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중원구청서 작년 12월 압류,  잠실 40평 아파트와 남양주 농지

공시가 보면 10억이상 체납 추정...2003년·2008년 압류 이어 세번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아무개(75)씨가 지방세 체납으로 아파트와 토지 수백평을 압류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가 세금 문제로 토지 등을 압류당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로 상습적 체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씨는 부동산 개발을 하면서 매입한 농지를 가족회사에 헐값에 넘겨 농지법 위반과 편법증여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성남시 중원구청 세무과는 지방세 체납을 근거로 지난해 12월21일 최씨 소유의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농지 1필지(1198㎡, 약 360평)와 서울 잠실 아파트 한채(전용면적 136.54㎡, 약 40평)를 압류했다. 최씨는 현재 금남리 농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지 않지만, 이 땅은 농지법 시행 전에 구입했다. 최씨는 1989년부터 1995년까지 금남리에서 모두 5필지(약 1400평)의 땅과 건물 등을 샀는데, 농지 3필지 가운데 2필지는 형질 변경이 이뤄져 각각 1995년과 2019년에 차례로 가족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에 매도하기도 했다.

중원구청은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세목과 부과 세액 등은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압류된 아파트는 2020년 공시가격 10억원에 최근 실거래가는 16억원에 달하고, 토지는 2020년 기준 공시지가로 약 3억4000만원이다. 한 세무공무원은 “통상 건물을 우선적으로 압류한다. 건물과 토지가 함께 압류됐다면, 최소한 건물의 공시가격 이상의 세금이 체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소 10억원 이상의 세금이 체납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다만 압류된 아파트의 경우 중원구청 시민봉사과도 지난해 12월3일 압류를 걸어둔 상태여서, 정확한 체납 세액은 알기 어렵다. 시민봉사과는 주로 과징금, 과태료 체납과 관련한 압류 업무를 맡는다.

 이번에 압류당한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농지의 모습.

체납으로 인한 토지 압류는 보통 납부기한 뒤 한 달 이상 체납되면 재차 독촉하고 이후에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재산을 조회해 압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12월 압류가 이뤄졌고 4월 현재까지 압류가 해제되지 않았으므로 최씨는 최소 반년 이상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과거에도 두 차례 토지를 압류당한 전력이 있다. 2003년에는 충남 천안세무서가 남양주 금남리 토지 3필지를 압류했고, 2008년에는 서울 송파세무서가 최씨가 소유한 금남리 토지 5필지 전부를 압류했다. 양은진 세무법인 인성 세무사는 “추정 액수나 체납 횟수로 볼 때 상습적인 체납으로 보인다. 세금 관리가 거의 안 되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최씨의 딸이자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도 2012년 11월, 2013년 11월, 2015년 1월 각각 지방세 체납의 이유로 서초구청 세무1과로부터 자신의 명의인 서울 서초구 주상복합 아파트를 압류당한 바 있다.

<한겨레>는 최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를 남기고, 최씨의 변호사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세금 체납 이유 등에 관해 물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준희 기자

 

윤석열 장모 ‘농지법 위반’ 투기 의혹... 아파트 지어 100억 수익

장모, 양평 농지 불법매입 의혹, 농민 아닌데 농지 900평·임야 수천평
2006년 부동산회사 세워 집중매입, 가족회사에 헐값 ‘편법증여’ 논란

양평군, 석연찮은 용도변경…장모 땅 산 뒤 LH사업 무산시키곤
100% 녹지 장모 땅 개발구역 승인… 확신한 듯 농지 추가매입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아무개(75)씨와 최씨의 자녀들이 경기 양평군에서 아파트 시행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일대 농지 수백평을 사들인 사실이 확인됐다. 직접 농사를 짓는 농민만이 농지를 살 수 있도록 한 농지법을 위반한 전형적 투기 수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씨는 이 과정에서 공시지가가 최소 2배 이상 오른 땅을 매입가격으로 그대로 자녀들이 주주로 있던 가족회사에 팔아 편법증여 논란도 제기된다.

<한겨레> 취재 결과, 최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던 부동산개발회사 이에스아이엔디를 통해 2006년 12월6일 경기 양평군 양평읍 공흥리 일대 임야 1만6550㎡를 매입하고, 같은달 자신의 명의로 공흥리 259번지 등 일대 농지 다섯 필지(2965㎡, 약 900평)도 사들였다. 이에스아이엔디는 최씨와 최씨의 자녀들이 지분을 100% 소유한 가족회사다. 영농법인이 아닌 부동산개발회사는 법률상 농지를 살 수 없기 때문에, 비교적 느슨하게 관리됐던 개인 명의 농지 취득을 택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최씨가 회사 설립 다음날부터 한달 동안 임야 수천평과 농지를 잇따라 사들인 것을 두고 전형적 투기 수법이라 지적한다. 농지법상 농지는 자경 목적이 아니면 소유할 수 없다. 한 농지법 전문 변호사는 “애초 농사가 아닌 부동산 개발 목적으로 농지를 산 것으로 보인다. 농지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1993년에도 농지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양평군의 의아한 일처리도 뒷말을 낳고 있다. 최씨가 땅을 사기 6개월 전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 일대에 국민임대주택을 짓는 ‘양평공흥2지구 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하지만 양평군이 이 사업을 반대했고, 엘에이치는 2011년 7월 주민과 지자체의 반대를 이유로 이 사업 취소를 결정했다.

최씨는 기다렸다는 듯 사업 취소 직후인 2011년 8월 인근에 있던 자신의 토지들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양평군에 요청했고, 양평군은 이듬해인 2012년 11월 도시개발구역 사업을 최종 승인했다. 문제는 양평군의 승인 전 최씨가 인근 농지 46㎡를 더 샀고, 이에스아이엔디 역시 회사 명의로 임야 2585㎡를 추가 매입했다는 점이다. 사업 승인을 확신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2012년 양평군 도시개발계획 고시를 보면, 사업 대상 토지는 국토해양부 소유의 도로를 제외하면 모두 최씨와 최씨가 대표였던 이에스아이엔디 소유였다. 양평군은 100% 자연녹지인 이곳 토지 2만2199㎡ 중 1만6654㎡를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해줬다. 이 과정에서 농지법 위반 등도 파악하기 어렵지 않았지만, 사업은 그대로 통과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형질 변경의 경우도 땅의 가치가 바뀌는 대단한 특혜인데 이런 식의 일처리는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농지법 위반 역시 관할 지자체가 누구 땅인지 모를 수 없는데 이를 따지지 않은 건 석연치 않다”고 짚었다.

그 뒤 최씨는 2014년 6월 시공계약을 맺고 아파트 분양을 시작했다. 최씨와 이에스아이엔디는 이 시행 사업으로 800억원대 분양 매출과 100억원에 가까운 순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와 이에스아이엔디가 사들인 농지와 임야는 아파트 건설이 확정된 2014년 공시지가가 매입 당시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왼쪽은 해당 토지 인근의 2008년 모습이고, 오른쪽은 최근의 모습이다. 카카오맵 갈무리

 

시행 사업 과정에서 최씨의 편법증여 의혹도 제기된다. 최씨는 2014년 5월 분양을 앞두고 자신이 갖고 있던 땅을 2006년 매입가(5억원)로 이에스아이엔디에 팔았다. 공시지가만 2배 이상 오른 땅을 8년 전 가격에 넘긴 것이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시세보다 싸게 땅을 매도해 회사 지분을 소유한 자녀들이 경제적 이득을 봤다면, 세금 탈루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는 최씨가 땅을 가족회사에 넘길 때까지는 이에스아이엔디 사내이사였다가 2014년 6월 아파트 시공계약 직후 이사직에서 사임하고 같은해 지분도 정리했다.

한편 최씨는 2001년에도 토지개발이 예정된 충남 아산시 일대 땅을 경매로 약 30억원에 낙찰받아 3년 만에 토지보상금 등 약 132억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최씨 쪽 변호인은 <한겨레>에 “해당 의혹은 윤석열 전 총장이 결혼(2012년 3월)하기 이전의 일로서 윤 총장은 위 아파트 시행사업의 구체적인 추진 경과를 알지 못하였고, 그 과정에 관여한 사실도 전혀 없다. 최씨 또한 농지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고, 고발되거나 문제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준희 기자


윤석열 장모 쪽 “농지, 부동산 개발은 정상…제3자 경작 문제 안돼”

전문가들은 “농지법 위반을 인정한 셈” “제3자 경작도 자경 원칙 위배돼” 황당

 

지난달 사퇴 이후 사실상 정치인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가 경기 양평군 아파트 시행 사업 중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장모 쪽 변호사가 “농지를 사서 부동산 개발하는 건, 통용되는 정상적인 것”이라며 “농지 취득 후에도 제3자를 통해 경작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해명이 “되레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사들인 것을 자인한 셈”이라며 “‘제3자가 경작했다’는 것도 자경농이 소유하게 돼 있는 농지법 위반을 자인한 자승자박”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농지법 위반이 주요 수법으로 쓰인 한국주택토지공사(LH) 투기사건을 “망국 범죄”로 비판한 바 있다.

지난 5일 오후,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아무개(75)씨의 법률대리 손경식 변호사는 언론사들에 최씨의 농지법 위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입장문을 보내 “농지법 위반은 없었다. 농지는 법인 명의로 취득할 수 없어, 개인이 농지법을 준수(농작물을 경작)하면서 취득하는 것은 모든 부동산 개발업에서 통용되는 정상적 업무 처리”라고 주장했다. 또 “취득 후에도 제3자를 통해 경작하여 '농지로서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한겨레>는 최씨가 2006년부터 경기 양평군 양평읍 공흥리 일대에서 아파트 시행 사업을 벌이며 수백평의 농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농지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고 단독보도했다. 취재 과정에서 최씨와 윤 전 총장에게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남겨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는데, 관련 보도가 나간 뒤에야 변호사를 통해 입장을 밝혀 온 것이다. 최씨를 대리한 손 변호사는 윤 전 총장의 언론 대변인도 함께 맡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씨 쪽의 해명이 오히려 최씨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입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씨가 애초 부동산 개발목적으로 농지를 샀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라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농업개혁위원인 임영환 변호사는 “농지 구매 목적이 부동산 개발이었다면, 명백한 농지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했다. 농지법 제6조는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인 하승수 변호사는 “농지투기가 심각한 사회문제인 상황에서 농지법 위반이 당연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법치주의와 사회정의에 대한 관념을 의심케 한다. 엘에이치 직원들도 개발목적으로 취득했으니 괜찮다는 건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최씨 쪽이 “제3자를 통해 경작했다”고 밝힌 점도 실소를 낳고 있다. 농지법은 경자유전이 원칙이다. 스스로 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리경작은 선거에 따른 공직 취임 등 일부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하 변호사는 “농지는 스스로 경작하는 ‘자경’이 원칙인데 제3자를 통해 경작했다고 말하고 있다. 스스로 자백하는 듯한 해명”이라고 꼬집었다. 지자체 농지 취득 업무를 보는 한 공무원은 “농지법 위반 사례 중 대리경작이 가장 적발하기 힘든 부분인데, 이를 스스로 털어놓은 셈”이라고 했다.

이날 최씨 쪽은 “자연녹지를 일반주거지역으로 바꿔준 것은 특혜가 아니라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라며 “이례적이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업무를 잘 아는 한 공무원은 “이러한 용지 변경이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것은 아니다.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이라고 반박했다. 용지 변경 당시 군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한 군의원은 “난개발 문제 등을 고려해 반대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군청에서 강력히 추진하는 상황에서 개발사업에 반대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씨 쪽 손 변호사는 <한겨레>의 의혹 제기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희석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의 보도”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사실관계를 근거로 한 언론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정치적 의도로 해석하는 건 온당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윤 전 총장은 퇴임 뒤 사실상 정치인으로 행세하고 있다. 정치인이라면 본인은 물론 가족과 관련된 문제도 당연히 언론의 검증 대상이다. 검찰총장일 땐 정치인에게 추상과 같은 도덕성을 요구하더니 자신에 대해선 검증도 하지 말라는 건 또 다른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윤 전 총장은 엘에이치 사태를 “망국 범죄”로 비판하며 “특권과 반칙 없이 공정한 룰이 지켜질 거라는 믿음을 주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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