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담당 집행위원

다자주의·협력 강조반중 전선불참 밝혀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 유럽연합(EU)이 다자주의와 협력을 강조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전선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일방적으로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담당 집행위원은 14일 공식 누리집에 더 거칠어진 바다에서 유럽의 이익과 가치를 나침반 삼아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편들기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유럽연합은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고 우리 식의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연합의 외교정책은 다자주의와 협력에 기반할 것이며, -중 갈등 속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면서 냉전 시절과 같은 대립구도를 만드는 데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보렐 집행위원은 유럽과 미국의 관계는 대단히 중요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항상 동의하는 건 아니라며 유럽연합은 미국 주도의 반중전선 구축에 참여하지 않고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선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담당 집행위원은 14(현지)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대신 유럽의 이익과 가치를 나침반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렐 집행위원의 이런 발언은 15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유럽연합 각국 외교장관 간 화상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9일 제10차 유럽-중국 전략대화에 참여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3시간가량 양자 간 현안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벌인 바 있다.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3전략 전망 보고서를 통해 유럽-중국 관계를 기후변화 등 국제적 현안 해결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 기술적 우위를 놓고 경제적으로 경쟁하는 관계 체제적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 등으로 규정한 바 있다. 유럽연합이 중국을 라이벌로 규정한 것은 1975년 외교관계 수립 이후 처음이었다.

보렐 집행위원은 전략 전망 보고서에서 체제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체제 경쟁적 측면보다 라이벌이란 측면이 더욱 부각된 것 같다유럽연합과 중국의 관계는 복잡하고 다면적일 수밖에 없으며, 중국의 국제 정치적 위상이 높아진 만큼 역할도 커져 협력해야 할 분야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