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전망치보다 7.7%p나 낮춰 소득없는 노동자에 재정혜택 가야

       

세계은행이 8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5.2%로 전망했다. 지난 1월 전망치(2.5%)보다 7.7%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이 될 것이라며 이같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내년에는 1.6%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선진국 성장률은 -7%, 신흥·개발도상국은 -2.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성장률은 서비스업 타격, 산업생산 감소 등으로 -6.1%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지역(-9.1%)과 일본(-6.1%)도 큰 폭의 역성장이 예상됐다. 중국은 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에 대해선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세계은행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3배가량 가파른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세계경제의 위기는 금융위기나 통화·재정정책의 실패, 전쟁, 유가변동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했지만, 이번 사태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팬데믹)이라는 단일 요인으로 촉발된 최초의 위기라고 평가했다.

세계은행은 경제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에 대해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 압력에 대비한 통화정책과 재정지원 대상을 적절히 선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이 집중된 고정 소득이 없는 자영업자, 비정규직, 임시근로자에게 혜택이 직접 가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보건의료 시스템 개선 및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중장기 과제로 언급했다.

세계은행의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전망치(-3%)보다 더 낮다. 세계은행은 각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달러로 환산할 때 시장환율을 기준으로 하고, 국제통화기금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는 구매력평가(PPP) 기준 환율을 사용한다. 보통 시장환율에서는 개발도상국의 통화 가치가 저평가되기 때문에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바꿀 경우 성장률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세계은행의 전망을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4.1%, 2021년은 4.3%. < 이경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