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의 미국 관리, 이명 · 구토 · 두통 병원행

2016년 아바나서 첫 발견…극초단파 원인 추정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4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동남아를 순방중인 커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이 ‘아바나 증후군(신드롬)’과 유사한 건강 이상 사건 발생으로 몇 시간 연기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24일 싱가포르에서 베트남으로 향하려다 3시간 지체됐고, 이는 도착지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 외교관에게 발생한 건강 이상 사건 때문이라고 <CBS> 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베트남에서 발생한 사건은 다른 지역에서 보고된 아바나 증후군과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아바나 증후군이란 지난 2016년과 2017년 쿠바 아바나 주재 미국 및 캐나다 대사관에서 직원들이 이명, 구토, 심각한 두통을 겪은 사건으로 극초단파에 노출된 결과로 추정되고 있다.

 

방송은 한 고위 외교관리를 인용해 하노이에 있던 미국의 한 관리가 지난 주말 의료 문제로 후송됐다고 전했다. <NBC> 방송은 미국 관리 2명이 집에서 “청각” 사고를 겪은 뒤 후송됐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싱가포르에서 하노이로 향하려던 해리스 부통령의 출발이 하노이에서의 “이례적인 건강 사고 가능성”에 대한 보도 뒤 지체됐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해리스와 방문단이 “신중한 평가 뒤”에 하노이 방문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해리스는 하노이에 체류 중이다.

 

아바나 증후군은 2016년 쿠바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뒤 비슷한 사건들이 중국 등 여러 곳에서 보고됐고, 최근에는 지난달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했다. 그동안 수백명의 미국 외교 및 정보 인력들이 이명, 구토, 두통 등 증세를 보이며 실신한 것으로 보고됐다.

 

2019년에는 쿠바에서 아바나 증후군으로 쓰러진 외교관들에게서 “두뇌 이상”이 발견됐다는 미국의 학술 연구가 나온 바 있다. 지난해 미국의 전국과학아카데미(NAS)에서 나온 한 보고서는 이 질환이 “(누군가에 의해) 조종되는 극초단파 방사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의길 기자