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실장 “이진석 희생양 삼은 것…기소는 부당하고 비겁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기소한 것을 두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울산 사건’은 명백히 의도적으로 기획된 사건이며, 그 책임 당사자는 윤석열 전 총장”이라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 주장대로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건이라면 당시 비서관이었던 이진석이 무슨 권한으로 그 일의 책임자일 수가 있느냐. 검찰 스스로도 그 그림은 아니다 싶어 무리하게 임종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던 것인데, 그런 임종석을 기소하든지 혐의를 찾지 못했다면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 마땅한 순리”라며 “기재부와 복지부, 균형발전위원회까지 압수수색하고 숱한 공무원들을 소환 조사해서도 증거를 찾지 못해 놓고 이진석이 사회정책을 담당하고 있었던 이유만으로 그를 희생양 삼은 것이다. 이진석 기소는 부당하고 비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의 울산 산재모병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음에도 임기 내내 예비타당성(예타)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고, 검찰도 이런 과정을 모두 들여다보았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예타가 무산된 책임을 문재인 정부로 돌리고, 그것도 모자라 선거에 맞춰 이용했다는 사건 구성을 해내는 데는 차마 말문이 막힌다”고 썼다. “울산은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임에도 공공병원이 없어 (공공병원 설립이) 울산 시민의 오랜 숙원 사업이지만 번번이 예타의 벽에 가로막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문제를 효율이 아닌 균형발전의 시각에서 바라보았고, 그래서 (정부가) 예타 면제를 통해 울산의 공공병원을 해결하려 노력했는데 여기에 무슨 정치적인 음모가 있단 말이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울산 사건’이 검찰의 의도적인 기획이며, 그 책임자가 윤석열 전 총장이라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언제쯤이나 되어야 검찰의 무고에 의한 인권 침해를 국가기관의 폭력이나 권력남용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라며 “재판을 통해 이진석의 결백함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검찰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을 당선시키려고 청와대가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이와 관련해, 울산시장 재선에 도전하던 김기현 당시 시장(국민의힘 의원)의 핵심공약인 산재모병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를 늦추고 선거가 임박해 예타 탈락 결과를 발표하는 데 개입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시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이었던 이진석 실장을 지난 9일 불구속 기소했다. 임종석 전 실장, 조국 전 민정수석, 이광철 민정비서관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조혜정 기자


‘청 선거 개입 의혹’ 이진석 기소…임종석·이광철 무혐의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9일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선거 개입과 하명수사’ 의혹이 제기됐던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이광철 민정비서관은 무혐의 처분했다. 지난해 1월 송철호 울산시장과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핵심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긴 지 1년3개월 만이다. 2019년 11월 시작된 이 사건 수사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권상대)는 이날 이 실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실장이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등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2018년 울산시장 선거 당시 송철호 후보에게 도움을 줬다고 판단했다. 송 전 부시장은 울산시 공무원 윤아무개씨와 울산시청 내부 자료를 주고받은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윤씨와 함께 추가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모두 이견 없이 이 실장 기소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송 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나섰다는 의혹이 핵심으로, 검찰은 청와대 인사들이 울산시장 선거 과정에 적극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기소된 한병도 전 수석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피고인 13명의 공소장을 보면, 당시 송철호 후보는 경쟁 관계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의 핵심 공약인 산재모병원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지방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이 실장 등과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실장이 장환석 선임행정관, 한병도 전 수석 등과 함께 지방선거가 임박한 2018년 5월 산재모병원 예타 탈락 결과를 발표하도록 했다는 게 검찰의 수사 결과다. 당시 송 후보는 토론회 등에서 산재모병원 유치 실패를 강조한 바 있다.

다만 검찰은 지난해부터 이 사건 연루 의혹이 제기됐던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이광철 민정비서관(당시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앞서 검찰은 이 비서관이 김 전 시장의 범죄 첩보를 보고받았고, 임 전 실장은 송 시장의 단독 공천에 관여했다고 의심해 지난해 1월 이들을 소환조사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추가 소환조사 없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으로선 현행 법령 여건 속에서 실체 규명에 최선을 다했다”며 “(임 전 실장 등은) 혐의를 입증할 명확한 증거가 부족해 불기소 처분하고, 아직 처리하지 않은 나머지 사건 등은 사건 관계인 다수가 울산에 거주하고 있어 신속한 수사를 위해 울산지검으로 이송 처분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검찰의 기소에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의 기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다만 이 실장이 코로나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소를 해서 유감이다. 이 실장 거취 등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므로 신중하게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배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