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병원 언어적 자극에 반응, 장기적 영향은 아직 판단 일러

 

독일 정부가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던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독일 정부가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던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의식을 찾았다.

나발니를 치료 중인 독일 베를린 샤리테병원은 나발니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고 밝혔다고 7<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샤리테병원은 나발니가 언어적 자극에 반응하고 있다며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독극물 중독에 따른 장기적 영향을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항공기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나발니 측근들은 독극물에 중독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나발니는 독일의 시민단체가 보낸 항공편을 통해 지난달 22일 베를린에 도착해 샤리테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나발니가 샤리테병원으로 이송되기 전인 지난달 21~22일 입원했던 러시아 옴스크 구급병원은 나발니가 독극물에 중독됐다는 징후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독일 정부는 나발니가 노비초크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가 나발니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유럽연합(EU)과 함께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 조기원 기자 >

 

나발니 사건따져묻는 독일, 러시아에 가스관 사업영향 경고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연결 사업인 노르드스트림2 구간 지도. 지도는 이 사업을 주도하는 러시아 국영 회사 가스프롬이 작성한 것이다.

        

독일 정부가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독극물 중독의혹과 관련해,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천연가스관 연결 프로젝트인 노르드스트림2’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독일 정부가 완공을 코 앞에 둔 이 초대형 사업과 나발니 사건을 관련지은 것은 처음이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6일 독일 신문 <빌트 암 존탁>에 실린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노르드스트림2에 관한 우리 입장을 바꾸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 2일 러시아에서 독일 병원으로 이송된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초크에 중독됐다며 러시아는 사건 조사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하이코 장관은 러시아가 (나발니) 사건에 대해 며칠 내에 협조하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 (노르드스트림2 사업) 파트너와 상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독일이 노르드스트림2까지 언급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동안 노르드스트림2 사업과 나발니 사건을 관련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노르드스트림2는 러시아와 독일 1225거리를 천연가스관으로 잇는 사업이다. 지난 2011년 시작됐으며 발트해를 거쳐서 한해 550천연가스를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보낼 수 있다. 독일은 탈원자력발전 및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생산량이 들쑥날쑥한 단점이 있다. 재생에너지 위주 에너지 정책을 보완하기 위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천연가스 파이프를 이용해 대량 수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노르드스트림2 사업은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높인다는 측면 때문에 애초부터 논란이 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러시아가 해로운 영향력을 끼친 사업을 돕는 회사들에 분명히 경고한다.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며 압력을 가했다. 미국의 노골적 압력 배경에는 자국 천연가스 유럽 판매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미국의 압력에 노르드스트림2 스위스 참여업체 한 곳이 공사를 포기해 총 공사구간 1225150를 남기고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러시아가 자국 배를 사용해 올해 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독일 정부가 노르드스트림2 사업 포기를 최종 선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코 외무장관도 <빌트 암 존탁> 인터뷰 때 노르드스트림2 사업을 취소하라고 주장하는 이들에 대해 결과를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럽 12개국 100개 이상 회사가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100개 이상 회사 중) 절반 정도는 독일 회사라고 말했다. < 조기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