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확진 판정 후 대구의료원서 투병…2차례 음성 나와 퇴원
가족 "의료진께 감사, 입원한 모든 분 완쾌해 가족 품에 돌아가길"
"엄마! 엄마!"
22일 오후 2시 20분께 대구 서구 대구의료원 동관 건물 뒤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3달 가까이 입원한 90대 노모의 퇴원을 기다리던 백발의 60대 막둥이 김모(64)씨는 초조한 표정으로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하는 동작을 반복했다.
10분 뒤 푸른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휠체어에 앉은 정순분(98)씨가 의료진 도움을 받아 출입문 밖으로 나오자 어린아이처럼 두 팔을 쭉 뻗은 채 양손을 흔들며 뛰어갔다.
막내와 함께 어머니를 기다리던 누나 김모(68)씨도 "엄마! 엄마!"를 연신 외치며 한달음에 달려갔다.
83일 동안 가족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코로나19에 맞서 버텨온 정씨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자녀 손을 꼭 잡고 흐느꼈다.
아직 기운을 완전히 되찾지 못한 듯했지만 "밖에서 맘고생 많았다"며 자식 걱정부터 했다.
허리와 무릎 상태가 나빠 2년 전부터 요양병원에서 지낸 정씨는 지난 3월 31일 오후 늦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이튿날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막내아들 김씨는 이송 당일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까지 요양병원 앞을 지켰다. 어머니가 언제 다른 병원으로 옮겨갈지 몰라 새벽부터 기다렸다.
그는 8시간이 지난 오후 2시 50분에서야 구급대원들이 끄는 환자 운송용 병상에 누워 바깥으로 나오는 어머니를 먼발치에서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달 16일 받은 검사에서 정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다음 날 다시 양성으로 나왔다.
하루아침에 검사 결과가 정반대로 나오는 상황이 수차례 반복하자 가족들은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 갔다.
'만에 하나 병세가 악화해 돌아가시기라도 한다면 임종도 지킬 수 없는데…'라는 걱정에 전전긍긍하며 보낸 날이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그러나 바깥에 있는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얼굴은 볼 수 없어도 가족이 항상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의료진을 통해 사진과 편지, 빵 등 간식거리를 전달하는 것이 전부였다.
정씨는 지난 21일과 이날 오전 2차례 한 검사에서 잇따라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할 수 있었다.
아들 김씨는 "고령인데도 불구하고 힘든 치료과정을 잘 견뎌주셔서 정말 고맙다"며 "의료진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입원한 모든 분이 완쾌해 가족 품으로 돌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치료만 잘 받으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최근 대구에서는 신규 확진자 수가 대폭 줄었으나 여전히 산발적 지역 감염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병원 및 생활치료센터에 입원·입소 중인 지역 확진 환자는 4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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