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자·실업자 노조 결성 등 뒷받침, 20대 국회선 자동폐기 다시 제출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대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 정병하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임서정 차관, 윤문학 국방부 인사기획관.

               

실업자와 해고자도 노조 활동을 할 수 있고, 병역판정검사에서 4(보충역) 판정을 받은 사람도 현역 복무를 선택할 근거가 될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3개의 비준이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고용노동부는 7일 국무회의에서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가운데 결사의 자유에 관한 87·98,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29호 등 3개의 비준동의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비준동의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친 뒤 이달 중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내용의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고, 20대 국회 임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핵심협약 87호는 노사의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단체의 설립 및 가입·활동 등을, 98호는 노사의 자유로운 교섭 보장과 노조 활동에 대한 불이익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실업자·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 허용, 퇴직 공무원·교원과 소방공무원, 대학 교원 등의 노조 가입 허용, 전교조 합법화 등이 이 결사의 자유 협약 2개와 관련돼 있다. 모든 형태의 강제노동을 금지한 29호는 사회복무제와 관련돼 있는데, 이를 비준하면 보충역 대상자도 강제노동 소지가 있는 사회복무요원 대신 현역 복무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비준동의안 의결에 앞서 최근 이를 뒷받침할 노조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병역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핵심협약 비준은 현재 진행 중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무역분쟁 해결 절차인 전문가 패널 심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전날 사전 브리핑을 통해 핵심협약 비준은 잠재된 통상 리스크를 해소하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가급적 금년에 비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김양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