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찰 "60대 한인폭행, 노인학대 중죄증오범죄 불확실"

한인 남성 "흑인 가해자가 폭행 후 말 없이 도주" 진술

손녀 '한인 이유로 구타' 글 삭제"한흑 대결 조장 안 돼"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알토에 거주하는 60대 한인 남성이 길거리에서 흑인으로부터 불의의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하자,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리알토 경찰은 10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노인 학대라는 중범죄로 이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다만 "이번 사건이 인종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는 정보가 온라인에 돌고 있지만, 용의자의 (범행) 동기를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인종적 동기에 따른 범죄인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60대 한인 폭행 사건과 관련해 미 경찰이 낸 보도자료

경찰은 앞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의 문의에도 "60대 한인 남성이 증오 범죄를 당했는지와 사건의 구체적인 발단이 무엇인지는 아직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으며 조사 중"이라고 답변했다.

경찰은 보도자료에서 이 사건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가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과 관련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피해자에게 한 것은 없으며 버스 안에서 구타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전날 오전 630분께 리알토 시내의 버스 정류장 앞에서 벌어졌다.

피해자인 한인 남성은 경찰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뒤에서 밀쳤고, 인도와 차도 사이 경계석에 부딪혀 얼굴이 찢어지는 큰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한인 남성은 또 가해자가 자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도주했으며, 검은색 후드가 달린 상의와 흰색 바지를 입은 흑인 남성이라고 진술했다.

이번 사건은 피해를 본 할아버지의 사진을 손녀가 소셜미디어에 공유해 알려졌다.

피해자의 손녀(아이디 meadow)는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자신의 할아버지가 버스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이나 바이러스'를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구타당했다고 썼다.

이에 대해 리알토 경찰은 보도자료에서 "소셜미디어에 오보를 게재한 가족도 실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손녀는 이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할아버지의 폭행 피해 글과 사진을 트위터에서 삭제했다.

대신 손녀는 "이번 일로 한인과 흑인 간 대결을 조장해선 안 된다""많은 사람이 이번 일을 아시아계와 흑인의 대결로 바꾸려 하고 있다. 제발 모두가 서로를 미워하는 것을 중단해달라"고 말했다.

손녀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인터뷰 요청에 "더는 할아버지와 관련된 보도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알려왔다.

재미교포 손녀 트위터로 실상 고발네티즌 분노·슬픔

            

최근 미국에서 흑인 사망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 한인 노인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는 인종차별 사건이 벌어졌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재미교포인 피해자의 손녀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할아버지가 지난 9일 버스에서 한국인이라서 폭행을 당해 크게 다쳤다는 내용을 올렸다고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멀지 않은 리알토 지역으로 이 노인을 폭행한 사람은 흑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손녀는 트위터에 얼굴에 피멍이 든 할아버지의 사진을 올렸다.

이와 함께 "그들은 차이나 바이러스를 원치 않았다면서 내 할아버지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버스에서 구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하고 모두 아시아인을 쫓아내기 시작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 트위터를 본 많은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이 한인 노인의 고통에 대해 분노와 슬픔을 표했다.

한 네티즌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존재해온 미국인의 인종 차별 감정을 성공적으로 불러일으켰다"고 비꼬았다.

다른 네티즌은 "아시아인들은 인종 차별에 맞서 싸우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네티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차별받는 아시아인들을 포함해 모두의 인종 평등을 위해 중국, 한국, 일본이 연대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