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2차 전원회의서…노동신문, 구체 내용 안밝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전원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대남·대남 부문 활동 방향을 제시했다고 10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농업을 추켜세우는 것은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반드시 결실을 봐야 할 국가 중대사”라고 밝혔다고 10일 <노동신문>이 1면에 펼쳐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전원회의 이틀째 회의 ‘보고’에서 “영농물자들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 마련에 “올해 농사의 성패가 달려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아울러 김 총비서는 “경제지도일꾼들의 책임성과 역할을 결정적으로 높일 데 대해 거듭 강조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올해 경제사업의 성과 여부가 국가경제지도기관들의 기능과 역할에 많이 달려 있다”며 “내각과 국가경제지도기관들이 자기의 고유한 경제조직자적 기능과 통제 기능을 복원해 경제 전반에 대한 지도관리를 개선할 데 대한 문제, 비상설경제발전위원회의 역할을 높일 데 대한 문제를 비롯해 내각중심제, 내각책임제를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방도적 문제들을 천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비상설경제발전위원회”라는 언급에 비춰, 내각·국가경제지도기관의 조직자·통제 기능 복원과 경제정책 집행 효율성 제고 등을 목표로 한 새로운 회의체(TF)를 꾸렸으리라 추정된다.

김 총비서는 “대외경제 부문에서도 국가경제를 보호하고 자립성을 강화하는 견지에서 작성된 혁신적이며 합리적인 방안들을 실행할 데 대해 강조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김 총비서는 “인민군대와 군수공업 부문이 당 8차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해 올해 수행해야 할 전투적 과업들과 대남 부문과 대외사업 부문의 금후 활동 방향을 명백히 찍어주시고 이를 한치의 드팀(흔들림)도 없이 철저히 집행해나갈 데 대해 강조하셨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다만 신문은 김 총비서가 밝힌 대남·대외사업·군수공업 부문의 활동 방향과 과업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 동지의 보고는 전원회의 3일 회의(10일)에서 계속된다”고 밝혔는데, 회의 종료일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제훈 기자

 

주북 러 대사  "북한 코로나19 봉쇄 여파 심각 … 생필품도 부족"

"수입금지로 기업 문닫고 주민들 실업…외국인도 식료품 구하기 어려워"

    "아이들 옷·신발 돌려 입는 상황… 약품 부족·치료 귀국 불가 큰 문제"

    "한반도 긴장 여전…김여정, 당대회 이후에도 영향력 있고 신뢰 받아"

 

북한, 코로나19 사태 정리한 특집 프로그램 방영: 북한 조선중앙TV는 2020년 12월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총정리한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국경 봉쇄로 북한에서 각종 물품 조달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마체고라 대사는 8일 자국 인테르팍스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모든 곳에서 모두가 그렇겠지만 솔직히 평양 생활이 쉽지 않다"면서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북한 내 생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북한은 지난해 1월 이미 국경을 폐쇄했고 그 이후 북한에서 출국하는 것은 그래도 가능성이 있지만 입국은 북한인이라도 전혀 불가능해졌다"면서 "동시에 북한 정부가 상품 수입도 제한하면서 (지난해) 8월까지는 현지 비상방역위원회 지도부의 특별 결정에 따라 국가에 필수적인 물품은 들여올 수 있었지만, 9월 태풍 이후엔 수입이 완전히 금지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러한 자체 봉쇄는 경제는 물론 주민들의 생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수입 재료, 원자재, 부품 등이 없어 많은 기업이 멈춰서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아이들은 사실상 거의 1년 동안이나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 있다"고 전했다.

마체고라는 봉쇄 조치는 북한 거주 외국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1월부터 외교관들이 평양 밖으로 이동하는 것이 금지됐고 아이들은 대사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들에게 약 300곳의 평양 내 상점과 1곳의 특별 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됐지만, 수개월의 봉쇄 뒤에 매대 물품은 최저 수준으로 줄어 밀가루·식용유·설탕 같은 기본 식료품을 구매하는 것조차 어려워졌으며 옷가지나 신발도 없다"면서 "뭔가를 살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위기 이전보다 3~4배 비싸다"고 실상을 전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

그는 대사관 직원의 아이들이 크면서 옷이나 신발이 맞지 않아 부모들끼리 서로 물려주기를 하면서 버티고 있는데, 약품 부족이나 치료를 위한 귀국 불가 상황은 실제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 당국은 코로나19가 북한에서 발생할 때를 대비한 충분한 의료기반시설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은 철저한 코로나19 유입 차단이라는 것을 공공연히 인정하고 있다"면서 쉽게 봉쇄를 풀 수 없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북한이 상품 도입을 위해 국경을 일부 개방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현재 북한이 러시아를 비롯한 인접국과의 국경에 대규모 방역 시설을 건설하고 있는데 이는 안전한 상품 수입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는 또 북한이 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 참여 신청을 한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이것이 북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현지 당국의 설명과 배치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코백스 참여 신청은 외국으로 나가려는 자국민들에게 백신 접종 기회를 주는 등 봉쇄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마체고라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와 관련, "2017년 말까지의 상황과 비교해 훨씬 평온하다"면서도 "분쟁 잠재력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규모가 줄긴 했지만 연합훈련을 계속하고 있고, 한국으로 최신 무기들이 도입되고 있다. 이에 맞서 북한은 핵미사일 전력 강화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은 '긴장 폭발'의 위험을 품고 있으며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지난달 북한의 제8차 당대회 이후 지위가 강등된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과 관련, 그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당중앙위 위원으로 남아있고 당 부부장에 임명된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녀는 여전히 영향력 있고 신뢰를 받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유엔 "북한, 핵물질 생산·미사일 고도화…해킹으로 4천억 벌어"

 

"코로나 국경통제로 경화 조달 영향…해킹 자금으로 핵·미사일 개발"

"이란과 미사일 개발 협력 재개"…대북제재위 보고서 로이터 등 보도

 

유엔 안보리 회의 장면

 

북한이 작년에도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유지, 발전시켜 국제 사회의 제재를 위반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여기에는 북한과 이란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대기 위해 최근 1년여 간 약 4천억원을 해킹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사회)에 제출된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 내용을 입수해 로이터 통신이 8일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했고, 핵시설을 유지했으며, 탄도미사일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했다"라며 "북한이 이러한 개발 프로그램을 위한 원료와 기술을 계속 해외로부터 수입하려 했다"라고 밝혔다.

또 북한이 지난해 여러 차례 열병식을 통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새로운 단거리·중거리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를 선보였다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열에도 견디는 기술까지 도달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비록 작년 한 해 동안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시험은 없었지만, 북한이 "새 탄도미사일 탄두의 시험 및 생산과 전술 핵무기 개발을 위한 준비를 선언했다"고 보고서에 언급됐다.

이와 함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8년 풍계리의 핵실험 갱도를 폭파해 핵 폐기 의지를 강조했지만, 여전히 해당 지역에 인력을 두고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과 이란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해 핵심 부품을 전달하는 등 양국이 협력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란과 장기간 비밀리에 협조한 북한은 이란 '샤히드 하지 알리 모바헤드' 연구소의 기술 개발에 협조하고, 물품도 수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보고서는 가짜 정보와 조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벌인 조사를 담았다"고 반박했다.

이밖에 보고서는 북한이 배후에서 해킹을 통해 금융기관과 가상통화 거래소의 자금을 빼돌려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9년부터 2020년 11월까지 해킹에 따른 수입은 3억1천640만 달러(약 4천32억원)에 달했다고 보고서는 추산했다.

CNN은 보고서를 인용해 "코로나19로 인한 엄격한 국경 통제는 북한의 경화(hard currency·달러 등 국제적으로 쉽게 교환 가능한 통화) 조달에도 영향을 끼쳤다"며 "북한은 경제를 계속 굴러가게 하고 유엔 제재를 피해가기 위해 복합적인 제재 회피 계획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지난해 극심한 태풍과 제재, 여기에 팬데믹까지 북한을 강타했다"며 "전문가들은 팬데믹이 지속되는 동안 북한이 수입 조달을 위해 해킹에 더 의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9년 유엔 제재로 금지된 석탄 수출을 통해 3억7천만달러(약 4천148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지만, 작년 7월 이후에는 이러한 석탄 수출이 대체로 중단된 상태라고 전문가패널은 판단했다.

이 역시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북한이 외부 세계와의 교류를 단절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엄격한 봉쇄 조치를 도입한 상태다.

그러나 북한의 정유제품 수입은 작년에도 한도를 크게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패널은 한 회원국이 제공한 사진과 데이터를 토대로 북한이 연간 50만 배럴의 수입 한도를 "여러 배"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유엔 북한대사는 보고서 내용의 확인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