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미·인·호·일 참여한 ‘쿼드’ 다자 안보 동맹으로 공식 기구화”
한국·베트남 등 7개국 확대 언급 “나토도 처음 12국이 27국 됐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인도·오스트레일리아·일본이 참여하는 비공식 전략포럼인 ‘4자 안보대화’(쿼드)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다자 안보 동맹으로 공식기구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등 주변국 참여를 통한 기구 확대·강화 방침도 내비쳤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31일 화상으로 열린 ‘미국-인도 전략동반자 포럼’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강력한 다자기구가 마련되지 못한 상태”라며 “역내 각국도 나토나 유럽연합 같은 다자기구를 공식기구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리처드 버마 전 인도 주재 미국대사와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비건 부장관은 “태평양 국가이자 민주주의란 가치를 공유하는 쿼드 참여국은 경제발전과 안보의 혜택을 지역 내에서 확장시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판 나토 설립 얘기가 나오는데, 나토 역시 제2차 세계대전 직후 12개국으로 출발해 오늘날 27개국으로 확대됐다”며 “쿼드에 참여하는 4개국으로 먼저 출발하는 게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가을 뉴델리에서 쿼드 각료급 회담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혀, 이 자리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임을 내비쳤다.
쿼드 확대 방안도 언급했다. 비건 장관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방역 대책 논의를 위해 쿼드 4개국과 한국·베트남 ·뉴질랜드 등 7개국이 그간 주례 차관급 접촉을 이어왔다는 점을 소개하며 “쿼드는 배타적 기구가 아니며 역내 다른 국가도 기구 공식화 논의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쿼드 확대·공식화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엔 “중국의 위협과 도전에 대처하는 것만으론 다자안보기구 설립 목적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비건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 다자안보기구의 목표를 중국 봉쇄나 중국의 위협에 대한 방어용으로 한정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긍정적인 측면의 목표도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비건 부장관은 이어 미국·인도 주도로 1992년 시작돼 2015년부터 일본도 참여하고 있는 말라바르 합동 해상훈련에 최근 오스트레일리아가 초청된 것을 다자안보기구가 상설화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그는 “인도가 오스트레일리아를 말라바르 훈련에 참가하도록 초청 의사를 밝혔다. 인도-태평양 해상의 통행 자유와 안전 보장에 있어 큰 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도는 2007년 훈련 당시 오스트레일리아를 초청했으나, 중국의 거센 반발에 밀려 이후 초청을 중단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1일 “지난 6월 히말라야 국경지역 유혈충돌 이후 중국을 대하는 인도의 태도가 달라진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이날도 인도 주재 중국대사관은 공식 누리집에 “인도군이 국경지대 실질통제선을 재차 침범했다”고 비난하는 글을 올리는 등 양국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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