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 오브 더 솔 원첨단 기술의 향연

 

쇼는 계속돼야 한다.” 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는 1991년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발표한 곡 더 쇼 머스트 고 온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장이 문을 닫고 멈췄지만, 머큐리의 노래처럼 쇼는 온라인을 타고 이어져 팬들을 다시 한번 열광시켰다.

방탄소년단(BTS)10~11일 연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은 비대면 공연의 기술적인 도약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통한 무대 구성과 전세계 수백명 팬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연결한 영상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 콘서트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기 충분했다.

이날 공연 시작을 알리는 곡은 ’(ON)이었다. 지난 2월 발표한 이들의 정규 4<맵 오브 더 솔 : 7>의 타이틀곡이다. 멤버들은 강렬한 힙합 사운드에 맞춰 특유의 칼군무를 선보였다. 이어 .’(N.O) ‘위 아 불렛프루프 파트2’ ‘상남자등을 연달아 선보이며 분위기를 달궜다.

공연은 제목처럼 앨범 <맵 오브 더 솔> 시리즈에 담긴 곡을 중심으로 꾸며졌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비롯해 디오니소스’ ‘블랙스완’ ‘’ ‘00:00’ 등의 노래가 대표적이다. ‘페르소나’(알엠·RM), ‘섀도’(슈가), ‘시차’(정국), ‘필터’(지민), ‘’(), ‘이너 차일드’(), ‘에고’(제이홉) 등 일곱 멤버의 솔로 무대도 펼쳐졌다.

10일 열린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에서 방탄소년단(BTS)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공연은 첨단 기술의 향연이었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VR) 등을 도입해 오프라인 공연에선 즐길 수 없는 차별화된 무대를 선보였다. 3차원(3D) 화면으로 거인 알엠을 만들거나(‘페르소나’), 순식간에 주변 공간을 별이 가득한 우주로 바꿔 무대가 마치 우주 속에 떠다니는 것처럼 꾸민 것(‘디엔에이’)이 대표적이다. 화면도 관객이 원하는 대로 각기 다른 앵글의 6개 화면을 실시간으로 선택해서 볼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화면을 바꿀 때 일시적으로 화면이 끊기는 문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

이번 공연에서 특히 눈에 띈 것은 관객의 함성과 얼굴이 공연장에 고스란히 전해졌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첫 온라인 공연 때 팬들이 가수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채팅창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유일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선 사전에 선정된 수백명의 팬을 화상으로 연결하면서, 실제 콘서트장과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소리 질러라는 멤버들의 요청에 관객의 환호성이 이어지고, 가수와 관객이 함께 노래하는 이른바 떼창도 더해졌다. 진은 지난 온라인 공연과 달리 이번엔 화면으로 여러분의 얼굴과 목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어 힘이 난다고 말했다.

10일 열린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에서는 사전에 선정된 수백명의 아미를 공연 장에 마련된 스크린으로 연결하면서, 실제 콘서트장과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6월 온라인 공연인 방방콘 더 라이브에 견줘 8배가 많은 제작비를 이번 공연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6월 공연은 전세계 756600여명의 동시 접속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을 세웠다. 백댄서들이 공연 내내 마스크와 복면 등으로 입을 가린 것도 코로나 시대에 달라진 모습이었다.

코로나19 탓에 어렵게 공연이 이뤄진 만큼 가수와 팬이 감격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지민은 앙코르 무대를 마친 뒤 코로나19로 준비해온 대면 공연을 하지 못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무대에서 멤버들이 즐겁게 뛰어노는데 울컥했다고 흐느꼈다. 그 모습에 수많은 팬들도 눈물을 닦았다.

공연의 끝자락에서 멤버들이 팬들에게 전한 것은 희망의 메시지였다. 알엠은 우리 언어는 음악이고, 우리 지도는 꿈이라며 우리 행진은 아주 작은 꿈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은 7명이 아니고 나, ,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우린 강하고, 우린 반드시 길을 찾을 것이다.” 이 말을 뒤로하고 2시간40분의 공연은 끝이 났다. 창밖에는 짙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비티에스를 외치는 팬들의 함성이 오래도록 이어졌다. 김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