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유엔과 미국 은행을 거치지 않는 방안 논의

한국 선박 나포는 사법부에서 처리할 일태도 고수

 

한국 선박 한국케미가 나포된 페르시아만 해역에서 이란군이 선상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이란은 한국이 동결하고 있는 석유 수출 대금으로 유엔 분담금을 내는 방안을 18일 공개했다. WANA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한국에 동결된 석유 수출 대금으로 유엔 회원국 분담금을 내겠다는 의사를 유엔에 전달했다고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18일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누리집에 올린 하티브자데 대변인 성명에서 이란은 미국의 일방적 경제 제재에도 그동안 유엔 분담금을 납부해왔으며 올해 유엔과 안전한 납부 방안을 논의해왔다며 한국에 동결된 자산으로 분담금을 내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공개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최근 우리가 제안한 방안은 이란 중앙은행의 승인을 받아 한국에 동결된 자금을 유엔이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엔 사무총장실과 이 문제를 협의했으며 필요한 조처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의 해외 자산을 부당하게 압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유엔이 미국 은행을 거쳐 분담금을 받지 말도록 요청했다유엔이 안전한 송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외교부도 이란의 요청에 따라 동결 자금에서 분담금을 송금할 방법이 있는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유엔총회 의장단에 보낸 서한에서 이란을 비롯해 리비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소말리아 등 10개국이 분담금을 밀렸다며 이들의 총회 투표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란이 내지 못한 액수는 1625만달러(18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석유 수출 대금은 70억달러(77천억원) 규모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지난주 이란을 방문해 동결 자금과 한국 선박 나포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해결 방안 마련에 합의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는 페르시아만 인근 해역을 오염시켰다는 이유로 한국 화학물질 운반선 한국케미를 나포했다. 이란 정부는 이는 기술적 문제이며 사법부가 처리할 사안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도 17일 한국케미에 대한 사법부의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기섭 기자

   

이란 방문서 귀국 최종건 차관 “선박 억류, 이란 신속 조처 믿는다”

순방 마치고 14일 귀국 온건파 설득해 원만한 해결책 유도할 듯

 

이란에 억류된 선원과 선박의 조기 석방을 교섭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했던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선박의 억류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하고 돌아온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선박과 선원에 대한 이란 정부의 조치가 신속히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14일 오후 인천 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방문에서 (억류 선박과 선원의) 조기 석방이라는 결과물을 도출 못 했지만, 한국과 이란 양국은 커다란 걸음을 함께 내디뎠다. 우리가 해야 할 말을 엄중히 했고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른) 그들의 좌절감을 정중히 경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10일부터 사흘 동안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 등 이란 정부 고위 당국자, 카말 하르라지 이란 최고지도자 외교고문 등과 만나 억류된 한국 선박과 선원들의 조기 석방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란은 이에 대해 한국에 동결돼 있는 자국 돈 70억달러(76000억원) 문제의 해결을 강한 어조로 요구했다.

최 차관은 이번 방문에서 동결자금 문제에 대해선 코로나19 백신이나 의료장비 등 인도적 물자를 구입하는 문제는 미국으로부터 특별승인 등 모든 절차를 마쳤다. 이 절차를 따를지 이란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란은 이란 자금이 미국 은행 계좌를 통하면 압류될 수 있다”, “이란의 자금이 미국의 계좌를 거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등의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최 차관은 이란 정부가 지금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방문이 긍정적인 효과를 도출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 새 행정부가 들어서고 있는 즈음에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 미국과 협의와 여러 과정을 통해서 이뤄질 수 있는 것들을 면밀히 검토하는 중"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 이탈한 이란 핵협정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혀온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이어, 억류 선박에 대해선 선박과 자금은 연계돼 있지 않다. 그러나 상황적으로나 시간상으로 유사한 시기에 발생한 일들이라 이 부분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두 가지 사안이 긍정적으로 신속히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태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이란 정부 내에서도 이 상황에 불편해 하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과 지속해서 협력하면서 진행하겠다. 자금 관련 문제는 협상보다는 서로 간의 신뢰가 형성되는 과정을 연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우호 관계를 중시하는 온건파들을 설득해 두 문제 모두에서 원만한 해결책을 찾아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길윤형 기자

 

이란 법무차관 "선박나포는 기술적 문제사법부가 다룰 것"

최종건 차관에 "한국 내 이란 동결 자산 문제 해결 우선해야

 

지난 12일 헤크마트니아 이란 법무부 차관을 만난 최종건 외교부 1차관

    

이란 법무부 차관이 한국 선박 나포 문제에 대해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기술적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14일 이란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마흐무드 헤크마트니아 이란 법무부 차관은 지난 12일 최종건 한국 외교부 1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헤크마트니아 차관은 "페르시아만(걸프 해역)에서 이란이 한국 선박을 나포한 것은 기술적인 문제"라며 "이란 내에서 법적인 사안은 사법부가 다루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는 정부와는 독립된 기관"이라며 "법적인 규제의 틀 안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4일 걸프 해역에서 해양오염을 이유로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를 나포했다.

그러나 한국케미의 선주사인 디엠쉽핑은 해양오염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며, 한국인 5명 등 선원 20명은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항에 억류 중인 한국케미 선내에 머물고 있다.

헤크마트니아 차관은 최 차관과 만남에서 한국케미 나포 사건보다 미국의 제재로 한국에서 출금이 동결된 이란 자산 문제에 방점을 뒀다.

헤크마트니아 차관은 "양국은 관계를 증진하고 현존하는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이란 자산 동결은 상호 관계 증진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반드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한국케미를 나포한 배경으로 꼽히는 한국 내 이란 자금은 70억 달러(76천억 원)로 추산된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려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으며, 이란 정부는 이 동결 자금을 해제하라고 요구해왔다.

한국 정부는 한국케미 나포와 이란 동결 자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0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이란에 파견했다.

                 

최종건 차관, 이란에 ‘선원 조기석방 요구’…확답은 못들어

   외교장관 등 고위직 줄면담에도 이란 동결자금 해결노력 부족

   백신 어떤 경로로 구매 이란선택억류사태 장기화 불가피할 듯

 

최종건(가운데 왼쪽) 외교부 1차관이 11일 이란 테헤란에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가운데 오른쪽)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테헤란/AP 연합뉴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 등 이란 핵심 인사들을 면담하며 억류된 한국 선박과 선원들의 조기 석방을 요구했지만, 확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선원들의 억류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은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 차관이 현지 시간으로 10일과 11일 자리프 외교장관, 카말 하르라지 이란 최고지도자 외교고문, 압딜나세르 헤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와 등과 잇따라 만나 최근 억류된 우리 선박과 선원 및 제3국 국적 선원 등의 조속한 억류해제를 바란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개진했다. 이란은 자신들이 발표한 것처럼 (한국에 동결돼 있는 70억달러에 이르는 원화자금 문제 등에 대해) 이란 측의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이 10일 자금 동결 문제에 대한 한국의 정치적 의지 부족을 언급하며 이 문제를 양자 관계의 최우선순위에 놓고 문제 해결에 필요한 메커니즘을 찾으려는 진지한 노력을 하라는 강경한 요구를 쏟아낸 것을 고려하면, 정부가 목표했던 억류 선박·선원의 조기 석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 차관은 이번 방문에서 이란의 요구에 부응할만한 획기적이고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 대변인이 이날 이란이 코백스 퍼실러티를 통한 코로나19백신 구매를 희망했고 이를 위해 원화자금 이전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다. 정부는 이란의 희망을 반영해 미국으로부터 특별승인 등 일체의 모든 절차를 완비했다. 다만, 어떤 경로로 백신을 구매할지는 전적으로 이란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 관영 <이르나>(IRNA)11이란은 한국이 이 이슈를 미국의 요구를 고려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판단하기 기대한다”(헤마티 총재),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을 강하게 비난한다. 심지어 약을 사기 위해 돈을 인출할 수도 없다”(하르라지 외교고문)는 강경 발언을 소개했다. 한국이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대이란 제재를 우회할 방법을 찾아 이란에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런 사정 때문인지 외교부는 조기에 억류가 해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구체적 시기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억류된 선원 전원은 건강하고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11일 오전 선박이 정박한 곳에서 가까운 부두에서 우리 영사가 선원 전원에 대해 대면 접촉을 실시해 건강한 상태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법무부 차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 등 이란 각계 인사들과 추가로 접촉한 뒤 현지시각으로 12일 밤 다음 방문지인 카타르로 출발한다. 길윤형 기자

        

한국에 이란 동결자금이 가장 많은 이유는...

미국 제재 전 원유 수입 등 교역량 많았던데서 비롯

         

한국케미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사건 이후, 많은 이들이 한국의 두 은행에 동결돼 있는 이란 원유 대금 약 70억달러(76천억원)와 한국은행에 예치된 이란 멜라트은행의 지불준비금 약 20억달러(21800억원)에 주목하게 되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제재로 각국 금융기관에 동결된 이란 원유 결제대금 가운데 한국에 묶인 액수가 가장 크다. 일본에 동결된 이란 자금은 15억달러 규모라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중국 내 이란 원유 결제자금이 200억달러라는 보도가 있지만, 중국은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고 무역도 하고 있어 동결 상태인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왜 한국에는 이토록 많은 이란 자금이 동결돼 있는 것일까. 역설적으로 미국의 제재 이전에 이란과 한국의 교역이 매우 활발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의 대아시아 정책에서 한국은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미국과 대립하게 된 이란은 유럽국가들에 다가서는 서진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19929월 독일 베를린에서 이란계 쿠르드족 지도자가 암살된 미코노스 사건의 배후로 이란 정보 당국이 지목되면서 유럽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이란은 이후 아시아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는 동진정책을 추진했는데,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가 되었다. 이란인들은 일본에 대해선 미국과 너무 긴밀하다며 거부감이 있었고, 한국에 훨씬 우호적이었다. 이란 주요 은행인 멜라트은행은 서울에 지점을 두고 있지만, 일본이나 중국에는 지점이 없다. 유럽 기업들이 빠져나간, 인구 8천만명이 넘는 거대한 이란 시장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 제품은 전자·자동차·화장품·의료 분야 등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2010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의 핵 개발을 이유로 포괄적 이란 제재법을 시행하자 한국과 이란은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원화 결제계좌를 만들어, 한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을 여기에 예치하고 한국 기업들이 이란에 수출하는 물품의 대금을 이 자금에서 지불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한국의 에너지기업들이 수입하는 이란산 원유 대금이 한국의 대이란 수출액보다 컸기 때문에 이 계좌에 돈이 쌓였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제재를 강화했고, 20195월부터는 이 원화 결제계좌에 대한 제재 면제 연장도 미국이 거부했다. 당시 한국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 협상 담당자 사이에선 제재 면제를 연장하기로 합의가 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 준비 없이 70억달러를 이란에 돌려줄 통로가 갑자기 막혀버린 것이다.

이후 한-이란 관계는 급속히 악화됐다. 일차적 책임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있다. 미국 제재를 위반할 경우의 불이익을 생각하면 한국이 돈을 돌려주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란을 설득하고 이후 양국 관계 복원을 준비해야 할 한국의 외교도 보이지 않았다. 비슷한 처지의 일본은 2019년 아베 총리가 이란을 방문하고,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적극적 외교를 벌였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10~12일 테헤란 방문은 한국 고위 당국자의 4년 만의 방문이다. 복잡하게 꼬여버린 사태를 해결할 다차원 외교가 절실해졌다. 박민희 논설위원

    

이란 “한국이 미국 요구에 굴복…선박 나포 정치화 말라”

     이란 외무차관, 최종건 차관 만나 선박 나포 논의

     “기술적 고려와 환경 오염 때문기존 주장 되풀이

     FT “정권 내부자 한국에 모욕 줄 필요가 있었다’”

 

10일 이란 테헤란 외무부에서 만난 최종건(왼쪽) 한국 외교부 1차관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 이란 외무부 누리집

 

이란 정부가 이란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에게 한국에서 이란 자금이 동결된 것은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한국이 굴복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는 10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이 테헤란에서 최 차관과 만나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약 70억 달러의 원유 결제 대금을 언급하며, “한국의 행동은 미국의 몸값 요구에 굴복한 것일 뿐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아락치 차관은 이란과 한국의 양자 관계 증진은 이 문제(원유 대금)가 해결된 뒤에야 의미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를 무고한 이란 국민을 인질로 한 불법적이고 비인도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이란 외무부 발표에 따르면 아락치 외무차관은 한국 은행들이 미국 제재를 두려워해 불법적으로 이란 자금 자원 (접근)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에서 이란의 자금이 동결된 것은 잔혹한 미국의 대이란 제재 부과라기보다는 한국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했던 탓이라고도 말했다. 반면, 그는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문제에 대해서는 단지 기술적 고려와 환경 오염 재앙 때문으로 이란 사법부가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며 이란 정부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란 외무부는 아락치 차관이 이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을 피하고 헛된 선전과는 거리를 두며 법정에서 조용하게 법적 절차가 진행되도록 하자고 한국 정부에 충고했다고도 발표했다.

이란 정부가 표면적으로는 한국 선박 나포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으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익명의 이란 정권 내부자가 원유 대금 동결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이 모욕을 당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강경파와 가까운 이 내부자가 그들(한국 정부)(원유 대금 관련) 다툼이 결실을 보지 못한 뒤 모욕을 당할 필요가 있었다. 그들은 우리가 의약품과 백신 구매가 간절할 때 이란 자금을 묶어둘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들은 우리 이메일에 대한 답장이 단순히 미안하다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이제 그들은 우리에게 와서 그들의 선박에 대해 협상해야만 할 것이다고도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내부자는 이란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둔 미국의 혼란상도 염두에 뒀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먼저 우리는 미국이 그들의 장군들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쪽을 진정시키기 위해 바빠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계산했다이란은 미국을 자극할 의도가 없다. 선박 나포는 한국이 우리 돈 수십억 달러 동결을 해제하게 하기 위한 경제적 결정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어려움도 사건의 배경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익명의 분석가는 심지어 중국도 이란에 생존을 위한 돈을 줬는데, 한국은 마치 전혀 상관없다는 태도로 대했고 이란을 분노하게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의 대 이란 제재로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이라크 은행에서 벌어진 이란 자금 동결을 해제시키라는 압박이 이란 내부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도 한국 선박 나포 배경이라고 짚었다. 이란은 오는 6월 대선을 치를 예정이다.          조기원 기자

      

이란 하메네이 "미국백신 구입말라"…이란, 구매 취소

러시아· 중국· 인도 등서 백신 100만 도스 구매 검토

 

TV 연설에 나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적대관계인 미국과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수입하지 말라는 최고지도자의 지시에 이란 정부가 미국산 백신 구매를 취소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이란 적신월사(이슬람권의 적십자)8"정부가 미국 백신의 수입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호세인 구션 모가담 적신월사 대변인은 메흐르 통신에 "미국과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수입하지 말라는 최고지도자의 연설에 따라 미국산 백신 15만 도스(1회 접종분)의 수입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구션 대변인은 다른 나라에서 백신을 조달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러시아, 중국, 인도 등 다른 곳에서 백신 100만 도스를 구매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미국과 영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입을 금지했다.

하메네이는 TV 연설에서 "미국과 영국을 신뢰하지 않는다""이미 정부에 미국과 영국 백신을 수입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고, 지금은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신뢰할 수 있는 다른 나라가 백신을 생산한다면 정부는 그 나라에서 백신을 수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979년 이슬람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이란의 국부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후계자인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지시는 이란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다.

이란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백신을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며, 코백스가 제안한 백신은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등 대부분 영·미권 백신이다.

그러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지시로 미국과 영국 백신이 제외되면서 이란은 다른 경로로 백신을 조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나포한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의 억류 해제 교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란 정부는 한국케미 억류 문제에 앞서 한국 내 동결 중인 이란 자금 70억 달러(76천억원)의 활용 방안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양국은 한국 내 이란 자금의 일부를 코백스 백신 구매 대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으나, 하메네이의 지시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 배 나포한 이란 혁명수비대 지하 미사일 기지 공개

 

이란 혁명수비대가 공개한 지하 미사일 기지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를 나포한 혁명수비대가 걸프 해역(페르시아만) 해안의 새 지하 미사일 기지를 공개했다.

혁명수비대가 운영하는 세파뉴스에 따르면 8(현지시간) 혁명수비대는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하 미사일 기지 공개 행사를 개최했다.

살라미 총사령관은 "새 기지는 혁명수비대 해군의 미사일을 수용하는 기지 중 하나"라며 "미사일과 발사 시스템이 수 에 걸쳐 뻗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안 기지의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수백에 달하고 목표를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적의 전자전 시스템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혁명수비대 해군은 가장 발전한 지대함·지대지·공대함·함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우리 군은 강력한 공세적 방어로 국가의 주요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4일 걸프 해역에서 해양오염을 이유로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

한국케미에는 한국인 5명 등 20명이 승선했으며, 반다르아바스 항에 억류 중인 한국케미 선내에 머물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선박과 선원의 조속한 억류 해제를 요구하는 한편, 이란과 교섭을 위한 대표단을 파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공개한 지하 미사일 기지

 

국,  "한국 유조선 즉시 억류해제 요구 제재완화 의도"

국무부 대변인 "이란, 제재 완화 얻어내려 항행 자유 위협

 

미국 국무부는 4일 이란이 한국 국적 유조선을 억류한 것과 관련해 즉시 억류해제를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대변인 명의로 이런 입장을 냈다.

또 이란이 걸프만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고, 대이란 제재 완화를 강요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 정권은 국제사회의 제재 압력 완화를 얻어내려는 명백한 시도의 일환으로 페르시아만에서 항행의 권리와 자유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란에 유조선을 즉각 억류해제하라는 한국의 요구에 동참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 국적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가 현지시간 이날 오전 10시께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뒤 "이 조치는 해당 선박이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국케미호는 남부 반다르아바스 항에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케미의 선사인 디엠쉽핑 측은 "해양 오염을 할 이유는 전혀 없다"면서 이란 측이 제시한 나포 사유를 반박했다.

한국케미는 메탄올 등 3종류의 화학물질을 실은 채 사우디아라비아 주발리에서 출항해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 배에는 선장을 비롯해 한국 선원 5, 미얀마인 11, 인도네시아인 2, 베트남인 2명 등 모두 20명이 승선했다.

한국 정부는 선박의 조기 억류 해제를 요구하는 한편 오만의 무스카트항 남쪽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청해부대 최영함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긴급 출동시켰다.

걸프 해역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3분의 1이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란은 미국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해협 봉쇄를 위협했고, 여러 차례 선박을 나포하기도 했다.

 

이란 억류된 한국 선박 석방 위해..정부 대표단 출국

고경석 단장 문제 해결 도움될 다양한 인사 만날 것

 

6일 서울 한남동 주한 이란대사관을 방문한 한·이란 협회 천정배 이사장(왼쪽 두 번째)이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이란 대사(오른쪽 두 번째)와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박의 석방과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 대표단이 우리 선박의 이란 억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7일 새벽 출국했다.

고경석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대표단은 703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카타르 도하를 거쳐 이란 테헤란으로 향하는 카타르 항공에 탑승했다. 고 국장은 출국 전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교부 카운터파트도 만나고 (한국) 선박 억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다양한 경로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대표단은 10일로 예정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 준비 작업과 함께 이란과 양자관계 발전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과 이란은 한국에 동결돼 있는 이란산 석유 판매대금 70억달러(76000억원) 반환 문제를 놓고 장기간 갈등을 벌이고 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 차례나 친서를 보냈지만, 정부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망을 우회하며 대금을 반환할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이란의 불만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주이란대사관의 담당 영사를 한국 선박이 억류돼 있는 반다르아바스에 보내 주재국 관계기관을 접촉하는 한편, 이란이 주장하는 한국 선박의 환경 오염과 관련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이란은 이번 선박 억류가 70억달러 문제와는 별개라고 주장하면서도, 최종건 1차관이 동결 자금 문제와 관련해 실질적 해결책을 가져올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한국 선박 억류, ‘평형수 배출때문?

외교부  해양 오염관련 증거는 받지 못해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원들이 이란 당국으로부터 폭력 등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현재 한국과 이란 외교 당국 간 논의되고 있는 구체 현안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지시간 6일 반다르 압바스에 도착한 주이란 한국 대사관 현장지원팀이 오후에 우리 선원 한명을 직접 면담했는데 선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다. 폭력 등 위협적인 태도를 포함해 문제될 만한 행동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으로도 이란 당국과 교섭을 통해 조속히 다른 선원들에 대한 영사접견도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 대표단이 새벽 인천공항을 출발해 이란 현지로 향하고 있다. 오늘 중으로 이란 현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한국의 은행에 동결돼 있는 이란 자금 70억달러(76000억원)에 대한 이란의 불만을 달래고 억류 선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0일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다.

다만 최 대변인은 이란 정부가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자국 자금으로 10억 달러 상당의 의료장비를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는 <한겨레> 등 보도에 대해선 한국과 이란은 여러 가지 상호 교류가 빈번한 우호적인 국가라면서도 특정 사안에 대해 일일이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 차관이 이란 방문을 통해 여러 가지 창의적인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주말 지나서 결과를 소개해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당국의 한국 선박 억류와 관련해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선박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물을 넣고 빼는 과정이 있는데 큰 바다에선 문제가 없지만, 페르시아만은 특별한 지역이라 환경문제가 심각하다. 위반 사항이 있으면 벌금을 부과하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항해에 대한 보상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국 선박이 페르시아만에서 평형수(Ballast water)를 배출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환경 기준을 넘는 오염 물질을 배출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다. 보통 평형수엔 기름·침전물·미생물 등 여러 오염 물질이 섞여 있어 각국마다 배출 관련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한국도 선박평형수 관리법등에 따라 배출을 엄격히 관리한다. 외교부는 이란이 문제 삼고 있는 해양 오염과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를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차관 방문이 이미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이번 억류 사건이 터져 당혹스럽다면서도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한국 정부가 (이란 원유값) 70억달러 인질로 잡고 있어”

이란, 한국에 묶인 7조 때문바이든 향한 전략적 도발?

한국 선박나포 진짜 속내는국제상황 복잡, 배경 관심

 

이란 혁명수비대가 4일 중동 산유국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호’(17426t)를 나 포하는 과정을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헬기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에는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소형 고속정이 한국케미에 가까이 접근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파르스(FARS) 뉴스 동영상

 

해양오염에 대한 기술적 조처일까, 억류 자산을 반환받으려는 비열한 압박일까. 그도 아니라면, 미국과 이란 사이 전략적 갈등에 엮인 것일까. 이란이 4일 오후 한국의 화학물질 운반선 한국케미호’(17426t)를 나포하는 이례적인 행동에 나서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마침 이날은 이란이 국제사회의 우려를 무릅쓰고 우라늄 농축도를 20%까지 올리는 작업을 시작한 날이다. 이란의 진짜 속내가 무엇이냐에 따라 사태 해결의 해법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국과 이란 외교 당국은 나란히 이번 나포가 해양 오염과 관련된 기술적 조처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란 외교부 고위 당국자 등은 이번 건은 단순히 기술적인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외교부는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우리 선박 및 선원들의 조기 억류해제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누리집에 공개한 성명에서 이번 이슈는 완전히 기술적인 것이다. 선박이 바다를 오염시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후 외교부에 초치된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는 선원들이 안전한 상태임을 확인했다. 정부는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4400t)을 호르무즈해협에 급파한 데 이어, 고경석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을 실무반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이어, 최종건 제1차관을 10일 현지에 보내 사태 조기 해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부 설명대로 기술적문제가 원인이라면, 사태가 원만히 풀릴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복잡한 배경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이 압류하고 있는 이란 원유 수출대금에 대한 이란의 불만이 이번 사태의 직간접적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한국과 이란은 2010년부터 한국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의 계좌를 통해 원화로 무역 결제를 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20199월 이란을 특별지정국제테러조직(SDGT)으로 선정하며 양국 간 교역이 사실상 중단됐다. 그에 따라 약 70억달러(77600억원)가 한국에 묶여 있는 상태다. 미국의 경제제재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이란은 지난해 7국제사법재판소(ICJ)에 한국 정부를 제소할 수 있다고 호소하는 등 자금 반환을 강력히 요청해 왔다.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되는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 모습. 오른쪽이 이란 혁명수비대가 타고 온 고속정이다. 사진은 나포 당시 CCTV 모습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이 한국 내 동결 자금으로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백신을 확보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해 미 재무부에서 특별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송금 과정에서 돈을 달러로 바꾸면 미국 은행으로 돈이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돈을 어떻게 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이란 정부가 아직 결정을 못 내렸다고 밝혔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5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선원들을 인질로 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인질극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우리 돈 70억달러를 근거 없이 동결한 한국 정부일 것이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좀 더 심각한 시선으로 이번 사태를 들여다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의 압박정책으로 인해 미국과 이란은 살얼음판 같은 대립을 이어가는 중이다. 나포 전날인 3일은 미국이 드론 공격을 통해 이란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암살한 지 1주년 되는 날이었고, 지난해 1127일엔 핵과학자 모흐센 파흐리자데가 이스라엘 모사드로 추정되는 세력에 의해 숨졌다. ‘보복을 주장하는 강경 여론이 들끓자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암살에 대한 보복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그 직후인 1220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국 대사관을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수상한로켓탄 공격이 이뤄졌다. 미국은 이후 핵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 B-52를 세번이나 페르시아만에 띄웠고, 핵잠수함 조지아, 항모 니미츠를 파견해 이란을 견제했다. 이런 살벌한 대립이 이뤄지는 와중에 이란이 세계 원유 물동량의 30%가 오가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이란이 선박 나포 당일 20% 농축도(무기용 고농축 우라늄의 농축도는 90% 이상)의 우라늄 생산을 재개했다는 사실이다.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가 20185이란 핵협정을 일방 파기한 뒤에도 이 틀을 유지해왔지만, 이제 선을 넘었다. “취임 후 핵협정에 복귀하겠다고 말해 온 조 바이든 당선자를 상대로 전략적 도발에 나선 상황이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여러 시나리오와 사정을 감안해 (이란의 의도를) 파악 중이다. 예단을 내리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이란 정부대변인 한국에 동결돼 있는 원유 결제대금 언급

 

4일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에 접근하는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함정.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화학물질 운반선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이란이 한국 정부가 70억달러(77600억원)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 대변인인 알리 라비에이가 5일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선박 나포가 이란의 인질극이라는 주장을 일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라이베이는 이란 자금 70억 달러를 인질로 잡고 있는 것은 한국이라며 우리는 그런 주장에 익숙하지만, 만약 인질극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우리 자금 70억 달러를 근거 없이 동결한 한국 정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20199월 이란을 특별지정국제테러조직(SDGT)으로 지정하면서 한국에 동결돼 있는 약 70억달러의 원유 결제 대금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앞서 이란 혁명 수비대는 4일 걸프 해역에서 한국케미호’(17426t)를 나포했다. 이란이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 우라늄 농축도를 20%까지 올리는 작업을 재개한 날 한국 선박을 나포하면서, 이란의 의도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는 5일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한편, 선박과 선원의 조속한 억류 해제를 요구했다. 전정윤 기자

 

정부, 6일 이란에 억류선박 교섭단외교차관도 10일 출발

초치된 주한 이란대사  "최대한 조기 해결 위해 함께 협력"

 

정부가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박과 선원들이 조기에 풀려날 수 있도록 현지 교섭을 위한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담당 지역 국장을 실무반장으로 하는 실무대표단이 이란 현지에 급파돼 이란 측과 양자 교섭을 통해서 이 문제의 현지 해결을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표단은 반장을 맡은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을 포함해 총 4명으로 구성되며 오는 6일 밤 늦게 출국할 계획이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오는 10일부터 23일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한다.

외교부는 이 사건 발생 전부터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중앙은행 자금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최 차관의 이란 방문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 자금 문제에 대한 이란 정부의 불만이 억류 사건의 원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라 최 차관이 이란 측과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 대변인은 "여러 가지 한국과 이란 간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 폭넓은 협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최근에 발생한 선박 억류 문제와 관련해서도 당연히 관련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계획됐던 최종건 차관의 방문은 물론이고 이번에 급파하는 지역 국장 등 실무대표단, 현지 외교 채널 등 여러 가지 노력을 총동원해서 이 문제가 최대한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조선 억류 관련 초치된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이란대사가 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앞서 외교부는 이날 외교부 청사로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를 불러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억류 해제를 재차 요청했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이번 억류가 단순한 '기술적' 사안이라는 이란 정부 입장을 재차 밝혔으며, 이란 외교당국도 최대한 조기 해결을 위해 함께 협력하고 노력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최 대변인은 설명했다.

외교부는 전날 사건을 인지한 즉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와 현장 지휘반을 가동하고, 관계기관 및 부내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주이란 한국대사관의 영사를 선박이 입항한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에 급파했으며, 이날 오후에는 강경화 장관 주재 대책본부회의를 열었다.

또 최종문 2차관 주재로 이란,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등 현장대책반이 설치된 재외공관과 화상회의를 개최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외교부는 함께 선원이 억류된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물론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소통을 이어가고 선박 나포 과정에서 국제법 위반 여부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날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상견례 차원에서 만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이란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우라늄 농축 이어 대규모 드론 군사훈련자폭 드론도

중북부 등에서 수백대 동원해 훈련, 미사일 발사 등도 시험

        

이란 공군이 공개한 이란 군 무인기(드론)가 줄지어 서 있는 사진. 이란은 5일부터 드론 수백대를 동원한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EPA 연합뉴스

      

농도 20%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고, 한국 화학물질 운반선을 나포하는 등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인 이란이 이번엔 대규모 합동 무인기(드론)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이란 <메르> 통신은 군이 5일 중북부 셈난주 등에서 대규모 드론 훈련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4일 이란 <IRNA> 통신은 중북부 셈난주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5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육해공군이 운용 중인 드론 수백대를 동원한 합동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무드 무사비 이란군 부사령관은 5이란이슬람공화국은 드론 제조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능력 있는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메르> 통신은 전했다. 그는 공중전에서 드론 미사일 발사 능력과 자폭 드론 등을 시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함정에서 무인기를 띄우는 훈련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드론 개발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11월에 실시한 연례 공군훈련 때도 이란이 자체 제작한 드론을 선보였다.

앞서 4일 이란은 순도 20% 우라늄 농축을 재개해,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과 미국 등 주요 6개국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했다. 당시 이란은 향후 15년간 우라늄 농축 수준을 3.67%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합의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대이란 제재를 재개했다. 드론 훈련은 트럼프 행정부가 드론 공습으로 살해한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군) 사령관의 1주기 이틀 뒤 시작된 것이도 하다. 조기원 기자


이란 한국 유조선 나포…20% 우라늄 농축 재개한 날 해상도발

UAE로 향하던 중 혁명수비대 선박이 해양 환경법 위반주장

유조선 선장 공해상, 위반 없었다억류 20명 중 한국인 5

 

이란이 20% 우라늄 농축을 재개한 날,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국적 유조선을 나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4일 공식 매체 <세파> 뉴스를 통해 오늘 아침 걸프 해역에서 한국 유조선 한국케미를 나포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혁명수비대는 해당 선박이 해양환경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데 따른 조처라며 이번 사건은 사법 당국이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포된 선원은 한국·인도네시아·베트남·미얀마 국적이며, 한국케미호는 (이란 남부 항구 도시인) 반다르아바스에 억류됐다고 밝혔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억류된) 선원 총 20명 중 우리 국민 5명이 승선했다외교부와 주이란대사관은 선원 안전을 확인하고 선박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 중이라고 확인했다. 국방부는 청해부대를 즉각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으로 출동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외신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출발해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로 향하던 한국 국적 유조선이 이란 영해에 진입했다가 나포된 것 같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와 관련해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한국) 상선 한척과 이란 당국 사이의 상호작용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해당 상선이 북쪽으로 항로를 변경해 이란 영해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미국 해군 제5함대 대변인인 리베카 리바릭 중령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린트래픽 사이트에 보이는 반다르아바스 위치.

공교롭게도 한국 선박의 나포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 미국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이란이 20%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가디언>이 두 사건을 묶어 전하고,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한국과 이란의 수출입 대금 결제 통로인 원화결제 거래가 중단된 사실을 언급하는 등 외신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두 사건의 연관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날인 13일은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정예군) 사령관 등 7명이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1주기이기도 하다.

이란 정부 대변인 알리 라비에이는 4일 반관영 <메르> 통신에 몇분 전 포르도 농축시설에서 20% 농도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이란이 최근 의회를 통과한 법에 따라 포르도 농축시설에서 최대 20% 농도의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란은 20% 수준의 우라늄 농축에 성공했으나, 2015년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면서 향후 15년간 우라늄 농축 수준을 3.67%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8년 합의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합의를 탈퇴한 뒤 일방적으로 대이란 제재를 재개했고,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수준을 4.5%까지 높였다. 이어 지난해 11이란 핵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핵 물리학자 모흐센 파흐리자데가 이스라엘의 표적 공격으로 암살됐다. 그 직후 이란 의회는 20% 수준의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고 나탄즈와 포르도의 핵 시설에 새 원심분리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전정윤 김지은 박병수 기자

 

이란으로 방향 틀어라위성전화·CCTV로 본 긴박했던 순간

   고속정으로 접근한 이란군 검사할게 있다, 속도 낮춰라

   한국 선사, 선장과 실시간 통화· CCTV로 당시 상황 확인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하던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유조선의 나포 사유로 '반복적 환경 규제 위반'을 제시하면서 사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케미 나포와 관련해 선사인 디엠쉽핑 관계자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접촉한 해역은 공해상"이라며 "환경 오염은 일으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한국케미가 공해상에서 나포 후 이란항으로 향하는 장면이 CCTV에 찍힌 모습. 오른쪽 동그라미는 혁명수비대 고속정 모습이다. 부산/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가 배를 조사하겠다고 합니다."

4일 오후 320분께(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하던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17426t)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되기 직전 부산에 있는 선박 관리회사에 위성 전화가 왔다. 한국인 선장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선박 관리회사 임원에게 전화로 실시간 선박 운항 상황을 보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무선 교신으로 "선박 검사를 해야 한다. 배 속도를 낮춰라"며 고속정을 타고 유조선으로 접근했다. 선서와 선박 관리회사가 파악한 바로는 당시 선박의 위치는 아랍에미리트와 이란 사이 중간에 있는 공해상이었다.

유조선 한국케미에 올라온 이란 군인들은 갑판 위에 선원 전원을 집결시켰다. 군인들은 한국인 선장에게 "항구에 가서 조사해야 한다"며 선박 운항 방향을 이란 쪽으로 바꾸도록 지시했다. 선장은 "여기는 공해상이고 무슨 문제냐"며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이어 선장이 실시간으로 상황을 알려주던 위성 전화는 끊어졌다.

선박 관리회사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화물을 싣고 정상적인 항로를 따라 운항하던 선박에서 근무하던 선원들과 카카오톡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이란 혁명수비대에서 갑자기 조사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한 시간도 안 돼 모든 선원과 연락이 두절됐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선원들이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도 모두 이란 군인의 손에 넘어간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케미 선박 관리회사 직원들은 배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이란 혁명수비대가 고속정을 타고 유조선으로 접근하는 장면과 나포 이후 이란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 장면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선박 관리회사 측은 이날 오후 9(한국시간) 유조선 상황을 CCTV로 볼 수 있었지만, 갑자기 모든 화면이 꺼져버렸다. 한국케미 선사 관계자는 "위성 위치추적 시스템으로 실시간으로 배 위치를 확인한 결과 영해 침범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현재 배는 이란 항구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배는 이중 선체 구조로 화물이나 연료가 해상으로 유출돼 오염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이 관계자는 "이란 측 대행사를 통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해양수산부, 외교부, 이란 대사관 등 정부 관계부처와 향후 대응 방안 등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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