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첫 공판
“2주 연기…불출석땐 진술 안 들어”
전씨 쪽, 건강·경호 이유로 신청
지난해 11월30일 전두환씨가 사자명예훼손재판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광주지방법원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두환(90)씨가 항소심 첫 재판에 불출석했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재근)는 10일 201호 법정에서 전씨의 사자명예훼손사건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그러나 이날 전씨가 법정에 나오지 않아 재판을 2주 뒤로 연기했다. 형사소송법(277조)에서는 인정신문이 열리는 첫 공판기일과 선고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하게 돼 있다.
전씨 쪽 법률대리인을 맡은 정주교 변호사는 “형사소송법과 법원행정처 실무제요 등을 보면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출석이 어려운 피고인에게 출석 의무를 완화해주는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씨의 건강을 고려하면 장거리 이동이 부담되고 다수의 경비를 동원해 사회적 불편을 초래한다. 전씨의 출석 없이 개정해달라”고 요청하며 전씨의 불출석 요청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에 김재근 부장판사는 전씨 쪽의 불출석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는 “법에서는 인정신문과 선고기일을 제외하고 피고인의 불출석을 허가하고 있다”며 “형사소송법 365조에 따라 전씨가 두차례 불출석하면 전씨의 진술을 듣지 않고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강행옥 변호사는 “전씨 쪽이 법률을 잘못 해석해 재판부의 불신을 받았다. 전씨의 항변 없이 재판이 진행된다면 항소심도 유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24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앞서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전씨 쪽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검찰도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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