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파벌 지지 받으며 출마 선언자민 총재선거 14

일본 차기총리에 스가 유력…"국회의원 표 60% 확보"

     

총리 당선이 유력시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2일 오후 5시 기자회견에서 총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총리 당선이 유력시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2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아베 총리의 노력을 확실히 계승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정권의 연장선에서 국정을 운용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스가 장관은 이날 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78개월 동안 관방장관을 하면서 총리와 함께 일본 경제 재생, 외교안보 재구축, 사회보장제도 확대 등 중요한 과제를 대처해왔다코로나19 등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면서 경제 회복을 도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아베 계승을 표명한 스가 장관은 아베 정권의 핵심 현안을 적극 추진할 뜻을 밝혔다. 특히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 활로를 모색하고 싶은 마음은 아베 총리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교 안보와 관련해 -일 동맹을 기본으로 가까운 여러 나라와 관계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당내뿐 아니라 주변 국가에서도 우려하고 있는 적기지 공격 능력보유 문제도 여당과 협의하면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의 대표적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해선 책임을 갖고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출마를 결정하면서 일본 총리 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스가 장관은 이미 자민당 내 7개 파벌 중 5곳의 지지를 확보해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자민당은 이날 임시 총무회를 열고 8일 총재 선거를 고시하고 투·개표 일정을 14일로 확정했다. 이번 선거는 당원을 뺀 국회의원 중심의 양원 총회 방식으로 실시된다.

스가 장관은 요코하마 시의회 의원을 거쳐 1996년 중의원 선거(가나가와현 제2)에서 처음 당선된 뒤 8선을 했다. 1차 아베 내각에서 총무상으로 입각한 뒤 2차 아베 내각부터 78개월 동안 관방장관을 맡고 있다. < 김소연 기자 >

"안중근은 범죄자"일본 총리로 유력한 스가가 남긴 말

 외교정책 직접 관여 적어 '베일'"아베 정권 계승" 관측

일본의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커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사고방식이나 역사관 등에 관심이 쏠린다.

스가는 201212월 제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출범 후 줄곧 관방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거의 매일 기자회견을 했으며 일련의 발언에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회견 중 발언은 아베 정권의 노선과 궤를 같이했으며 한국에 대해 각을 세우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특히 회자하는 발언 중 하나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를 저격한 안중근(安重根·18791910) 의사에 관한 언급이다.

20131119일 스가는 안중근 표지석 설치를 위한 한국과 중국의 움직임에 관한 질문을 받고서 "우리나라(일본)는 안중근에 관해서는, 범죄자라는 것을 한국 정부에 그동안 전해왔다"며 표지석이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41월 중국에 안중근 기념관이 개관하자 "우리나라의 초대 총리를 살해, 사형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고 말해 한국과의 역사 인식 차이를 실감하게 했다.

20188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피해자의 입장에서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발표했을 때는 "일본 정부의 설명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극히 유감"이라고 반응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달 28일 오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왼쪽) 관방장관이 고개를 숙여 예의를 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제 강점기 징용 문제를 다룬 한국의 사법 절차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강제 매각될 경우 일본의 대응에 관해 "방향성은 확실히 나와 있다"(TV 출연 발언)며 보복 조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관련 기업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일본 기업의 정당한 경제 활동 보호 관점에서 온갖 선택지를 시야에 넣고 계속 의연하게 대응하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과 맞서는 내용의 발언이 많았다.

다만 스가는 일본 정부 대변인이고, 한일 관계가 경색된 국면에서 나온 발언들이라서 이를 스가의 사고방식과 동일시 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그가 과거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만류하거나 일부 정치인이 한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할 때 주의를 촉구한 점 등에 비춰보면 한일 관계가 더 악화하지 않게 노력할지도 주목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기자회견 중 비서관으로부터 답변 요지가 적힌 종이를 전달받고 있다.

총리 부재 시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관방장관으로 장기 재직해 최근 수년간 외국을 방문한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고 대외 활동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스가의 외교 정책 방향이 어떻게 될지는 베일에 싸여 있는 분위기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스가가 총리가 되는 경우 '위기관리 내각'으로서 아베 정권을 계승하는 것이 기본이 될 것이라고 2일 관측했다.

외교 정책 수완은 "미지수"이며 일본이 중시하는 미일 관계를 심화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스가는 독자 지지 기반이 약해 다른 파벌의 지원을 받아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각 세력의 이해관계를 절충하며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베내각 계승 의미"자민 주요 파벌 잇따라 지지

 선거방식이 남은 변수이달 16일 임시국회서 선출

 

기자회견 하는 스가 일본 관방장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최근 사의를 밝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후임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스가 관방장관이 각 파벌의 지지를 확대해 우위를 차지했다고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讀賣)신문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細田)파가 스가 관방장관을 지지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전날까지 자민당 국회의원 중 스가 지지 세력이 약 60에 달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번 총재 선거가 스가 관방장관을 축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보도했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스가에 대한 지지가 대세가 됐다고 전했다.

자민당이 총재 선거 방식을 어떻게 할지 1일 결정할 방침인 가운데 스가 대세론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가운데 정책을 안정적으로 계승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 것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날 호소다(98)파가 간부 회의를 열어 스가 관방장관을 지지한다는 방침을 표명하고 아소파(54)를 이끄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가 스가에 대한 지지를 철저하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호소다파 회장인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전 자민당 간사장은 "아베 내각의 계승이라는 의미에서, 기대할 수 있는 총재로서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스가를 지지하기로 한 배경을 기자들에게 밝혔다.

이에 앞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이 이끄는 니카이파(47)가 스가 관방장관을 지지하기로 한 상황이다.

이들 세 파벌의 국회의원 수만 합해도 자민당 국회의원(394)의 절반을 살짝 넘는 199명이다.

당내에는 파벌에 속하지 않고 스가를 지지하는 이른바 '스가 그룹'30명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은 총재 선거 방식과 일정 등을 1일 결정한다.

자민당은 이달 14일 총재 선거를 실시하고 16일 임시국회를 소집해 차기 총리를 선출하는 일정을 1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변수는 선거 방식이다.

지도부는 국회의원이 중심이 되는 약식 투표인 양원 총회 방식을 택한다는 방침인데 당원이 참여하는 정식 투표를 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양원 총회 방식은 국회의원 표 394표와 자민당 각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부 연합회 대표의 141표를 합해 535표로 차기 총재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당원이 참여하는 정식 투표를 하면 국회의원 표 394표와 당원 표 394표를 합한 788표로 다음 총재를 뽑는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한층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

만약 양원 총회 방식의 투표가 확정되면 이시바 전 간사장이 판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는 당원들에게는 인기가 많지만, 국회의원 지지 기반이 빈약하다.

스가 관방장관이 당내 의원 표를 절반 넘게 확보함에 따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이 당선될 가능성은 상당히 작아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