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기쁨과 소망] 영원히 간직할 것들
송민호 목사 (토론토 영락교회 담임목사)
‘황금의 입’을 가진 투쟁가로 알려진 4세기 교부 요한 크리소스톰(349-407)은 ‘세상에서 진정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현재 소유물을 하나씩 들여다 보았습니다. ‘내가 사는 집을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입고 있는 옷을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의 영혼을 담고 있는 내 몸을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의 마음은 편치 못했습니다. ‘지금 사는 집은 언젠가는 반납해야 하고, 지금 입고 있는 옷도 역시 해어져 버리거나 남을 줄 것이며, 이 몸도 태어날 때 빌려주셨다가 죽는 날 도로 가져가실 것이니, 진정 나에게 속한 것은 없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진정으로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찾지 못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크리소스톰의 판단이 맞습니다. 영원히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젊어서는 모으기를 좋아합니다. 우표나 동전을 모으고, 여행에서 기념품을 사 오고, 책이나 음반 모으기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이런 것들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어차피 죽으면 가져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지요.
그래도 크리소스톰은 ‘내 것이 있다’는 긍정적인 결론을 내립니다. 살아있는 동안 사랑을 실천하며 믿음으로 성숙해진 나의 영혼은 하나님 앞에 가서도 계속해서 자신의 것이라는 진리를 깨달은 것입니다. 만일 그의 믿음이 이전보다 성숙해졌다면, 변화된 믿음은 자신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고, 소망과 사랑도 마찬가지로 성숙해진 만큼, 자신의 것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내 안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는 덕목들, 그것들은 내 것입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것을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을 구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물질의 유혹과 욕심을 경계하십시오. 대신 하늘의 보물을 쌓으려 노력하십시오. 바로 믿음, 소망, 사랑입니다. 코로나 팬더믹 기간 동안 우리는 귀한 진리를 깨닫고 있습니다. 한순간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비정한 사실은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소중한 사실을 보게 합니다. 진정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을 추구하시기 바랍니다.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고전 13:13)
주님 안에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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