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미생물의 발산물질금성 지질학적 조건으로는 생성 불가

미지 생명 현상& 화학작용? ‘금성 생명체면 은하계 전체도 가능

 

대기에서 생명과 관계가 있을 수 있는 인화수소가 관측된 금성

 

금성 대기에 생명체의 존재와 관련한 현상이 탐지됐다.

영국 카디프대의 제인 그리브스 교수팀은 금성 대기에서 인화수소를 관측하고, 이에 관한 논문을 잡지 <네이처 천문학>에 발표했다고 <BBC> 등 영국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인화수소 가스는 호수 침전물이나 동물의 내장 등 산소가 궁핍한 환경에서 미생물이 방출한다. 이 때문에 인화수소는 생명의 표시로 간주된다.

연구팀은 금성 대기에서 발견된 인화수소가 생명체 존재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류가 알지 못하는 생명 현상이 존재할 여지를 열어놓아야 한다고 본다.

인화수소는 화학 작용을 통해서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고, 무생물학적으로도 만들어질 수도 있다. 연구팀은 금성의 조건을 고려하면, 무생물학적으로 인화수소가 만들어지기는 극히 힘들다고 본다. 연구에 참여한 윌리엄 베인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화산, 번개, 운석 때문에 인화수소가 얼마나 나올 수 있는지 살폈다. 이런 무생물학적 요인으로 나올 수 있는 인화수소량은 금성에서 관측된 양의 1만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금성의 중간 위도인 고도 50~60에서 10억개 대기 분자 중 10~20개 인화수소 분자를 관측했다. 이는 지구의 미생물들이 최대 생산 능력의 10% 수준에서 활동할 때 나오는 양이다. 금성의 환경에서는 아주 많은 양이라 할 수 있다.

금성은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이 아니라고 보였다. 지구에 비하면 거의 지옥 같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대기 96%는 이산화탄소로 덮여 있고, 표면 온도는 피자를 굽는 오븐 온도 수준인 섭씨 400도가 넘는다. 금성에 착륙한 탐사선은 몇분 만에 망가졌다.

금성 고도 50로 올라가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서늘한 온도이기는 하다. 하지만, 금성 대기는 황산이 75~95%인 구름으로 두껍게 덮여있다. 지구의 유기체를 구성하는 분자 구조에는 치명적이다.

그리브스 교수는 그렇게 많은 황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에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완전히 놀라운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지질학적, 광화학적 통로들만으로는 우리가 보는 인화수소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금성 표면 온도가 섭씨 400도가 넘고, 대기도 황산 대부분이 구름으로 둘러싸여있다. 인류가 알고 있는 생명체는 존재하기 힘든 상황이다. 생명 현상인 인화수소가 관측된 것은 미지의 생명 현상이거나, 미지의 비유기적 화학 작용으로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해 베인스 박사는 대기에서 나온 금성의 미생물들이 존재하고 황산에서 살아남으려면, 아주 근본적으로 다른 미지의 생화학 작용을 이용해야만 하거나, 미생물이 철갑처럼 진화해야 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비비시> 프로그램 스카이에서 원칙적으로, 친수성 생명체는 황산 방울 안에서는 일종의 보호막 안으로 숨을 수 있다우리는 테플론(프라이팬 등에 쓰는 내열성 물질)보다도 더 강력한 것으로 자신을 둘러싸고 그 안으로 완전히 숨는 박테리아를 상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럴 경우, 그 생명체는 어떻게 먹고, 가스를 배출하는가”, “정말로 역설이라며 의문이 여전함을 인정했다.

연구팀은 자신들의 관측과 연구에서 인화수소를 만들 수 있는 다른 지질학적이나 비유기적 화학 경로가 간과되었는지에 대해 다른 과학자들의 검토와 검증이 필요하다고 본다.

유럽우주국의 금성 탐사 책임자로 일한 콜린 윌슨 옥스퍼드대 교수는 금성의 구름 속에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은 희박해서, 우리는 대기 중에서 그런 인화수소를 만들어 내는 다른 화학적 경로를 찾아야만 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이 탐구로 금성에 관한 많은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할 것이다고 말했다.

루이스 다트널 웨스트민스터대 교수는 만약 생명이 금성의 두꺼운 구름층에 생존한다면, 매우 많은 것을 시사한다왜냐하면, 이는 생명이 우리 은하계 전반에서 흔한 현상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명은 지구 같은 행성이 필요하지 않고, 은하계에 널려있는 지옥같이 뜨거운 곳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 정의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