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아이티 대통령 장례식…바깥에서 시위·총성 아수라장

● WORLD 2021. 7. 10. 13:29 Posted by 시사 한겨레 ⓘ한마당 시사한매니져

지지자들 거센 시위…총성 들려와 미 대표단 서둘러 떠나기도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장례식 [EPA=연합뉴스]

 

암살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의 장례식이 23일 치러졌다.

 

장례식장 밖에선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센 시위 속에 총성까지 들려오는 등 아이티가 겪고 있는 혼돈이 고스란히 펼쳐졌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장례식은 모이즈 대통령의 고향인 북부 카프아이시앵에서 삼엄한 경비 아래 열렸다.

 

53세의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7일 새벽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함께 총상을 입고 미국서 치료를 받다 돌아온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가 팔에 깁스를 한 채 검은 옷을 입고 남편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모이즈 대통령 관 옆에 선 영부인 [AP=연합뉴스]

 

장례식 말미에 연단에 오른 모이즈 여사는 대통령 암살 세력을 가리켜 "그들이 우리는 지켜보며 우리가 겁에 질리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는 보복이나 폭력을 원치 않는다. 정의를 원한다"고 말했다.

 

일반 조문객의 입장이 제한된 이날 장례식은 모이즈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로 어수선한 가운데 치러졌다.

 

장례식이 시작할 무렵 바깥에서 수백 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최루가스가 발사되고 총성이 들려오기도 하면서 장례식에 참석했던 미국과 유엔 대표단이 예정보다 일찍 서둘러 자리를 뜨기도 했다.

 

아이티 문화부 대변인은 AP통신에 미 대표단이 도착할 때 시위대가 적대적인 반응을 보인 탓에 대표단이 도착 10∼15분 만에 떠났다고 전했다.

 

이후 백악관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모두 안전하다며 아이티의 불안한 상황에 유감을 표시했다.

 

모이즈 대통령 장례식장 밖에 모인 지지자들 [AP=연합뉴스]

 

아이티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시위대의 비난을 받았다.

 

레옹 샤를 경찰청장이 장례식장에 도착할 때는 '암살범'이라는 외침이 울려 퍼졌으며, 한 모이즈 대통령 지지자는 "당장 떠나지 않으면 장례식 후에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아리엘 앙리 총리에게는 모이즈 대통령을 위해 정의를 실현해 달라는 외침이 쏟아졌다.

 

카프아이시앵에서는 장례식 며칠 전부터 거센 시위가 이어졌다.

 

모이즈 대통령 지지자들은 경찰을 비롯한 정부 고위층들이 모이즈 대통령 죽음에 일조했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더딘 경찰 수사에 불신을 표시했다.

 

아이티 경찰은 지금까지 모이즈 대통령 암살 용의자로 26명을 체포했으나, 진짜 배후는 아직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한 시위자는 "대통령이 암살범들에 둘러싼 채 불태워지려고 한다"며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모이즈 대통령이 매장되는 것에 분노하기도 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 암살된 아이티 대통령 장례식에 유엔대사 등 대표단 파견

백악관·국무부·의원들로 구성…"민주·법치·시민사회 협력 촉구"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 [AF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피살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의 장례식에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해 조의를 표할 것이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23일 보도했다.

 

6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에는 미셸 시손 아이티 주재 대사, 대니얼 푸트 아이티 특사, 후안 곤살레스 국가안보회의(NSC) 서반구 선임국장이 포함됐다.

 

하원 외교위원장인 민주당 그레고리 믹스 의원과 제프 포텐베리 공화당 하원의원도 대표단으로 장례식에 참석한다.

 

미 정부 관계자는 "대표단은 암살 수사 지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노력 확대, 안보·법치를 촉진하기 위한 아이티 새 정부와의 협력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거듭 밝힐 것"이라며 "새 정부가 시민사회와 협력할 것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단은 아이티의 민주 제도를 보존·강화하는 게 평화 회복에 중요하며 아이티 당국이 법치를 지키고 부패에 맞서며 인권유린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브넬 대통령의 장례식은 이날 국장(國葬)으로 거행된다.

 

앞서 조브넬 대통령은 지난 7일 사저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함께 있던 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는 총상을 입고 미국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아이티 경찰은 콜롬비아인과 아이티계 미국인 등을 용의자로 체포했지만 사건 발생 2주가 지나도록 정확한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암살 사건 이후 권력 암투와 시위가 발생하는 등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암살 사건 이후 아이티 국정을 맡아온 클로드 조제프 임시총리는 최근 아리엘 앙리 새 총리에게 권력을 넘기고 물러났다.

 

미국은 이에 환영 의사를 밝히고 아이티 국민에 대한 지원을 재차 약속했지만, 주요 인프라 보호를 위해 파병해달라는 아이티 측의 요청을 거부했다. 연합뉴스

 

아이티 대통령 암살 연루 경찰관 3명 체포…"주범은 안 잡혀"

지금까지 체포 용의자 26명…"배후에 더 강력한 이들 있어"

 

모이즈 대통령 추모 의식 [AFP=연합뉴스]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아이티 경찰이 추가 용의자로 경찰관 등을 체포했다.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은 20일 모이즈 대통령 암살 용의자로 4명을 더 체포했다며, 이중 최소 3명은 경찰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샤를 청장은 체포된 경찰관들의 계급은 공개하지 않은 채 "(범인들이) 경찰 내부에 침투했다"고 말했다.

 

앞서 수사당국은 모이즈 대통령의 사저 경비가 쉽게 뚫린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고위급 경찰관들을 구금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7일 새벽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도 총상을 입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사건 이후 지금까지 26명의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실제로 암살을 저지른 전직 군인 출신의 콜롬비아인들과 아이티계 미국인들이 먼저 체포됐고, 이어 민간 보안회사를 통해 이들을 고용한 미국 거주 아이티 의사 크리스티앙 엠마뉘엘 사농이 배후 기획자 중 한 명으로 체포됐다.

 

아울러 콜롬비아 경찰은 아이티 전 법무부 관리인 조제프 펠릭스 바디오가 대통령 암살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디오에겐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용의자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주범이자 '진짜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마티아스 피에르 아이티 선거장관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에 "이러한 암살 작전이 단 두 사람의 작업만은 아니다"라며 사농과 바디오 외에 다른 배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에르 장관은 "대통령을 죽이고 싶어했던 '대어'가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더 강력한 이들이 배후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르토프랭스에선 3일간의 모이즈 대통령 추모 의식이 시작됐다. 대통령의 시신은 오는 23일 국장(國葬)을 거쳐 아이티 북부 카프아이시앵에 안장될 예정이다.

 

아이티 대통령 암살, 총리가 배후?…경찰 "거짓 보도" 부인

콜롬비아 매체 "조제프 총리가 배후" 보도하자 아이티 경찰 반박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 [EPA=연합뉴스]

 

아이티 대통령 암살 배후에 클로드 조제프 임시 총리가 있다는 콜롬비아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아이티 경찰이 공식 부인했다.

 

아이티 경찰은 15일 성명을 내고 "수사 중 확보된 증거와 정보들이 총리와 아무런 연관성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용의자들도 그런 취지의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콜롬비아 유력 매체인 카라콜 뉴스는 전날 미 연방수사국(FBI)과 아이티 수사당국이 지난 7일 발생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의 주요 배후 인물로 조제프 총리를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모이즈 대통령을 납치해 조제프 총리가 대통령 자리에 대신 오르게 하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민간 보안회사 CTU에서 주요 용의자들이 모여 계획을 논의했다고 카라콜은 주장했다.

 

그러자 아이티 경찰은 이날 카라콜의 보도를 특정해 반박 성명을 냈고, 이어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도 기자회견에서 해당 보도를 '거짓'이라고 표현했다.

 

샤를 청장은 "의혹을 공식 부인한다"며 "경찰은 주의를 딴 데로 돌리게 하는 모든 선전 활동에 대해 경고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콜롬비아 경찰도 조제프 총리의 연루설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아이티 외교장관이기도 한 조제프 총리는 지난 4월 전임 총리가 갑작스럽게 물러난 후 임시 총리직도 겸임해왔다.

 

모이즈 대통령이 이달 초 새 총리를 지명했지만, 새 총리가 취임하기 전에 모이즈 대통령이 피살되면서 조제프 총리가 계속 임시 총리로서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티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지금까지 콜롬비아인 18명과 아이티계 미국인 2명, 아이티인 3명 등 총 23명을 체포했으며, 아이티 전직 상원의원을 포함한 추가 용의자들을 쫓고 있다.

 

아직 용의자로 지목되진 않았으나 대통령궁 경호 책임자도 구금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아이티 안팎의 특정 세력이 민간 보안회사를 통해 고용한 이들을 동원해 대통령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 암살에 가담한 이들이 계획을 어느 정도 인지했는지 등은 아직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너무 쉽게 뚫린 아이티 대통령 사저…경찰, 경호 책임자 구금 중

아이티 경찰 "대통령 암살 용의자들, 도미니카공화국서 범행 모의"

 

모이즈 대통령 피살 직후 대통령 사저 앞 [EPA=연합뉴스]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아이티 경찰이 대통령궁 경호 책임자를 구금 상태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15일 경찰 관계자 등을 인용해 대통령궁 경호 책임자인 디미트리 에라르드가 경찰에 구금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앞서 수사당국은 지난 13일 에라르드를 소환해 조사하려 했으나 에라르드가 출석하지 않았다고 AFP통신이 전한 바 있다.

 

경찰이 에라르드에게 특정한 혐의를 두고 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지난 7일 모이즈 대통령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에 살해된 후 현직 대통령이 머무는 곳의 경비가 어떻게 이렇게 쉽게 뚫릴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아울러 콜롬비아 당국은 에라르드가 올해 1∼5월 6차례에 걸쳐 콜롬비아 보고타를 경유해 중남미 다른 나라에 다녀왔다고 발표해 그의 행적을 놓고서도 물음표가 커졌다.

 

에라르드를 비롯해 이번 암살과 관련해 조사를 받거나 용의자로 지목된 이들이 계속 늘어나지만, 사건의 진실을 둘러싼 질문들은 오히려 더 많아지고 있다.

 

대통령 피살 후 경비 강화한 아이티 경찰 [AP=연합뉴스]

 

사건 이후 아이티 경찰은 콜롬비아인 26명과 아이티계 미국인 2명이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중 미국인들을 포함해 20명가량을 체포하고, 콜롬비아인 3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또 배후에서 사건을 기획한 인물 중 하나로 미국에 거주하는 60대 아이티 의사를 추가로 체포했으며, 아이티 전직 상원의원 등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아이티 경찰은 용의자들이 도미니카공화국의 한 호텔에서 범행을 모의했다고 주장했다.

 

아이티 언론 등에는 회의실에 여러 명의 남성이 모여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속 인물 중에는 아이티계 미국인 제임스 솔라주와 의사 크리스티앙 에마뉘엘 사농 등 체포된 용의자 2명과 경찰이 추적 중인 조엘 존 조제프 전 상원의원이 포함돼 있다고 현지 일간 르누벨리스트는 보도했다.

 

아울러 대부분 전직 군인인 콜롬비아 용의자들을 고용한 미 마이애미 소재 보안회사 CTU의 소유주 안토니오 토니 인트리아고도 사진 속에 등장한다.

 

아이티 대통령 암살 용의자들이 회의실에 모여있는 모습. 시점은 미상.[아이티 일간 르누벨리스트 캡처]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은 인트리아고가 여러 차례 아이티를 다녀갔다며, 그 역시 수사선상에 있음을 밝혔다.

 

다만 NYT는 이들과의 회의에 몇 차례 참석했던 다른 인사를 인용해 대통령 암살 모의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모이즈 대통령 퇴진 후 아이티에 새 정부를 세우는 방안을 논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사농 등과 10차례 회의를 했다는 파르넬 뒤베르제 전 미 브로워드대 교수는 NYT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암살이나 쿠데타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체포된 콜롬비아 용의자들이 사건 계획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용의자들의 가족 등은 단순 경호 업무로 고용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콜롬비아 용의자 다수는 경호 업무로 아이티에 간 것이었으나, 일부 소수는 범죄 작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죄 계획을 몰랐던 이들도 일단 범행에 가담한 이상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체포된 의사가 아이티 대통령 암살 배후? 능력이…여전 미궁

대통령 살해를 모의하고 주도할 동기와 실력, 배경 등 의문

 

전 상원의원 스티븐 브놔가 12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 청문회를 마친 뒤 변호사와 함께 법정을 나서고 있다. 포르토프랭스/로이터 연합뉴스

 

아이티 경찰은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주범으로 미국 플로리다의 아이티계 미국인 크리스티앙 에마뉘엘 사농(63)을 체포했지만,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둘러싸고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다.

 

외신들이 전하는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의 설명을 종합하면, 사농은 플로리다의 경비 용역업체 ‘CTU 씨큐러티’와 접촉해 콜롬비아 군출신 용병들 모은 뒤 지난달 이들 용병 몇몇과 함께 개인 항공기를 타고 아이티에 왔다. 동행한 콜롬비아 용병의 임무는 애초 ‘사농 경호’였지만 ‘모이즈 대통령 체포’로 바뀌었고, 이들은 지난 7일 모이즈 대통령의 숙소를 습격해 그를 살해했다.

 

아이티 경찰은 아이티에 있는 사농의 집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의 로고가 달린 모자 하나와 총탄 스무 상자, 총기 부품, 차량 두 대와 도미니카 공화국 차량 번호판 등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아이티 경찰은 그가 모이즈 대통령을 대신해 아이티 대통령이 되려고 했다고 설명한다. 아이티 경찰은 또 사농과 함께 모의한 또 다른 배후 2명도 수사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신분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농이 살아온 이력을 살펴보면, 그가 대통령 살해를 모의하고 주도할 동기와 실력, 배경을 가졌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2013년 플로리다 법정에 파산신청을 한 경력이 있다. 파산신청 당시 그는 스스로 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구호단체를 운영하는 책임자이고 의사, 목사라며 한 달 수입이 5천달러(약 570만원)라고 밝혔다. 파산 신탁관리인은 나중에 그가 아이티에 35에이커 규모의 땅을 숨겨놓고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

 

기록을 보면, 사농은 과거 20년 동안 물리치료업, 화석연료 거래업, 부동산중계업 등 여러 가지 사업에 손을 댔으나 모두 실패했다고 <AP>가 전했다.

 

그는 아이티 정치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2011년 유튜브 비디오에서 그는 아이티의 지도자들을 부패한 약탈자라고 비난하며 “아이티의 삶을 바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은 폐쇄된 ‘아이티의 삶이 문제다’라는 웹사이트에서 자신이 아이티를 이끌도록 선택된 연합세력이 될 수 있다고 밝힌 적도 있다. 그러나 그는 아이티의 현실 정치와 연관된 어떤 일도 한 경력이 없고, 아이티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람도 아니다.

 

지난 2000∼2010년 사농과 함께 아이티에 교회와 병원 세웠다는 미국 플로리다의 목사 래리 콜드웰은 “그 친구를 알지만, 그는 그런 잔혹한 살인 범죄에 참여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농의 또 다른 익명의 친구는, 사농으로부터 ‘미국 국무부와 법무부를 대리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자신을 찾아와 자신을 아이티 대통령으로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농이 모이즈 대통령 체포 작전이라고 생각했으며, 모이즈 대통령이 살해된다는 걸 알았으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모이즈 대통령이 살해되기 며칠 전 사농이 그에게 전화해 콜롬비아인들이 모두 사라졌다며 “나 혼자 있다. 그들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모이즈 대통령 암살 당시 경호원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등에도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아이티 경찰은 이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나 콜롬비아 당국은 모이즈 대통령 경호 책임자인 디미트리 에라르가 1월~5월말 사이에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파나마, 도미나카 공화국을 여행했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경찰청장 호르게 루이스 바르가스는 “에라르의 여행 목적이 무엇이고 누굴 만나 무슨 일을 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며, 에콰도르 등의 경찰에도 조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전 상원의원이나 대선후보인 스티븐 브놔는 지난주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이즈 대통령 암살 당시 경호원들의 행적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에라르는 이에 대한 <워싱턴 포스트>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박병수 기자

 

아이티 대통령 ‘암살 배후’ 의사, 차기 대권 노렸나?

미 플로리다 아이티계 의사·사업가 크리스티앙 사농

“6월 아이티에 와서, 보안회사와 접촉해 용병 모집”

암살범들 “첫 임무는 새넌 경호…나중에 바뀌었다”

 

아이티 경찰이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의 ‘중심인물’이라며 체포한 미국 플로리다의 아이티계 의사인 크리스티앙 사농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프로필 사진.

 

조브넬 모이즈(53)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의 ‘배후인물’로 추정되는 미국 거주 의사가 체포되는 등 수사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이 인물이 차기 대통령을 노리고 음모를 꾸몄다고 시사했다.

 

아이티 경찰은 11일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미국 플로리다에서 활동하는 아이티 출신의 의사 크리스티앙 에마뉘엘 사농(63)을 체포했다고 <마이애미 헤럴드> 및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경찰은 또 사농과 접촉한 다른 배후 조종자 2명도 수사 중이다.

 

아이티 경찰청장인 레옹 샤를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농을 “대통령 암살의 배후에 있는 핵심 인물”이라고 말했다. 샤를 청장은 “사농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지난 6월 전용 비행기로 아이티에 와서, 이 범행을 실행한 사람들을 선발하려고 사설 보안회사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사농이 접촉한 회사는 미국에 소재한 ‘시티유’(CTU)라는 베네수엘라 보안회사다.

 

샤를 청장은 “이들 공격범들에게 주어진 애초의 임무는 사농 개인을 보호하는 것이었으나, 나중에 그 임무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농이 아이티로 올 적에 타고왔던 전용 제트기에 이번에 체포된 용의자 몇명이 동승했다고 밝혔다. 그는 무장 용의자들이 나중에 ‘대통령을 체포하라’는 새로운 명령을 받았다며 “그 공작은 거기서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샤를 청장은 “일당의 (도주) 진로가 막혔을 때 그들이 가장 먼저 연락한 사람이 에마뉘엘 사농이었다”고 말했다. 또 사농의 집을 압수수색한 결과 “용의자들이 사용한 미국 마약단속국(DEA) 모자 및 탄약통 박스 등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당한 뒤 용의자 중 한 명이 사농과 통화했다”며 “사농은 이 음모의 ‘지적 설계자들’인 다른 2명과도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콜롬비아인 26명과 아이티계 미국인 2명이 모이즈 대통령 암살에 가담했으며, 이 중 미국인들을 포함해 2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2명의 미국계 용의자인 제임스 솔라지스와 조지프 빈센트는 “원래 계획은 모이즈 대통령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체포하는 것이었다”고 당국에 진술했다. 이들은 “대통령을 (그의 자택에서) 체포해 그와 함께 대통령궁으로 가는 것”이 자신들의 임무라고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후 대통령궁에서 사농을 새 대통령으로 세우려 했다는 것이다.

 

수사 판사 클레망 노엘 역시 이 2명의 아이티계 미국인들이 “우리는 거기 있었으나, 대통령을 죽이려고 간 것은 아니라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노엘 판사는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았으나, 살해에는 가담하지 않았고, 통역을 하려고 거기에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엘 판사에 따르면, 솔라지스와 빈센트는 사건 당일 밤 자신들이 체포영장을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그 체포영장을 누가 줬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마이애미 헤럴드>를 보면, 사농은 플로리다에 20년 이상 거주한 아이티계 유명 의사다. 이뿐만 아니라 의료, 에너지, 부동산 분야 등 12개 이상의 사업체를 소유하고 있다. 이 업체들 대부분은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2013년 파산을 신청했고, 40만달러 이상의 빚 때문에 브랜던에 있는 집을 압류당한 상태다.

 

사농은 유튜브에 ‘아이티를 위한 지도력’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려 “아이티 지도자들이 아이티의 우라늄과 원유 등 자원을 약탈했다”며 그들의 부패를 비난했다. 그는 또 트위터에 자신을 ‘아이티를 위한 지도력’을 운영하는 의사이자 목사로 소개하며, 아이티 정치에 관한 글들을 올린 바 있다. 그의 트위터는 2011년 9월 이후 활동이 중지된 상태다. 정의길 기자

 

아이티 대통령 암살 용의자 행적 속속 확인…배후는 여전히 미궁

28명 중 19명 체포…아이티계 미국인· 콜롬비아 전직 군인 등 포함

암살 동기 확인 안돼…미 · 콜롬비아, 아이티에 수사지원 인력 파견

 

아이티 경찰에 체포된 대통령 암살 용의자들 [로이터=연합뉴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 용의자들이 잇따라 체포되면서 이들의 신원이나 행적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다만 이들이 어떻게 아이티 대통령 암살에 가담하게 됐는지, 범행을 사주한 것은 누구인지는 여전히 미궁 속이다.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틀이 지난 9일 현재까지 아이티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는 모두 19명이다.

 

이중 2명은 아이티계 미국인이며, 나머지는 모두 콜롬비아인이다.

 

여기에 교전 중 사망한 콜롬비아인 4명과 아직 추적 중인 용의자들을 포함해 총 28명이 암살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체포 용의자 중 11명은 전날 범행 현장 근처의 주아이티 대만대사관에 침입했다 체포됐으며, 2명은 시민들에게 발각돼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의 대만대사관 [AFP=연합뉴스]

 

경찰이 어떻게 이들을 용의자로 특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미국민 2명은 제임스 솔라주(35)와 조제프 뱅상(55)으로 둘 다 아이티에서 태어나 미 플로리다주 남부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마이애미헤럴드 등에 따르면 솔라주는 건물 유지보수업체와 소규모 자선재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범죄 기록은 없다.

 

그는 비즈니스 전문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자신을 '외교 에이전트'라고 소개했으며, 20대 때 보안회사를 통해 아이티 주재 캐나다대사관의 경호인력으로도 잠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된 암살 당일 사저 밖 영상에서 "미 마약단속국(DEA) 작전 중"이라고 외친 인물이 바로 솔라주라고 사건 담당 클레멩 노엘 판사는 이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노엘 판사는 솔라주가 인터넷에서 통역 업무 구인 공고를 보고 합류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솔라주는 사건 전 1개월 동안, 뱅상은 6개월간 아이티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콜롬비아 국적 용의자들 중엔 전직 군인들이 포함돼 있다.

 

콜롬비아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 15명과 숨진 용의자 2명이 2018∼2020년 사이 전역한 콜롬비아 군 출신일 수도 있다며, 확인된 용의자들의 신원을 공개했다.

 

이들 중 2명은 지난 5월 파나마와 도미니카공화국을 거쳐, 나머지는 지난달 도미니카공화국을 거쳐 아이티로 들어갔다고 콜롬비아 군경은 설명했다.

 

콜롬비아 당국은 또 4개의 업체가 이들을 모집하는 데 관여했다고 전했다.

 

* 9일 기자회견하는 콜롬비아 군경 [로이터=연합뉴스]

 

콜롬비아와 미국 정부는 자국민의 연루 가능성이 있는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 백악관의 젠 사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이티 정부의 요청에 따라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을 포르토프랭스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을 분석하고 최선의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사키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도 이날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총리와 통화해 최대한의 협조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경찰과 정보기관도 이날 아이티로 파견될 예정이다.

 

용의자들의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다면 누가 이들을 아이티로 데려와 암살을 지시했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노엘 판사는 미 국적 용의자 뱅상이 스페인어와 영어를 쓰는 '마이크'라는 이름의 외국인 남성이 계획을 주도했다고 말했다고 NYT에 전했다.

 

노엘 판사는 현지 일간 르누벨리스트에는 용의자들의 진술을 인용해 당초 그들의 임무는 대통령 암살이 아닌 체포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새벽 사저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모이즈 대통령은 2017년 2월 취임 후 야권과 첨예하게 대립해와 정적이 많았던 인물이다. 정권의 부패 스캔들과 경제난, 치안 악화 등에 분노한 시위대가 2018년부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아이티 상원의장 임시 대통령 선출…정국 안갯속

상원, 선출사실 밝혔지만 정족수 미달…실제 취임여부 불투명

 

아이티 상원의장 조제프 랑베르(오른쪽). 2018년 1월. [EPA=연합뉴스]

 

대통령이 암살된 아이티에서 상원의장이 임시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취임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로이터와 DPA통신이 보도했다.

 

아이티 상원은 9일 조제프 랑베르 상원의장을 사망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을 대신할 임시 대통령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아이티 상원은 또한 클로드 조제프 임시총리에게 권한을 모이즈 대통령이 사망 직전 총리로 지명한 아리엘 앙리에게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피살 이틀 전인 지난 5일 새 총리로 신경외과 의사 출신의 아리엘 앙리를 지명해 현 조제프 클로드 임시총리는 퇴임을 앞둔 상태였다.

 

랑베르 상원의장은 "나를 지지해준 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면서 민주적 정권 이양의 길을 닦고 싶다고 밝혔다.

 

아이티의 대선과 총선은 오는 9월 26일 예정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 랑베르 상원의장이 임시대통령에 취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상원이 법적으로 임시대통령 선출이 가능한 정족수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2019년 10월 예정됐던 아이티 총선이 극심한 정국 혼란으로 취소되면서 현재 임기가 남아있는 상원의원은 정원 30명 중 10명밖에 되지 않는다. 하원은 아예 구성되지도 않은 상태다.

 

 

'대통령 암살' 아이티, 미·UN에 파병요청…미국은 "계획없다"

핵심 인프라시설 테러 우려에 파병 요청

백악관 "FBI·국토안보부 관리 파견해 수사·치안유지 조력"

 

아이티 대통령 암살 용의자들이 구금된 경찰서 주변에 모인 시민들 [AFP=연합뉴스]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으로 혼돈에 빠진 아이티가 미국에 병력 지원을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거절했다고 외신들이 9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티 정부는 항만, 공항, 유류저장고와 기타 핵심 인프라 시설에 대한 추가 테러가 우려된다면서 미국에 병력 파견을 요청했다.

 

마티아스 피에르 아이티 선거장관은 모이즈 대통령 피살 직후인 지난 7일 아이티의 클로드 조제프 임시총리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이런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에도 서방의 병력 파견을 요청했다고 밝히고, 이런 요청은 오는 9월 26일 예정된 대선과 총선을 예정대로 치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아이티 측의 파병 요청 서한을 받았으며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엔 정무·평화유지국의 호세 루이스 디아즈 대변인은 "어떤 경우라도 병력의 파병은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아이티 측의 병력 파견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가 "현재로서는 군사적 도움을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아이티 측의 파병 요청이 있었다고 확인하면서도 "미국이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아이티 측과 주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대신 미국은 일단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당국자들을 아이티에 급파하기로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아이티를 도울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의 고위 관리들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보내겠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UPI=연합뉴스]

 

FBI와 국토안보부 관리들은 아이티에서 상황을 진단한 뒤 치안과 대통령 암살 수사에 대한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미 정치적 혼란과 범죄단체들의 폭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보건 위기에 시달리던 아이티에서는 대통령 암살 후 혼돈이 심화하는 기류다.

 

현지 유력 일간 르누벨리스트의 로벤손 제프라르 기자는 "슈퍼마켓과 시장에서 사람들이 쌀과 파스타 면을 비롯한 생필품을 사재기하고 있다"며 요리에 사용하는 프로판가스를 파는 주유소에 긴 줄이 생겨났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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