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트럼프, 바이든과 격차 벌어져지지율 10%p 뒤져

 로이터-입소스 조사 41%51%"코로나 대응 문제" 다수

'대면 유세 중단·토론회 연기' 등 유세 일정 조정 의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까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통신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지난 23일 전국 단위의 설문(응답자 15)을 진행한 결과 바이든 후보가 51%의 지지율을 기록, 41%를 기록한 트럼프 대통령을 10%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고 4일 보도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최근 수 주 동안 실시된 여론 조사 결과들과 비교하면 약 12% 포인트 더 벌어진 것이다.

대선이 한 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바이든 후보는 초반의 우세를 계속 지켜나가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되려면 여러 경합주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해야 하는데 격전지로 분류되는 여러 주에서 양측이 여전히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이 이달 15일로 예정된 대선 토론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설문 참가자는 트럼프의 코로나19에 대한 인식 등 전반적인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면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55%는 그가 코로나19의 실체를 사실대로 전하지 않았다고 비난했고, 57%는 사태 대응이 본질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자연 소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하는 등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휩쓴 이번 사태를 과소평가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례로 미국에서만 70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고, 학교와 사업장이 문을 닫는 등 상황이 계속 나빠지는 와중에도 그는 경쟁자인 바이든 후보가 방역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계속해서 조롱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올해 대선 유세 계획이나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67%는 대면 유세 중단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59%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복할 때까지 대선 토론회를 연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올해 74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린 뒤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바이든의 백악관 시대예측6개 경합주 앞섰지만 예단 일러

여론조사로 본 미 대선, 바이든, 플로리다 등 접전지서도 우세

전국 여론조사 7.8%p 격차 벌려 트럼프 회복 뒤 반전 등 변수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미 대선 첫 토론회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오른쪽)과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 클리블랜드/ 로이터 연합뉴스

          

기관투자자들이 민주당 백악관 시대에 대한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전해진 이후, 로스앤젤레스 소재 허큘리스 인베스트먼츠의 제임스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가 투자 노트에서 밝힌 내용이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일 이 발언을 전하며, 트럼프의 코로나19 확진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 쪽으로 투자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첫 대선 후보 티브이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한 데 이어, 코로나19 확진 판정까지 겹치면서 바이든 대세론이 더 탄력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의 평균을 내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3일 집계(919~102일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은 전국 여론조사에서 50.5%를 얻어 트럼프(42.7%)7.8%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말 끊기와 끼어들기, 비난, 막말로 얼룩진 지난달 29일 첫 티브이 토론회의 책임이 트럼프에게 쏠린데다, 코로나19 확진까지 겹치면서 한주 전(49.9% 43%)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이날 함께 집계된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등 6개 경합주(스윙 스테이트)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은 평균 48.8% 45.0%6개 주에서 모두 트럼프를 앞섰다. 베트손, 보바다, 스마케츠, 브이벳 등 도박 전문업체들도 61%의 확률(2일 집계 평균)로 바이든의 승리를 점쳤다.

사실 이런 결과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코로나19 사태 부실 대응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그리고 경찰에 의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촉발한 인종차별 반대 시위 등의 반사 효과로 바이든은 올해 내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보다 우위에 서 있었다.

트럼프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은 이런 전망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트럼프가 코로나19 치료로 발이 묶인 사이, 바이든은 막판까지 표심 사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바이든은 2일 미시간을 방문한 데 이어, 이번주에도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방문에 나선다. 의회 전문매체 <더 힐>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했던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알래스카 등에서 바이든이 지지율 격차를 줄이고 있다며, 트럼프가 현장을 가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조만간 역전도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물론, 선거 결과를 예측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토론토도미니언 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복되면 의료 시스템으로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경제활동 재개를 강화할 것이라며 여기에 동정 여론까지 더해지며 지지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코로나19 확진으로 46%에 그쳤던 지지율이 회복 이후 66%까지 상승한 바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역시 코로나 확진 이후에 지지도가 15%포인트 올랐다.

6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지만, 애리조나(3.1%포인트플로리다(2%포인트노스캐롤라이나(0.5%포인트) 등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라는 점도 결과 예단을 어렵게 한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유권자 전체 득표에서 트럼프를 앞서고도 선거인단(538) 투표에서 과반(270표 이상)을 얻지 못해 패배한 바 있다. 6개 경합주엔 모두 101명의 선거인단이 할당돼 있는데, 바이든이 승리를 위한 매직넘버 ‘270’을 확보했는지 여부를 놓고선 전망이 엇갈린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선거인단 분석에서 바이든이 226, 트럼프가 125표를 확보했으나 여전히 187석은 경합 중인 것으로 평가했다. <뉴욕 타임스>는 바이든 212, 트럼프 125, 경합 201표로 봤다. 반면 미 선거전략 사이트 ‘270투윈은 바이든 278, 트럼프 169, 경합 91표로 바이든의 승리를 예측했다. 이정애 기자

            

대선 앞둔 트럼프 만약의 사태발생한다면

미 수정헌법, 부통령에 권한 이양토록 규정

후보 건강악화로 선거 연기가능성도 낮아

       

코로나19에 감염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에 위치한 월터 리드 군병원 회의실에서 흰 셔츠를 입고 업무를 하고 있는 모습을 백악관이 공개했다. 베세즈다/AP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3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군병원으로 이송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권한이양을 하는 일은 단연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대선 후보인 현직 대통령이 숨지거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만약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까지 상황별로 점검하고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상황은, 트럼프가 대선 전 사망·사임하거나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다. 미국 수정헌법은 이 경우 253항에 따라 부통령에게 일시적으로 권한을 이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펜스 부통령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만에 하나 펜스마저 직무 수행이 불가능해진다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그래슬리 상원 임시의장,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의 순으로 권한을 이양받게 된다.

113일로 예정된 선거를 미룰 수 있는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가능하긴 하지만 실제로 미뤄질 확률은 매우 낮다는 게 <로이터> 통신 등의 분석이다. 미 헌법은 의회에 선거일을 결정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 표결에서 선거일을 미루기로 결정한다고 해도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이 이를 거부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는 것이다.

선거 도중, 트럼프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113일 대선은 둘 중 한 사람을 선택하는 선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후보 유고 시 그 자리가 자동적으로 부통령 후보자에게 승계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후보 교체 규정을 두고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대선이 한달도 남지 않은데다 이미 유권자 220만명이 우편투표를 통해 투표권을 행사한 상황이다.

따라서 공은 124일로 예정된 선거인단 투표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미시간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가 투표용지에 기재된 당선 후보에게 투표하도록만 규정하고 있어, 선거인단 투표 단계에서 후보를 교체할 경우 법적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선거인단 투표를 통과한 당선자가 의회 개표 승인(내년 16) 이전에 숨질 경우에도 여러 법적 논쟁 여지가 있다. 미 수정헌법 20조는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일(120) 이전 사망할 경우, 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이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당선자로 결정되는 시점이 선거인단 투표 승리인지, 의회 개표 승인 이후인지를 두고 다툼이 일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정애 기자

      

트럼프에게는 최대 악재바이든 지지율 굳히기들어갈 듯

경증이거나 회복 빠르면 역이용가능성민주, ‘입조심주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은 미국 대선에 판을 결정하는 폭풍우라는 뜻의 퍼펙트 스톰으로 평가된다.

대선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는데 재선에 나선 현직 대통령이 질병으로 적어도 2주는 격리돼야 하는 상황은 미국 대선에서 처음 벌어지는 상황이다. 더구나, 미국인 20여만명을 사망시키고 반년 이상이나 미국 사회경제를 거의 봉쇄하다시피 하는 그 질병에 대통령 부부가 감염된 것은 선거에 임하는 유권자들에게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에게는 최대 악재

트럼프는 재선 가도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에 모든 선거운동 관련 활동을 중단해야만 한다.

당장 이번 주말에 갖기로 했던 미네소타·펜실베이니아·버지니아·조지아·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 등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경합주들에서의 방문 집회는 취소됐다. 오는 15일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의 2차 토론도 불투명해졌다.

그의 선거운동이 어떤 역대 후보들보다도 본인 자신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에서 타격은 더욱 크다. 그가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언행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고 격동시킨다는 점에서 트럼프 재선 운동은 당분간 모든 것이 중단됐다고 봐야 한다.

그가 이번 대선 운동에서 가장 피하려 했던 코로나19 문제가 최대 이슈로 더 부각된 점은 더 치명적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코로나19의 위험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한편 백신 등 해결책이 곧 나올 것이라고 줄곧 주장하며, 각 주 정부에 사회경제 활동 재개를 압박해왔다.

특히, 그는 1일 저녁 연례 알스미스 만찬 연설에서 “(코로나19) 대확산의 끝이 눈에 보이고 내년에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들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고 호언장담했다. 미리 녹음된 이 연설이 나간 지 몇 시간 만에 그는 자신과 부인 멜라니의 코로나19 감염을 발표해야만 했다. 이를 놓고 <시엔엔>(CNN)트럼프의 코로나19 진단은 이번 선거가 그가 피하려 했던 모든 것에 관한 것이 될 것임을 보장했다고 표현했다.

지지율에 어떤 영향?

일단, 조 바이든 후보가 앞서는 지지율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는 코로나19 감염 전에도 조 바이든 후보에게 전국 평균 지지율로는 7%포인트 내외, 승패를 가를 경합주에서는 4% 내외로 뒤져왔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 격차라면, 바이든의 승리가 보장된다고 예측해왔다. 트럼프의 국정 운영 중 최대 실책으로 지목되는 코로나19 대처 문제가 자신의 감염으로 더욱 부각됨에 따라 그에 대한 지지율에 결코 보탬이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예측이다.

그가 29일 바이든과의 토론회에서 끼어들기 등 규칙을 무시하며 진흙탕 싸움을 도발한 것은 현재의 대선 판도를 흔들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바이든이 트럼프의 끼어들기에 입 닥치라고 강하게 반발한 것 등이 부각되면서, 트럼프가 의도했던 효과가 실현될지 의심스러운 상황이었다.

토론회에서 바이든이 잘했다는 의견이 트럼프가 잘했다는 의견보다도 3배 이상 높았다. 토론회 뒤 나온 여론조사도 바이든의 지속적인 우세로 드러났다. 특히, <시엔비시>의 조사에서는 바이든 54%, 트럼프 41%13%포인트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트럼프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반영한 여론조사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바이든 우세라는 현재의 흐름이 더욱 굳어지는 결과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바이든 낙승? 막판 변수 될 수도

하지만, 트럼프의 코로나19 감염이 바이든의 낙승을 완전히 굳히는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지지율을 뒤집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호재도 부족한 트럼프에게 코로나19 감염은 오히려 판을 뒤흔들 수 있는 마지막 소재일 수도 있다.

트럼프와 그 행정부는 코로나19 대처에서 심각한 문제에 봉착한 상황이기는 하나, 대통령 부부까지 감염된 상황은 국가적 재난의 상징으로 부각될 수 있다. 이는 이들 부부가 국민적 동정의 대상이 돼서, 국가적 재난 극복의 구심점이 될 소지가 될 수도 있다.

민주당 쪽에서는 벌써부터 트럼프를 향해 그럴 줄 알았다는 식의 고소하다는 반응을 자제해야 한다고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봉쇄에 싫증을 내는 많은 미국인에게는 위기감과 반발심을 부를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에게도 자신의 증상을 이용할 소지가 없지는 않다. 그는 지속적으로 코로나19가 감기같은 것이라고 평가절하해왔다. 이번에 트럼프가 고령과 비만에도 불구하고 무증상이나 경미한 증상을 보인다면, 그는 다시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호흡기내과 전문의이자 <엠에스엔비시>의 의료 자문을 해주는 빈 굽타 박사는 만약 대통령이 무증상이나 경미한 증상을 보인다면, 그는 코로나19 감염의 심각함을 희석시키려고 하는데 이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의 코로나19 감염은 공화당 안팍에서 위기감을 불어넣어서 지지층 결속을 더욱 다지고, 더 나아가 그의 무증세나 빠른 회복은 코로나19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의 심리를 뒤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오는 15일로 예정됐던 2차 대선 토론회가 그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예정대로 이 토론회에 등장할 수 있느냐, 또 등장해서 어떤 태도와 메시지를 전달하느냐는 트럼프의 코로나19 감염 이후 대선 판도를 가를 것이 분명하다. 정의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