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보고서, 추락 부른 MCAS 등에 대해 제대로 공개 안했다 지적

연방항공국 감독 소홀까지 겹쳐2년간 두차례 추락으로 인명피해

 

시험비행을 하고 있는 미국 보잉사의 737맥스 항공기. 시애틀/AP 연합뉴스

 

최근 2년간 346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보잉의 737맥스 항공기 추락 사고는 보잉이 설계 결함 등 중요 정보를 감추고 감독 기관인 미 연방항공국(FAA)이 감독을 소홀히 해서 발생했다는 미 하원 보고서가 16일 나왔다.

미 하원 교통위원회는 이날 18개월에 걸쳐 조사한 보잉 737맥스 사고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보고서는 2018년과 2019년의 보잉 737맥스 추락 사고가 일회성 고장이나 기술적 실수, 잘못된 관리 탓이 아니라 보잉과 연방항공국의 잘못이 결합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보잉 737맥스의 첫 추락 사고는 20181029일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항공기가 자카르타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89명이 모두 숨졌다. 또 지난해 310일에는 에티오피아항공 보잉기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근처에서 추락해 157명의 희생자를 낳았다.

교통위원회 보고서는 보잉은 737맥스 기종에 적용된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의 설계를 잘못하고 이 장치의 성능에 대한 판단도 실수했다이 장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항공기 조종사들에게 알리지 않는 등 중요 정보를 연방항공국, 자사의 고객, 조종사들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종특성향상시스템은, 항공기를 위로 뜨게 해주는 힘인 양력을 잃는 현상(실속)이 예상되면 항공기의 앞부분을 아래로 내리고 속도를 높여 양력을 키우는 장치다. 이 시스템에는 실속 판단을 위한 감지기가 하나였으며 감지기가 오작동해 조종특성향상시스템을 작동시켰다는 걸 사고 조사관들이 확인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라이온에어와 에티오피아항공의 조종사들은 항공기의 자세를 바로잡으려고 시도했으나, 이 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해 조종을 방해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고서는 보잉이 737맥스 판매를 서두르려고 시험과 조종사 훈련 등을 최소화했고, 연방항공국을 설득해 조종특성향상시스템을 안전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 장치로 분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방항공국은 성명을 내어 보고서에서 지적된 개선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보잉사는 이번 항공기 사고와 우리가 저지른 실수로부터 혹독한 교훈을 얻었다737맥스의 설계를 변경하고 내외부의 철저한 점검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 신기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