 열린 자승단 출범식
자유민주당 고문단 회의 일주일 뒤인 5월 3일, 자유민주당 사무실에서 6.3자승단 출범식을 겸한 댓글 작성 교육이 열렸다. 강의 내용은 네이버 댓글 쓰는 방법과 베스트 댓글을 만드는 법 등이었다. 교육 후에는 청년 리더와 사수를 지정했다. 청년 리더는 네이버 기사에 댓글을 달고, 나이가 많은 시니어 사수는 공감을 누르는 역할을 맡았다.
자승단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단톡방)도 이날 만들어졌다. 단톡방은 ‘6.3 자승단 전체 멤버 방’과 ‘6.3 자승단 리더방’이라는 제목으로 개설됐다. 단톡방을 만든 사람은 자유민주당 사무원 이 모 씨였다. 이 씨는 이석우 사무총장으로부터 자유민주당 명의 휴대전화인 ‘당 폰’을 지급받아 단톡방을 만들었다. 2007년생인 이 씨는 당시 미성년자였다.

자승단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6.3 자승단 전체 멤버 방’(왼쪽)과 댓글 샘플(오른쪽).
자유민주당, 댓글 활동비 지급 정황
자승단 활동가들에게 금전이 지급된 정황도 드러났다.
2025년 5월 5일, 이석복 고문은 손효숙 대표에게 200만 원을 송금하며 입금자명에 '자승단 청년 장학금'이라고 기재했다. 같은 날 이석우 사무총장도 위헌정당해산국민운동본부(위국본) 계좌에서 리박스쿨 계좌로 200만 원을 송금했다. 위국본은 자유민주당 등 여러 보수 단체들이 모인 연합체 격의 단체로, 더불어민주당을 위헌 정당으로 간주해 해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석우 사무총장은 재판장에서 “이 돈은 현수막 게시 비용”이라고 주장했지만 손효숙 대표는 "실질적으로는 청년 장학금 목적이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손효숙 대표가 해당 자금을 자승단 청년 리더들의 댓글 활동비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관련 계좌 내역을 확보한 상태다.
재판에서 드러난 내용을 종합하면 ▴박근혜 정부에서 언론장악에 앞장섰던 자유민주당 원로들이 리박스쿨 댓글조직을 기획하고 ▴당 지도부가 댓글팀 지원을 추진했으며 ▴리박스쿨은 청년 모집과 운영을 맡아 대선 한 달 전 ‘댓글여론전’을 펼쳤다. 지난해 뉴스타파가 추적했던 '자승단'의 배후에 자유민주당이 있었던 것이다.
다음달 13일 열리는 다음 재판 기일에는 직접 자승단으로 활동했던 장 모 씨 등에 대한 신문이 열릴 예정이다. < 박종화 최혜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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