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전투장은 코 점막진입-차단 인자 치열한 승부

 

코로나바이러스 구조도. 픽사베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호흡기뿐 아니라 여러 장기 조직에도 해를 끼친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려면 인체의 어느 조직이 바이러스에 취약한지를 파악하고, 바이러스의 그 다음 목표 부위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독일 신경퇴행성질환센터와 미국 코넬대 연구진이 이와 관련한 종합 참고자료가 될 수 있는 신체 부위별 감염 위험 지도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부위별 감염 위험을 측정하기 위해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데 직접 작용하거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28개 유전자를 선별했다.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함께 병원체의 세포내 증식에 필요한 단백질, 병원체의 세포 침투를 방해하는 효소 등이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연구진은 이것들을 한마디로 스카프’(SCARF=SARS-CoV-2 and coronavirus associated receptors and factors)로 명명했다. ‘코로나19 및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수용체와 인자들이란 뜻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ACE2 수용체 단백질이지만 이것 말고도 세포 감염에 관여하는 인자들은 매우 많다.

연구진은 우선 코 점막, , , 신장, 심장, , 생식기 등 다양한 조직의 인체 세포 40만개에서 유전자가 어떤 발현 양상을 보이는지 분석했다. 어떤 세포에서 스카프가 발현되고 해당 조직 내 세포 가운데 몇%가 이 인자를 발현하는지 등을 살펴봤다.

인체 부위별 코로나19 감염 위험 지도. 각 부위별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개입하는 인자들과 이 인자들이 발현하는 세포 유형을 표시했다. 화살표 그림은 진입 인자, 병 모양은 진입 보조 인자, 비강의 홈 파인 원은 차단 인자. 셀 리포트 제공

 장, 신장, 고환, 태반도 감염 취약한 핫스팟

그 결과 바이러스와의 가장 큰 전투장은 이미 알려진 대로 코 점막이었다. 바이러스 감염 과정에 가장 먼저 벌어지는 이곳의 전투 결과는 이후 감염의 전개 양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코 점막 세포에는 ACE2 수용체처럼 감염을 촉발하는 인자뿐 아니라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는 인자(IFITM3, LY6E)도 있다. 예컨대 IFITM3은 체내 면역계의 1차 방어선을 구성하는 선천 면역 물질의 하나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에서 바이러스가 세포막을 뚫지 못하게 하는 단백질로 확인된 물질이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같은 작용을 할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일단 바이러스와 접촉하게 되면 코 점막에서는 진입 인자와 차단 인자 사이에 치열한 줄다리기가 펼쳐진다. 그렇다면 누가 이 줄다리기에서 승자가 될까? 연구진은 나이에 따라 코 점막 조직 진입 인자의 발현 수준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젊은이(30세 미만)에 비해 기성세대(50세 이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진입 인자를 발현하는 비강 세포가 훨씬 더 많았다. 이는 노인들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이유 가운데 하나를 설명해준다.

(소장·대장)과 신장, 고환, 태반도 감염 취약 부위, 즉 핫스팟으로 분석됐다. 고환은 특히 ACE2가 가장 많이 발현되는 조직이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조직들에서는 ACE2와 단백질 분해 효소인 TMPRSS2가 함께 발현한다. TMPRSS2ACE2 수용체에 달라붙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단백질을 활성화시켜 세포내 진입을 돕는다. 생식기 조직의 경우 여성의 난소 세포는 바이러스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남성의 정자 세포는 매우 취약해 보인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정자 세포가 바이러스에 친화적인 ACE2TMPRSS2는 높은 수준으로,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IFITMLY6E는 낮은 수준으로 발현하는 것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태반에선 영양막이라고 불리는 세포가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양막은 배반포의 외형을 형성하는 세포다. 연구진은 그러나 자궁에 있는 동안은 태반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임신 3(임신 7~9개월) 중 감염된 산모와 아기 사이의 전염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연구진이 감염 위험 분석에 사용한 코로나19 및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세포 수용체와 관련 인자들. 셀 리포트 제공

·심장·중추신경에선 ACE2 수용체 대체 인자들이 활약

연구진은 또 폐, 심장, 중추신경계에서 ACE2 수용체를 대신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진입에 기여하는 세포 인자들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 중 하나로 BSG라는 이름의 수용체를 지목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독일 신경퇴행성질환센터의 비카스 반잘(Vikas Bansal) 박사는 "코로나19는 신경 장애도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신경세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된 사례는 아직 없지만 신경 시스템에는 혈뇌장벽(뇌와 혈류 사이를 차단하는 조직)을 제어하는 성상세포, 내피세포 같은 세포들이 포함돼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 이 세포들도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번 분석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진은 실제로 이렇게 감염이 진행되는지에 대해선 추가 실험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93일치에 `인간 코로나바이러스 진입 인자들의 단일세포 RNA 발현 지도'(A Single-Cell RNA Expression Map of Human Coronavirus Entry Factors)란 제목으로 실렸다. 애초 지난 5월 사전 출판논문집 바이오알카이브에 실린 뒤, 동료 학자들의 검토를 거쳐 이번에 논문집에 정식 등재됐다. < 곽노필 기자 >

 

뇌세포 은밀하게 공격하는 코로나결과는 치명적

미 예일대 연구팀 "면역작용 피한 뒤 산소공급 막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환자가 발작이나 정신착란 증상을 보이는 것은 바이러스가 뇌세포를 직접 공격하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뉴욕타임스(NYT)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뇌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고, 인체 다른 부위의 감염보다 치명적인 결과를 부를 수 있다는 예일대학교 면역학자 이와사키 아키코 박사의 논문을 보도했다.

이와사키 박사는 코로나19로 숨진 환자의 뇌세포와 함께 실험용 생쥐, 줄기세포로 만든 장기유사체를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뇌세포를 공격하는 과정을 연구했다.

두뇌에 침입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는 뇌세포를 직접 공격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뇌세포의 복제 기능을 통해 번식한 뒤 산소 공급을 막아 신경세포를 괴사시킨다는 것이 이와사키 박사의 연구 결과다.

지카 바이러스처럼 뇌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바이러스에 대해선 인체의 면역기능이 작용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것처럼 바이러스가 은밀한 공격을 할 경우엔 면역기능도 작동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와사키 박사의 연구는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에게서 산소공급 부족으로 인한 뇌세포 손상을 확인한 다른 연구 결과와도 부합하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의학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관과는 달리 두뇌 침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일반적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앤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를 이용해 세포에 침투하지만, 두뇌엔 ACE2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와사키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두뇌의 신경세포(뉴런) 연접부인 시냅스를 이용해 두뇌에 침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코로나19 환자가 발작 등 신경계 관련 증상을 보이는 것은 뇌세포가 바이러스에 직접 공격을 당한 것이 아니라 인체 다른 부위의 염증이 뇌세포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와사키 박사의 연구는 온라인으로 공개됐지만, 아직 학술지 게재를 위한 전문가 검토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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