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와 여객선 운항 통제, 열차 운행도 일부 막혀북한에 상륙

 


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제주도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정전과 시설파손 등 피해가 잇따르고 일부 주민들이 일시 대피했다.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태풍 바비로 인한 일시대피 인원은 10세대 29명이다. 이들은 이달 초 장마로 산사태 피해를 겪은 전남 곡성 주민들로, 태풍으로 산사태 위험이 다시 커짐에 따라 인근 숙박시설로 대피했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집계된 태풍으로 인한 시설피해는 모두 101건이다. 공공시설이 60, 사유시설은 41건이다.

공공시설 피해는 가로수 23, 가로등·전신주 19, 중앙분리대 파손 18건 등이다.

사유시설 피해는 건물 외벽 등 파손이 27, 간판 훼손이 14건 각각 보고됐다.

충남 태안의 한 양식장에서는 일시 정전으로 인해 가동한 비상 발전기가 과부하로 고장 나면서 넙치 200만마리가 폐사했다.

제주와 충남 등에서는 모두 1633가구가 정전피해를 겪었다. 이 가운데 제주 887가구, 충남 335가구, 광주 315가구는 복구가 완료됐으나 전남 신안군 96가구는 여전히 전기공급이 끊긴 상태다.

제주도가 제8호 태풍 '바비'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26일 오전 거대한 파도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방파제를 넘고 있다.

곳곳에서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통제되고 열차 운행도 일부 막혔다.

항공기는 제주공항 206, 김포공항 71, 김해공항 58편 등 전날부터 모두 11개 공항에서 438편이 결항했다. 인천공항 활주로는 이날 오전 2오전 7시 일시 폐쇄됐다.

여객선은 99개 항로, 157척의 발이 묶였다. 유선(유람선) 142척과 운송 목적의 도선 74척도 통제됐다.

철도는 광주송정순천 경전선과 호남선 목포광주송정 구간, 장항선 용산익산 구간의 운행이 안전을 위해 전날 저녁부터 중지됐다.

전남 신안 천사대교도 전날 오후 7시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통행이 제한됐다.

소방당국은 인력 1421명과 장비 397대를 동원해 350여건의 안전조치를 했다. 주택 관련이 44건이고 토사·낙석 등 도로 장애물 제거는 75, 떨어진 간판 철거 등은 231건이다.

제주와 전남 순천, 경남 함양·함안 등 13곳에서는 470t의 급·배수 지원을 했다.

태풍 바비 바람 세기 역대 9볼라벤 ·링링보다 약해

황해도 옹진반도 상륙, 강도 매우 강순간풍속은 낮아

8호 태풍 바비는 27일 오전 545분께 북한 황해도 옹진반도로 상륙했다. 천리안기상위성 2A호가 오전 540분께 촬영한 위성영상.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8호 태풍 바비는 비슷한 경로와 강도의 2012볼라벤2019링링보다 강도는 강했지만 최대 순간풍속 순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27태풍 바비는 오전 545분께 북한 황해도 옹진반도 부근으로 상륙했다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는 중부지방에는 서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순간풍속 초속 3040m, 내륙은 초속 203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고 밝혔다.

태풍 바비는 26일 오후 3시께 제주도 서쪽 200를 지날 때 중심기압 945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 45m의 강도 매우강태풍으로 발달해 서해상으로 북상하면서도 크게 세력이 약해지지 않았다. 황해도에 상륙할 때도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39m의 강도 이 유지됐다.

태풍 바비로 인해 가장 강한 바람이 분 곳은 전남 신안 흑산도로 나타났다. 흑산도에서는 26일 오후 829분에 최대 순간풍속 47.4m가 기록됐다. 역대 태풍 순위 9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풍속은 볼라벤과 링링에는 뒤지는 기록이다. 볼라벤 때는 역시 흑산도에서 초속 54.4m가 측정돼 역대 5위를 기록했다. 링링 때는 전남 완도에서 초속 51.8m(역대 7)가 관측됐다.

서울 지역 최대 순간풍속에서도 바비는 볼라벤과 링링에 뒤졌다. 볼라벤 때는 김포공항에서 초속 34.0m, 링링 때는 구로에서 초속 30.0m가 기록된 반면 바비는 김포항공에서 초속 25.9가 측정된 것이 가장 강한 바람이었다.

바비로 인해 측정된 주요 지점의 최대 순간풍속은 27일 오전 5시 현재 인천 옹진군 목덕도 초속 41.4m, 충남 태안 북격렬비도 44.2m, 전남 진도 서거차도 39.5m, 경남 통영 매물도 24.2m, 제주 윗세오름 36.4m, 제주공항 32.7m 등이다.

전남 신안 가거도에서는 26일 오후 3시 초속 43.4m의 최대 순간풍속이 측정됐지만, 강한 바람에 의한 정전으로 자동기상관측장비가 고장나 더 이상 측정되지 못했다. 2003년 태풍 매미 때 기록된 최대 순간풍속 1위 값인 초속 60m도 당시 자동기상관측장비가 고장나기 전 마지막 값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비는 많은 비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됐고, 실제로 곳곳에서 많은 강수량이 기록됐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가장 비가 많이 온 곳은 제주도 삼각봉으로 440.5가 관측됐다. 강수는 주로 남해안 지역에 집중돼 경남 산청 지리산 212.5, 함양 138.0, 전남 순천 146.0, 남원 뱀사골 139.0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이밖에도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에는 60.0, 강원도 고성 미시령 46.0, 충남 보은에 70.6의 비가 왔다. < 이근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