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오른쪽 둘째)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맨 왼쪽) 등 민주당 의원들이 8일 미 의회에서 경찰개혁 법안을 발표하기 직전 846초 동안 바닥에 무릎을 꿇고 경찰의 과잉진압 도중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뜻을 담아 아프리카의 전통 문양이 새겨진 스카프를 목에 걸었다.

        

목조르기 금지, 면책특권 제한 등, 공화당은 반대대선 앞 쟁점 부상

        

미국 민주당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와 인종차별적 조처에 제동을 걸겠다며 경찰개혁 입법 추진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이 반대 뜻을 보이고 있어,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경찰개혁 문제가 첨예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저지하고 책임과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경찰개혁 법안을 공개했다. 최근 몇년 동안 미 의회가 경찰의 치안활동에 가장 광범위하게 개입한 사례다. <뉴욕 타임스>는 경찰노조와 법 집행 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가 수십년 동안 요구한 많은 제안들이 담겼다고 평가했다.

134쪽 분량의 법안은 과도한 폭력 사용 등 경찰의 직권남용 행위에 대한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CNN> 보도를 보면, 최후의 수단일 경우를 제외하고선 경찰의 총기 등 살상무기 사용을 제한하고 목조르기 제압 방식을 금지하고 있다. 문제적 경찰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관할 구역을 옮기는 것을 막고자 전국 경찰 직권남용 등록부를 만드는 방안 등도 담겼다.

민주당 의원들은 10일 하원 법사위원회에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 등을 불러 경찰의 과도한 폭력 문제 등에 대한 증언을 청취하는 등 법안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경찰개혁 법안을 발표하기 직전 미 의회 바닥에 846초 동안 무릎 꿇기를 했다. 플로이드의 죽음을 계기로 분출된 경찰개혁의 목소리를 반드시 법안에 담아내겠다는 의지를 다진 의식이다.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것(경찰개혁 법안)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경찰개혁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도 일부 제도적인 손질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의회 차원의 광범위한 개입에는 반대한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적인 좌파 민주당이 경찰 예산을 끊어버리고 경찰을 폐지하려고 한다고 역공하며 이념 논쟁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강력한 경찰 노조가 분명히 반대할 민주당의 개혁법안이 초당적 지지를 받을지 불명확하다많은 공화당 의원들은 이미 좌파 민주당과의 싸움이라고 묘사하며 정치적 전선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 이정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